[축구]박주영 해트트릭 ""킬러본색""

2005. 1. 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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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들썩이고 있다. 진원지는 약관의 공격수 박주영. 최근 6경기 연속골에다 5경기 연속 멀티골. 거침없는 그의 골행진에 축구팬, 아니 국민 전체가 흥분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고질병인 골결정력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말이다. 저렇게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5가지로 풀어본다.

◇탁월한 논스톱 볼터치=박주영은 골을 처음 잡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다. 적잖은 공격수들은 볼을 처음 잡아서 논스톱으로 슛을 하지 못하면 패스할 곳을 찾는다. 그런데 박주영은 다르다. 박주영은 공을 잡기 전부터 자신이 다음에 돌파할 빈 공간을 파악한다.

그리고 볼이 오면 빈 공간으로 논스톱으로 차면서 자연스럽게 수비수를 따돌린 뒤 노마크 찬스를 잡는다. 논스톱 볼터치에 이은 순간적인 공간 돌파. 수비수가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이다. 볼 스피드를 그대로 살리는 드리블 또한 논스톱 볼터치에서 나오는 기술. 불세출의 스타 티에리 앙리(아스날・프랑스)를 닮았다고나 할까. ◇천부적인 위치 선정과 정확한 임팩트=‘골 냄새’를 잘 맡는다. 늘 좋은 슛을 날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수비수와 무리하게 경합하지 않는 위치에서 슛을 날린다. 김학범 본지해설위원(성남일화 감독)은 “정확한 위치 선정은 천부적인 능력이며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의 슈팅은 이른바 ‘똥볼’이 없다. 골대를 벗어나는 슈팅이 적은 데다 골대를 크게 벗어나는 홈런볼은 거의 없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4개의 슈팅 가운데 무려 83.3%(20개)를 골문 안으로 날렸다. 또한 37.5%(24개 슛 중 9골)에 달하는 경이로운 득점성공률을 기록했다. 황선홍 전남 코치는 “정확한 슛은 기술뿐만 아니라 박주영처럼 문전에서의 침착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IQ 150의 영리한 두뇌 플레이=하나를 들으면 10개를 안다. 바로 박주영의 케이스다. 운동은 물론 몸으로 하는 것이지만 머리가 발달하지 못하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머리가 나쁜 선수은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

고교시절 박주영의 은사인 변병주 청구고 감독은 “박주영은 1, 2개를 가르쳐주면 10개를 응용해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서 “수많은 상황에서 적절한 슈팅 법을 알려주면 실전에서 그대로 옮기는 드문 선수”라고 말했다.

◇작지만 강하고 부드러운 몸=1m82・70㎏. 다소 왜소한 듯 하다. 본프레레 감독도 박주영에게 ‘불면 날아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박주영의 플레이를 보면 신체적인 열세는 느끼지 못한다. 풀타임용 체력에 빠른 스피드, 타점높은 헤딩까지. 몸싸움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단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넉넉히 커버하고 있다.

몸이 가벼운 데다 유연해 부상도 없다.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서 넘어져도 툭툭 털고 바로 일어난다. 그만큼 부상을 예방하는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증거다.

◇절제된 사생활=박주영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술과 담배는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 사생활에서도 일탈을 하는 경우가 없다. 훈련할 때도 성실하기로 유명하다. 변감독은 “박주영이 신체조건이 왜소하고 약삭빠른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것 같다는 평가가 있는데 실제는 정반대다. 박주영만큼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카타르 출국전 훈련에 집중하겠다면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피한 것은 그의 정신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세훈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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