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 도시 연고제의 문제점-전망

입력 2007. 1. 11. 12:20 수정 2007. 1. 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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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SK 해묵은 문제 선결돼야

SK, 인천에만 연고권… 절대 반대 입장현대는 SK에 받은 돈 일부 되돌려줘야선수 선발 어려워 지방 구단 반발뻔해

신상우 KBO 총재가 1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도시 연고제를 주창했다. 프랜차이즈 개념을 연고 도시 내에만 국한시킨다는 취지다. 예컨대, 부산 및 경남 지역을 연고로 하던 롯데는 부산에만 연고권이 국한되고, 대전 및 충청 지역을 관할하던 한화는 대전에서만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9, 10 구단이 비집고 들어갈 지방 소도시들이 많이 생겨 프로야구의 숙원인 신생 구단 창단을 위한 토양이 조성된다는 것이 신총재 발언의 취지다. 그러나 철저한 도시 위주 연고로 가려면 두가지 문제점이 선결돼야 한다. 첫째는 SK와 현대의 해묵은 연고지 분쟁이며, 둘째는 기존 지방 구단들로부터 예상되는 반발이다.

 도시 연고로 가게 되면 현재 인천, 경기, 강원 지역을 연고로 하는 SK는 인천에만 연고권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현대가 수원에 머물든, 서울로 가든 관여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이를 의식한 SK는 '도시 연고제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현대가 수원에 남는 상황에서의 도시 연고제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SK가 엄격한 도시 연고제를 무조건 수용해 준다면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논란의 여지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돈 문제도 남아 있다. SK는 지난 2000년 창단해 인천으로 들어오면서 가입금 250억원을 냈다. 당시 SK는 쌍방울 선수들을 토대로 창단됐기 때문에 그 대가로 70억원을 쌍방울에 줬고, 기존 인천 및 경기, 강원 연고 구단이었던 현대에 연고권을 사는 대가로 나머지 180억원의 30%인 54억원을 지불했다.

 따라서 SK의 연고가 인천에만 국한된다면 현대는 받은 돈 중 일부를 SK 구단에 되돌려 줘야 한다. 그러나 SK는 '그 돈은 서울 연고 구단인 LG와 두산에 지급하라고 준 것이므로 서울로 옮기지 않고 수원에 머물 것이라면 다 뱉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론적으로 도시 연고제 정착 역시 SK와 현대의 연고권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해답은 못된다는 점이다.

 둘째 문제는 선수 선발 선택의 폭이 줄어들 지방 구단들의 반발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구단들은 그나마 낫지만 지방 구단의 경우 연고 도시에만 선수 선발을 국한하게 되면 뽑을 선수가 없다. 지금까지 광역 연고로 뽑았을 때도 서울 구단에 비해 자원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던 지방 구단들이 하물며 시장이 더 좁아진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KBO는 기본 골격을 도시 연고제로 가되 선수 선발 방법은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하는 편법을 구상 중이다.

 메이저리그식의 철저한 도시 연고제가 정착되면 좁은 대신 선명한 프랜차이즈 개념이 형성돼 궁극적으로 지방 도시들이 야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이상적인 프로야구 시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 프로야구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철저한 도시 연고제는 시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너무 많다. < 박진형 기자 jinp@>

수원에 남기로 결정 … KBO에 요청

도시 연고제-전면 드래프트 꼭 필요

▶ 김용휘 현대 사장

◇ 김용휘 현대사장

  우리 구단은 이미 수원에 남기로 결정했고, KBO에 요청한 상태다.

 10일 신상우 KBO 총재의 발언이 정확히 현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몰라 얘기하기가 쉽지는 않다. KBO에서 그에 대해 우리에게 말해 준 것도 없다.

 도시연고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현대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야구 발전을 위해서 도시 연고제와 전면 드래프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시연고제는 지난 이사회에서 잠시 얘기가 나오려다가 다음에 얘기하기로 한 부분인데…. 좋은 자원이 많은 두산이나 LG, 롯데, KIA 등은 반대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되면 좋다. 또 새로운 구단 창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의 연고제로는 새 구단 창단이 어렵지 않나. 도시연고제가 정착되고 전면 드래프트를 하면 새 팀이 빨리 전력 향상을 꾀할 수 있고, 전력평준화도 할 수 있다. 구단의 연고 이전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연고지 문제가 우선 … 돈은 다음

현대가 수원 남으면 해결 어려워

▶ 신영철 SK 사장

◇ 신영철 SK사장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재 발표 후 SK 와이번스는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 잔류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좀 더 두고 봐야겠다. 지금은 연고지 문제가 먼저이고 사실 돈 문제는 그 다음인데, 하여튼 KBO에 SK의 입장을 전달했다.

 SK 와이번스는 현대가 수원에 남아서 이 문제를 해결코자 한다면 문제는 대단히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SK 와이번스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새 구단 창단위해 연고제 엄격 적용

현대-SK 문제 해결에 진통 불가피

▶ 하일성 KBO 사무총장

◇ 하일성 KBO사무총장

  도시 연고제는 이미 지난 2000년 2월 이사회에서 통과된 사항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도 이미 프로야구는 도시 연고제라는 얘기다. 다만 팀별 연고지 선수 선발을 광역 단위로 허용하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광역 연고제 개념으로 움직여온 것이다. 차제에 도시 연고제를 실질적으로 엄밀히 적용하자는 KBO의 취지는 결코 현대와 SK 간의 연고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보다는 9, 10구단의 창단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언제까지나 8개 구단만으로 프로야구를 운영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만 선수 선발에 있어서는 해당 구단의 연고 도시에 연계된 광역에 일정 부분의 우선권을 주는 식으로 탄력적으로 꾸려갈 수도 있는 문제다. 물론 프랜차이즈 개념이 도시에만 국한되면 결과적으로 SK가 수원을 연고로 쓰고 있는 현대에 대해 연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는 향후 더 심도있는 토론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결되더라도 어느 정도의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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