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오승환의 드림일기](5) '커브 선생님' 고영민

2007. 11. 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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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키나와에 입성했다.

국내 전지훈련 때는 몰랐는데 오키나와공항에 도착하니 심장 박동수가 조금 빨라지는 것 같다.

이번 대표팀에 특별히 신경쓰이는 후배가 있다. 바로 (고)영민(23·두산)이다. 영민이는 도신초등학교(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1년 후배다.

야구만 따진다면 영민이가 '선배'다. 영민이는 3학년 때 야구를 했고 나는 5학년 말에 글러브를 잡았다.

영민이는 초등학교 시절 남다른 기량을 뽐냈다. 포지션은 포수를 봤는데 어깨는 강하지 않았지만 공을 미트에서 빼는 속도는 발군이었다. 지금 국내 최고의 2루수로 자리잡은 영민이의 수비 솜씨는 초등학교 때 마스크를 쓴 덕분이다.

초등학교 때 내 포지션은 중견수였다. 그때도 어깨는 좋아서 내 앞으로 굴러온 땅볼을 정확히 1루에 송구해 잡아낸 기억도 있다. 야구 스파이크가 없어서 실내화를 싣고 대회에 나갔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영민이는 후배지만 나에게 여러가지 기술을 가르쳐줬다. 특히 영민이가 가르쳐준 커브는 잊지 못한다.

하지만 문제는 일찍 커브를 배웠지만 난 프로에서도 커브는 잘 던지지 않는다. 아마 영민이가 잘못 전수했나보다. ㅋㅋㅋ

초등학교 시절 꿈을 함께 키웠던 영민이는 이제 대표팀의 2루수로 성장했다. 영민이는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진출해 메달을 목에 걸어보는 게 꿈이란다.

나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든든한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4강 신화란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할 수 있었다.

이번엔 내 차례다. 아끼는 후배를 위해 마운드에서 젖먹던 힘까지 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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