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스타데이트]흥국생명 김연경 & SK와이번스 김광현 "베이징서 다시 만나자"

2007. 12. 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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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볼수록 닮은 점이 많았다.

큰 키에 마른 체형은 기본. 둘다 안산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안산 사람'이다. 한참 얘기하다가 주머니에서 꺼낸 휴대폰도 색깔만 다른 같은 기종이었다.

또 하나, 둘은 88년생으로 나이까지 같다. 그런데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쪽이 선배였다.

88년 2월생인 김연경(흥국생명)은 한해 먼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김연경은 입학순서가 확인되자 바로 "그럼 내가 누나네"라며 호칭문제를 정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김광현(SK)은 즉각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표정. 그래서인지 데이트하는 동안 말을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우승과 연봉…그들의 수다

SK 우승이 화제가 됐다. 김연경은 "이변이라고 들었다"고 운을 떼자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 2패뒤 4연승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며 가을잔치 무용담을 꺼냈다.

연봉 또한 이들의 관심사. 김연경은 김광현이 연봉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올해 그의 연봉은 2000만원. 올해 100% 올라 내년 4000만원을 받는다. 프로 3년생인 김연경의 올해 연봉은 9400만원이다. 조만간 여자배구 연봉왕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김광현은 "대단하다"는 말과 함께 처음으로 김연경을 누나로 인정하는 시선을 보냈다. 더불어 "10년 뒤쯤이면 나도 연봉왕이 되고 싶다"며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화장과 '생얼'…외모에 대해

김광현이 물었다. "화장하고 경기에 나오는 선수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김연경은 "건강한 땀을 흘려서인지 대부분 피부가 좋아 그럴 필요가 없다"며 자신을 가리켰다.

여기에 "나도 화장하고 경기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지만 "일부 선수는 화장하고 나오기도 한다"고 여자들만의 비밀을 살짝 공개했다.

남자인 김광현은 어떨까. 최근 파마를 해본 것이 외모를 가꿔본 전부라고.

#달팽이부터 개소주까지

이들의 경쟁력은 외모보다는 건강. 김광현은 "뱀 빼고는 다 먹어봤다"고 말했다.

"달팽이, 붕어, 그리고 개소주…. 뱀은 너무 많이 먹으면 나중에 세상과 작별할 때 힘들다고 해서 안했다"는 농담까지 곁들였다.

김연경은 "난 홍삼을 즐긴다"며 슬쩍 빠지려는 모습. 그러나 이내 자신의 보약리스트를 공개했다. "어렸을 때는 개소주도 먹었고, 붕어도 그렇고…."

몸관리에는 남녀선수가 따로 없었다.

#야구 좋아?, 배구 좋아?

김연경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자리. 김연경은 김광현이 배구에 대해 얼마나 아는 지 궁금했다.

"누구를 아냐"고 묻자 김광현의 입에서 '김세진'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사실 김광현은 배구선수는 잘 몰랐다.

그래도 "누가 가장 좋냐"는 질문에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김연경"이라고.

야구선수에 대해 김연경이 먼저 꺼낸 이름은 이재우(두산). 이재우는 흥국생명 배구단 출신인 이영주의 남편이다.

#김광현이 자리 비운 사이

씩씩한 김연경. 그녀가 잠시 부끄러워했다. 식사 전 찾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입장 티켓을 산 이들은 스케이트를 빌리기로 했다. 김광현은 렌트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285(mm)를 달라"고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잠시 뜸을 들였다. 목소리가 '우렁찬' 김연경은 죽어들어가는 소리로 "290"이라고 말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김연경은 김광현이 스케이트를 신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발 치수를 다시 한번 말했다.

"있잖아요. 비밀인데요. 제가 좀 발이 좀 커요. 290mm에요."

원하는 스케이트를 받은 김연경. 그녀는 "혹시 맞는 사이즈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어요"라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베이징에서 만나요

헤어지기 전. 이들은 내년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으레 하는 약속과는 달리 서로의 올림픽 도전 일정을 따져보며 본선 진출 가능성을 점쳐보기도 했다.

김광현이 "난 아직 뽑히지도 않았다"며 머쓱해 하자, 김연경이 스파이크할 때처럼 호기롭게 "걱정마, 될거야"라며 김광현의 사기를 북돋웠다.

〈안승호·노우래기자〉

◇ 김광현은?

▲생년월일=1988년 7월22일 ▲신장·체중=187cm·82kg ▲혈액형=B형 ▲포지션=투수 ▲출신교=안산공고 ▲가족관계=부모님과 2남1녀 중 장남▲프로입단=2007년(프로 1년차) ▲수상경력=2006년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최우수선수(MVP) ▲별명=살인미소 ▲핸드폰 액정화면 문구=북경올림픽 승리투수 ▲미니홈피 주소=www.cyworld.com/kkh722

◇ 김연경은?

▲생년월일=1988년 2월26일 ▲신장·체중=190cm·60kg ▲혈액형=AB형 ▲포지션=레프트 ▲출신교=한일전산여고 ▲가족관계=부모님과 3녀 중 막내 ▲프로입단=2005년(프로 3년차) ▲수상경력=2005~2006시즌 MVP·신인왕, 2006~2007시즌 MVP·공격상 ▲별명=킴연냄·통 ▲핸드폰 액정화면 문구=외유내강 ▲미니홈피 주소=www.cyworld/k401722

- 데이트 성사되기까지 -

지난달 27일 여자 프로배구 미디어데이가 열린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

흥국생명 김연경은 대화 도중 야구 얘기가 나오자 "SK 젊은 투수 정말 잘 던지던데요"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혹시 SK 김광현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 그 선수다"고 맞장구쳤다.

지난달 월드컵 출전을 위해 일본에 있었던 김연경은 TV로 중계되는 '2007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일본전에 선발로 나선 김광현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여자배구 대표팀은 일본전에 1-3으로 졌다. 김연경은 29득점을 뽑는 활약을 했지만 일본에 다시 패배의 쓴 맛을 보았다. 지난 10년간 일본전 10연패다.

김연경은 SK 선수들이 일본을 이겨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TV 중계를 봤고, SK는 김광현의 호투 덕분에 3회째를 맞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챔피언인 주니치를 6-3으로 제압했다. 특히 김광현이 6.2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주니치의 타선을 틀어막자 큰 박수를 보냈다. 이 대목에서 미팅 주선 얘기가 나오자 시원시원한 성격의 김연경은 "그럼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답했다.

인천 '드림필드'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던 김광현도 김연경의 데이트 신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스포츠계의 두 선남선녀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만났다.

〈노우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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