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눈물, 예견된 '피겨퀸'의 부담

2008. 12. 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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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 홈팬들의 열광적 응원은 김연아에게 가산점과 부담감으로 다가와 '양날의 검'이 되고 말았다. ⓒ 데일리안 박항구

김연아 눈물, 예견된 '피겨퀸'의 부담팬들과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감이 '피겨퀸'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눈시울을 촉촉이 젖게 했다.

김연아는 12일 오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서 열린 '2008-09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에서 라이벌 아사다 마오(18·일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피겨 퀸'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았다.어울림누리 빙상장을 가득 메운 3000여 팬들은 사실상 김연아 하나만을 보러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광적 응원을 보냈다. 경기 전, 김연아의 모습이 살짝 비췄을 뿐인데도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윽고 경기 직전 6명의 출전 선수들이 모두 나와 워밍업을 할 때에도 팬들의 시선은 김연아 단 한 명에게 꽂혔다. 김연아가 공중 3회전 점프를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자 관중석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안타까운 탄성을 내질렀다. 이후 무표정으로 일관한 김연아는 연습이 끝날 때까지 점프를 시도하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맨 마지막 출전 선수의 이름 '김!연!아!'가 호명되자 장내는 다시 한 번 들끓기 시작했다. 일명 '승냥이'로 불리는 김연아의 열혈팬들의 열광적 응원은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그것이었다. 그러나 김연아의 시선은 연기를 마칠 때까지 결코 차가운 빙판 위를 떠나지 않았다.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들은 또 다시 들썩이며 엄청난 양의 꽃과 인형들을 피겨 퀸에게 선사했다. 빙판을 가득 채울 정도의 엄청난 선물을 받았음에도 김연아는 간단한 답례 뒤, 곧바로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달려가 실수를 자책하며 아쉬워했다.

김연아의 열혈팬, 일명 '승냥이'들의 열광적 응원

김연아는 쇼트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러츠 점프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나머지 기술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아사다 마오를 근소한 차이(0.56점)로 누른 것.

물론 김연아의 연기는 언제나처럼 훌륭했고 뛰어났다. 그러나 2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도 멋진 연기로 자신의 시즌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홈팬들의 열광적 응원은 김연아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 경기 전부터 부담을 안고 있던 김연아는 자신의 100%를 보여주지 못했고, 이로 인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실제로 김연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응원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경기 전 다른 선수들이 연기할 때 (부담감을 떨치려고)마음을 잡으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김연아 인터뷰 "홈팬들의 응원 상상 이상"

최근 김연아는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누리며 '김연아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녀가 얼굴을 내민 CF의 우유와 빵, 섬유유연제, 생리대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한 경기에 쓰이는 음악들을 모아 만든 '김연아 음반'은 음반시장이 불황임에도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김연아 화장법'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광적인' 응원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김연아는 그동안 여러 이벤트 대회를 통해 국내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지만 공식 국제대회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그랑프리 파이널이라는 큰 대회다.

따라서 금의환향한 국민적 영웅을,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맞이한 것이다. 팬들은 김연아의 귀여운 외모, 각종 국제대회 우승 경력만으로 그녀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다. 빙상 변방 한국에서 태어난 작은 소녀가 불굴의 의지로 세계 최정상 자리에 오른 그녀의 노력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홈팬들의 열광적 응원은 프리스케이팅이 있을 13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담을 떨쳐낸 김연아가 국내팬들에게 자신의 100% 연기를 선보여 '진정한' 피겨퀸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 기자 [ ktwsc28@dailian.co.kr]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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