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UFC 김동현 "최고와 싸워 최강이 되고싶다"

입력 2009.02.10. 11:14 수정 2009.02.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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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UFC 94'에서 카로 파리시안(26, 미국)과 대등하게 싸웠던 김동현(27, 부산 팀 M.A.D/㈜성안세이브)이 "최고의 상대와 싸우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김동현은 10일 후원사인 삼성제약에서 열어준 환영회에 참석한 후 엠파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상대는 파리시안보다 강한 선수였으면 좋겠다"며 "생피에르와 붙어보고 싶다. 생피에르는 나와 궁합이 잘 맞아 준비만 확실히 하면 해볼만하다"고 밝혔다.

김동현은 이번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모두가 나의 승리를 인정해줬다.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긍정적인 태도와 씩씩함을 잃지 않았다.

김동현은 인터뷰가 끝난 후 기자에게 "제가 드릴 것은 이것 밖에 없네요"라며 무언가를 건넨 후 부산행 버스에 올라탔다. 김동현이 기자에게 준 것은 자신의 후원사인 삼성제약의 건강음료였다.

이하는 김동현 인터뷰 전문.

- 귀국 후 어떻게 지냈나?

▲ 가족들과 잠시 쉰 후 서울에 올라와 삼성제약(스폰서)에 들렀다. 삼성제약에서 환영회를 열어줘 고마웠다. 오늘은 수퍼액션에서 경기 후 소감 및 인터뷰 촬영이 있었다.

- 이번 경기에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가?

▲ 부모님께서 내가 상심해 할까봐 걱정해주셨다. 아버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잘 싸웠다. 네가 이긴 경기다'라며 격려해주셨다. 미국에서도 반더레이 실바와 마우리시오 쇼군이 내가 이긴 경기라고 인정해 줬다. UFC 관계자들 역시 내가 이긴 경기였다고 말했다.

- 부상은 없나?

▲ 그렇다. 보다시피 얼굴에 상처하나 없고, 몸도 멀쩡하다.

-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경기에서 타격을 별로 허용하지 않은 것 같다.

▲ 아마추어 경기를 포함하면 약 20전을 뛰었는데, 타격을 제대로 허용한 적이 거의 없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점이다.

- 얼굴 살이 빠진 것 같다.

▲ 대회를 앞두고 9kg가량 감량했다. 감량 후 평소 몸무게를 찾아갈 때 얼굴 살이 가장 늦게 돌아온다. 한두 달 정도 걸릴 것 같다.

- 당분간 어떻게 지낼 예정인지?

▲ 부산에 내려가서 계속 훈련할 생각이다. 경기 전과 특별히 다를 게 없다. 훈련하지 않으면 할 게 없다. 팀원인 (배)명호가 M-1 출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도움을 줘야하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쉽다.

- 앞으로 훈련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양성훈 관장은 미국의 훈련기법을 많이 적용 한다고 했는데...

▲ 미국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이긴 하지만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의 스파르타식 훈련을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은 훈련이 자율적인 면이 있는데 그게 오히려 단점이다. 한국과 미국의 장단점을 잘 접목시킬 생각이다.

- 전지훈련 중 어떤 부분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됐는가?

▲ 체력훈련과 컨디션조절이다. 체력훈련은 종합격투기에 맞춰 타격, 그라운드, 레슬링에 필요한 운동을 따로 준비했다. 5분 3라운드 동안 내 페이스로 운영하면서 상대를 지치게 만들기 위해서다. 컨디션 조절에 대해선 이번에 컨디셔닝 코치에게 감량부터 회복까지 확실히 배웠다. 그동안 내가 바보짓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는 평소 체중을 85kg으로 유지해서 약 8kg을 감량할 생각이다. 해외 선수들이 15kg을 뺀다고 하는데 대부분 거짓말이다. 대부분 10kg 이하를 감량한다.

- 이번 경기에서 타격이 적었다. 클린치 싸움이 많아 지루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 타격이나 그라운드 모두 자신이 있었다. 원래 전략은 타격으로 실마리를 풀려고 했다. 그런데 파리시안이 먼저 클린치 싸움을 걸어왔다. 클린치 싸움에 자신이 있던 나로서는 피하지 않고 싸웠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클린치 싸움 중 더티복싱이 부족했던 점이다.

- 미국에서 있었던 일 중 재미있는 애피소드는 없었나?

▲ 글쎄. 갑자기 생각하려 하니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원래 반더레이 실바가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훈련할 계획이었다. 근데 막상 미국에 도착해서 체육관을 가니 문이 잠겨있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 UFC 옥타곤 걸들이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실제로 보면 어떤가?

▲ 나보다 몸값이 훨씬 비싼 아가씨들이다. 그런데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라운드 걸이 링 안으로 들어오는데, 옥타곤 걸들은 링 밖에서 돌기 때문이다. 옥타곤 걸 중에 한국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검정(아리아니 셀레스티)이라는 아가씨가 눈에 띄었다. 생각보다 아담하고 섹시했다. 어딘가 모르게 묘한 매력이 있었다.

-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특별히 해준 말은 없었는지?

▲ 경기가 끝나고 가려는데 보이 길래 인사드렸다. 다음에는 더 잘 하겠다고 말하니 오히려 내가 이긴 경기라고 격려해줬다.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했다. 채점은 주체육위원회 임원진들이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현지에서도 대부분 내가 승리했다고 말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건 나중에 프랭크 미어한데 들은 얘기다. 미어가 경기 전 데이나 화이트에게 나에 대해 '마치 킥복서처럼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데이나 화이트가 내 경기를 본 후 '다음에는 스턴건답게 KO로 이기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웃음).

- 최근 WEC와 엘리트XC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UFC로 오면서 웰터급도 점점 죽음의 체급이 되고 있다. 차후 웰터급 판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 당분간 조르주 생피에르의 독주체제가 이어질 것 같다. 생피에르는 타격에 이은 테이크다운, 파운딩으로 이어지는 막강 필살기를 갖고 있다. 알고도 막기 어렵다. 생피에르를 꺾으려면 한 방에 쓰러뜨려야 할 것이다. 티아고 알베스가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파리시안과의 경기를 보니 생각보다 쉽게 넘어졌다. 잘 넘어지면 생피에르를 이기긴 어렵다.

- UFC에 진출한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계약상 한 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그동안을 돌아본다면?

▲ 시간이 너무 빠르다. 아주 잘 하진 못했지만 실망시키지는 않은 것 같다. 이번에 강자와 싸워 지긴 했지만 더욱 기대를 많이 받게 됐다. 지금까지는 뛰어왔지만 이제부터는 날아가야겠다.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지난 열 번의 경기보다 파리시안과의 한 경기에서 배운점이 더 많다. 세계 정상급 파이터라고 해서 부담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 이제는 누구랑 싸워도 자신있다.

- 지난 경기도 중요했지만, 다가올 경기도 매우 중요하다. 그 경기가 재계약을 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승리를 위해 약한 상대와 붙고 싶은 생각은 없나?

▲ 상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UFC에서 정해주는 대로 싸울 뿐이다. 이왕이면 파리시안보다 강한 상대였으면 좋겠다. 강한 선수와 맞붙으면 부담감도 없고, 결과에 관계없이 내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맞붙어 보고 싶은 선수는?

▲ 생피에르와 붙어보고 싶다. 어차피 싸워야 한다면 최고의 선수와 붙어봐야 하지 않겠나? 생피에르가 그동안 강한 상대들과 싸웠으니 쉬어가는 의미로 UFC에서 나와 붙여줬으면 좋겠다(웃음). 생각해보면 내 스타일이 생피에르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테이크다운 방어에는 자신이 있고, 가드 포지션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만 확실히 하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나나 생피에르나 파리시안과 붙어 둘 다 판정승부가 나오지 않았는가?(웃음) 지금은 어렵지만 언젠가는 붙게 될 것이고, 반드시 싸울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 요즘 생피에르의 '바셀린 파동'으로 시끌벅적하다.

▲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약물, 반칙, 편법, 편파판정 등 그런 것들을 매우 싫어한다. 전에 일본에서 경기할 때도 편파 판정으로 챔피언 벨트를 놓친 적이 있다. 그런 불합리한 요소에 의한 결과는 평생 남는다. UFC에서 스테로이드같은 약물에 대해 확실히 검사해 주길 바란다.

- 료토 마치다의 경기를 보았는가?

▲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간혹 보면 UFC는 정형화된 스타일보다 변칙적이거나 특이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 같다. 마치다도 그 중 한 명이다.

- 한국 나이로 스물아홉이다. 결혼할 생각은?

▲ 나이 생각은 하지 않는다. 미국 나이(27)로 생각하고 있다(웃음). 그런데 요즘은 아기들이 예뻐 보이는 것을 보면 스스로 '결혼할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단 결혼은 내 생활이 안정이 되었을 때 하고 싶다. 처가에 떳떳하고 싶다.

-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직업 때문에 걱정하시진 않나?

▲ 모든 부모님은 다 같은 것 같다. 우리 부모님처럼 걱정을 많이 하신다.

- 다음 경기에도 한 달 전 미국으로 갈 생각인지?

▲ 생각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밥값이 비싼 것이 한 몫 한다. 한 끼에 개인당 최소 10달러 이상 들어가서 한 번 먹으면 3~4만원이 지출된다. 다음에는 한 달 전 일본 화술혜주회에서 훈련 후 열흘 전에 미국으로 건너가 컨디션 조절을 할 생각이다. 이미 미국에서 배운 경험도 있고, 미국은 스파링 상대들이 여기저기 떨어져있어서 불편하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선수들이 다 모여서 훈련해 스파링할 상대가 많은 장점이 있다.

- 하고 싶은 말 및 차후 목표

▲ 내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지금까지의 경기가 전부가 아니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으니 기대해 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한국 팬들은 선수가 잘하면 금방 좋아했다가 조금만 못하면 바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선수들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맘에 들지 않는다고 헐뜯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중소단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 곧 무서운 강자로 올라설 선수들이 몇 명 있다.

목표는 1차적으로 UFC 웰터급 정상급 선수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팬들이 좋아하는 파이터로 거듭나는 것. 그 다음은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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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일 기자

junil.k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