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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박찬호의 재도전, 2년 700만 달러 다년 계약 가능할까

입력 2009. 10. 19. 08:46 수정 2009. 10. 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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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겨울이 지나야 오는데 그는 이 가을에 도로 젊어졌는가?'

페넌트레이스 막판 허벅지 통증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불펜 전력에서 이탈했던 박찬호(36)가 최고 시속 96마일(155km)의 강속구를 들고 LA 다저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을 통해 마운드에 복귀했다. 박찬호가 다저스의 클린업 트리오를 짓누르며 홀드를 기록하자 전문가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즉각 '회춘(回春)'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의 위력적인 투구였다.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1996시즌 이후 텍사스에서 좌절을 겪던 2002시즌까지 7시즌, 그리고 다시 샌디에이고, 뉴욕 메츠, LA 다저스 등을 거친 2006시즌부터 2008시즌까지 3년, 모두 10시즌을 메이저리그 현장에서 그를 직접 취재한 필자도 시속 96마일의 박찬호 특유의 라이징 패스트볼이 꽂아 지는 순간 '어!'하는 탄성을 낼 만큼 놀랐다. 도대체 과거 허리 부상에 최근 햄스트링이 왔던 것이 사실인지, 더 나아가 지금 우리 나이로 37세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관찰해보니 투구 후 박찬호의 오른 발이 제대로 앞으로 따라 넘어 와 착지 되는 것으로 미뤄 오랜 기간 그의 볼 스피드와 볼 끝의 움직임을 방해하던 허리 통증에서 회복된 것이 분명했다. 이 부분은 박찬호가 잠자기 전 반복하는 절 동작에서 큰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는 명상의 일환으로 절을 한다.

한국프로야구에 현재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몇 명이나 존재할까?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에서 필자는 그런 투구 스피드를 보거나 기록을 접하지 못했다. 박찬호의 경우는 스피드에다가 마음 먹은 대로 컨트롤까지 된 볼이었다.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박찬호의 동기생들 중 현재 현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투수들이 있는가? 박찬호는 한양대 92학번이다. 이 학번에는 대단한 투수들이 유난히 많았다. 임선동, 조성민, 손경수, 손혁, 차명주, 염종석, 정민철 등이 존재했다. 그런데 임선동, 조성민, 손경수, 손혁 등은 이미 오래 전 그라운드를 떠났고, 롯데 염종석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리고 한화의 정민철이 그들 학번에서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올 시즌 막판인 9월12일 은퇴식을 가졌다.

그런데 박찬호는 여전히 시속 154km의 강속구를 유지하면서 강한 어깨를 자랑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그의 야구에 대한 집념과 완벽한 사생활 관리, 자비로 개인 트레이너까지 고용하며 흘린 땀, 소장 출혈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도 끝내 은퇴를 거부하며 재기에 나서 눈물 짓던 고통 등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선수단과 함께 LA로 이동한 10월 14일 저녁, 자신이 즐겨 찾는 코리아타운의 '소공동 순두부'에서 식사를 했다. 그는 이 식당의 오징어 젓갈을 특히 좋아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긴장을 풀기 위해 맛있고 즐거운 식사 후 숙면을 취하는 것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필자는 LA에 체류 중이다. 필라델피아와 LA 다저스의 챔피언십 시리즈 취재를 위해 다저스타디움을 찾고 싶었으나 출입증을 구하지 못해 TV 중계로 박찬호의 투구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필라델피아가 5-4로 한 점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말 LA 다저스 공격. 안드레 이시어가 우익수 쪽 2루타로 진루해 최대 위기에 봉착한 필라델피아의 찰리 매뉴얼 감독이 자신있게 꺼내 성공시킨 카드가 전문가들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박찬호였다.

물론 2차전에서는 1-0으로 앞선 8회말 들이 댄 박찬호 투입이 2루수 체이스 어틀리의 어이없는 '메이저리그급 1루 악송구 실책'이 겹치며 실패로 끝났다. 박찬호가 2차전에도 등판하게 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고 이로 인해 의욕이 지나쳐 몸이 굳어진 탓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박찬호는 미 전역에 TV로 생중계 되고 있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 정상급의 강력한 불펜 투수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투구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은 곧 바로 계약으로 연결된다. 필라델피아의 2차전 선발 투수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도 LA 다저스 출신이다. 그는 LA 다저스가 한국에서 박찬호를 스카우트하면서 다저스에서 밀려나게 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 페넌트레이스 중반인 7월16일 필라델피아와 전격적으로 계약하고 합류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박찬호보다 두 살 위인데 나이와 부상 전력 탓인지 볼 스피드는 최고 91마일(146km)에 그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내년에 어느 팀과 계약하게 될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찬호도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가 돼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같은 처지이다. 이미 필라델피아의 루빈 아마로 주니어(44) 단장은 15일(현지 시각) 다저스타움에서 열린 1차전에 앞서 한국 기자의 질문에 섣부른 얘기지만 박찬호가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인정하며 오프 시즌에 (그와의 재계약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역시 섣부른 예상이지만 40세 현역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찬호가 자신의 마지막 도전이기도 한 다년 계약을 성사시킬 지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박찬호는 1998년부터 1999시즌까지 LA 다저스와 2년간 총액 300만 달러(1998년 70만 달러, 1999년 230만 달러)에 첫 다년 계약을 했다. 두 번째 다년 계약은 2001시즌 후 LA 다저스에서 자유 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텍사스와 맺은 5년간 6500만 달러의 블록버스터급 빅딜이었다.

그러나 그후 박찬호는 1년 단위 계약으로 팀을 옮겼다. 그는 2008시즌 LA 다저스와 연봉 50만 달러의 명성에 비해 보잘것없는 조건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부터 시작해 확고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후 박찬호는 지난 해 LA 다저스 시절 지금과 같은 리그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맞붙어 패했던 월드시리즈 우승팀 필라델피아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연봉 250만 달러 보장에 인센티브 총액 250만 달러 규모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인센티브에서는 별 소득이 없다. 선발로 15게임 이상, 이닝은 110이닝 이상이 돼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그에 못 미쳤다. 다만 45경기에 출장했기 때문에 30, 40, 45 게임 째 각각 2만5,000달러씩 모두 7만5000달러를 경기 출장 수 인센티브로 받게 됐다. MVP 등 수상에 따른 인센티브는 현재 불펜 투수라는 현실에 비춰 볼 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내년 전망은 어떤가?

박찬호는 40세 현역을 목표로 하고 있어 액수보다 2년 이상의 다년 계약에 초점을 맞춰 안정을 도모할 것이 분명하다. 에이전트인 제프 보리스도 이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만약 박찬호가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에도 합류하지 못한 채 포스트시즌에서 건재를 과시하지 못했다면 다시 팀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도 높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를 찾는 팀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1년 계약과 다년 계약은 상황이 확실히 다르다. 만약 현재 상태에서 박찬호가 1년 계약을 추진하면 2010시즌 연봉 300만 달러에서 최대 500만 달러까지 가능해 보인다. 메이저리그 관행상 1년 계약이 구단으로서는 위험성이 적기 때문에 돈을 더 주는 전략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약 기간이 2년 이라면 달라진다. 평균 연봉은 1년 계약에 비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박찬호의 시장 가치로 접근해보면 2년 500만 달러에서 최대 7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달러 당 115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2년간 총액 57억~80억 원 선이다.

동기들이 모두 현역을 떠난 지금도 마운드에서 건재한 박찬호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장윤호(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MLB 특파원) changyh218@hotmail.com

<사진 위> 지난 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재기에 성공한 박찬호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 된 후 축하 파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샴페인에 젖은 채 고글을 끼고 있다.

<사진 아래> 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떠나 새롭게 만난 에이전트 제프 보리스와 박찬호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프 보리스는 박찬호의 재계약을 2년 이상 다년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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