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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의 MLB 수다] 백인들만 북적댄 톰 글래빈의 홈파티

입력 2010. 02. 06. 07:10 수정 2010. 02. 0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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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에서 애틀랜타로 이동하는 뉴욕 메츠 전용기. 원정 총책임자인 찰리가 기내에서 하얀 봉투를 전원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혹시 현금보너스? 그러나 당시 팀성적이 바닥을 치고있었으니 보너스는 언감생심이었다. 대신 봉투의 내용물은 다름아닌 톰 글래빈의 파티초대장이었다. 당시 통산 250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애틀랜타에 있는 자기집에서 파티를 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동편의를 위해 호텔앞에 리무진을 대기시켜 놓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서재응과 글래빈의 집을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베테랑에다 스타답게 집은 그야말로 궁전같았다. 그런데 글래빈의 안내를 받아 파티룸에 들어서면서 또 한번 깜짝 놀랐다. 분명히 팀원 전부에게 초대장을 돌렸는데 파티엔 백인선수 뿐이었다. 라틴계나 흑인 선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라틴계 마무리 투수였던 아만도 베니테스는 서재응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곳에서 믿을 놈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항상 주위를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이 있다는 것을 귀띔이었다.

베니테스의 결론은 간단했다. 성적이 좋을 때는 드러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주위의 시선이 따가워진다는 것. 프로의 세계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그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백인선수의 슬럼프보다는 흑인계 아니면 라틴계 선수들의 슬럼프가 더 부각되고 기회 또한 피부로 느낄 만큼 대조적이니까.

MLB클럽하우스에서도 피부색깔별로 분명히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라커의 위치를 봐도 쉽게 알수있다. 라틴계 라인, 백인라인, 흑인라인들이 따로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2004년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로맨틱하게 생각하면 '밤비노의 저주'를 넘어선 결과였지만 레드삭스가 8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흑인이나 라틴계선수를 오랫 동안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키 로빈슨이 MLB에 데뷔한 뒤 12년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흑인선수를 영입한 게 레드삭스다. 그리고 MLB팀들 중 가장 늦게까지 백인선수들로만 버티던 팀이 또 레드삭스다. 얼마전 일부 매리너스 선수들이 이치로를 눕혀버리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치로가 백인선수였다고 해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흑인 대통령이 백악관을 지키고 있지만 인종차별은 아직도 미국사회가 풀어야 될 가장 큰 숙제중의 하나다. 그건 메이저리그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Special Contributor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twitter.com/danielkim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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