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이치로 맞힌 배영수에 상금 1만엔 줬다

2010. 4. 28. 14: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년 전 일인데, (배)영수가 그걸 다 기억하네." 한화 구대성(41)은 2006년 3월5일 도쿄돔 일본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27일자 스포츠조선에 삼성 배영수의 '10대1 인터뷰'가 나간 후 정작 주인공인 배영수보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구대성이었다. 배영수가 10대1 인터뷰에서 "1회 WBC 때 구대성 선배의 지시로 이치로를 일부러 맞혔다"고 털어놓으면서 구대성이 뜨거운 화제의 인물이 됐다. 네티즌들은 둘로 나뉘었다. '일부러 빈볼을 주는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절대 다수는 '구대성 멋있다'였다. 사건의 주인공 한화 구대성을 만났다. 28일 오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대전구장 1루 덕아웃. 잔류군에 내려가 있는 구대성은 대전구장 실내연습장에서 운동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당시 상황을 소상히 밝혔다.

이치로 응징 `공모' 10대 1 인터뷰로 구대성이 더 떴다 …

이치로 `30년 발언'에 모두가 분노 … 자존심 발동한거죠양준혁 - 이종범 잘하고 있는데 왜 은퇴 이야기 나오는지?

◇한화 구대성(오른쪽)이 28일 대전구장 덕아웃에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 당시 불펜에서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술회하고 있다. < 대전=홍찬일 기자 hongil@sportschosun.com >

  -팬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아니 4년 전 일인데, (배)영수는 그걸 어떻게 정확히 기억하고 있대요? 스포츠조선 10대1 인터뷰 기사에 난 그대로에요. 기분이라? 뭐 그 당시 좋았던 기분이 생각나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한참 생각을 한 뒤)선발로 김선우가 나가고 2점을 준 다음에 아마 봉중근이 나갔을 거에요.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6회 배영수가 등판하게 됐는데, 당시 불펜에서 제가 "너희들 중 누구라도 이치로를 맞히면 1만엔을 주겠다"고 했어요. 불펜에서 등판 준비는 배영수와 내가 같이 했지요. 결국 영수가 먼저 나가게 됐는데, 진짜 이치로를 맞히더라고요. 그래서 경기가 끝난 다음 영수한테 1만엔을 줬어요. 기사에는 영수가 1만엔 받았다는 얘기는 안했던데(웃음).  -정말 '뒷처리는 내가 한다'라는 말을 했나요.

 ▶솔직히 정확히 뭐라고 표현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치로 맞혀라. 누가 맞히든 내가 1만엔 줄테니까 맞혀봐라. 뒷일은 걱정하지 말고' 이 정도로 얘기한 것 같은데. 어쨌든 이치로에 대한 감정이 모두 좋지 않았거든요.

  -왜 하필 이치로였는지. ▶이치로가 당시 '30년간 일본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주겠다'고 했잖아요.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그들 특유의 자존심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그렇게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후배들 모두 이치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아요. 그리고 이치로가 야구를 얼마나 잘 합니까. 당시에도 이치로가 적시타를 치고 그랬을 겁니다.

  -당시 배영수가 이치로를 맞힌 뒤 등판해 약속대로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는데. ▶영수가 6회를 잘 막고, 7회 첫 타자 이치로를 맞힌 뒤 바로 내가 나갔지요. 올라가면서도 일본 타자들한테는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부담은 되지 않았어요. 1-2로 끌려간 상황이어서 더 점수를 주면 안된다는 생각 뿐이었죠. 그런데 (이)승엽이가 역전 홈런을 치는 거에요. 그래서 3대2로 이겼잖아요.(당시 구대성은 승리투수가 됐다)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어떻게 지내나요. ▶아직 공이 안올라왔어요. 전훈때나 시범경기때 준비를 했지만,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정상적인 피칭 훈련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지요. 하루 빨리 올라가야하는데. 몸이 아픈 것은 아닙니다.

 -2루를 바라보는 특유의 투구폼 이야기인데요. 불편하지는 않은지요.

 ▶내가 투구판을 밟는 발의 모습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지, 데뷔 때나 지금이나 내 몸이 2루를 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시각적인 차이죠. 왼발을 투구판에 대고 오른발의 각도를 1, 2루 사이로 향하게 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팀 선후배인 송진우와 정민철이 은퇴했어요. 본인 생각은 어떤가요. ▶언제든 내가 공이 아니다 싶을 때 그만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실력이 되고 공이 된다면 몇년이 됐든 선수 생활을 계속할 겁니다.  -비슷한 연배인 삼성 양준혁과 KIA 이종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둘 다 지금 잘 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 구단에서 은퇴를 얘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하는 후배들이 나타나고, 실력이 안된다면 자리를 비켜주는게 맞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류)현진이가 잘 던지고 있는데, 나이 마흔이 됐다고 해서 자를 순 없잖아요.

  <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 웹신문 보러가기] [ ☞ 스포츠조선 구독]-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