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거리응원 성폭력·소매치기 '주의보'

신정원 2010. 6.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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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2002년 6월4일 서울 대학로.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승리를 거둔 역사적인 날이었다. 강호 폴란드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는 동안 대학로에서 거리응원전을 펼치던 김모씨도 수많은 군중과 함께 대형 전광판을 보며 열광했다. 그러나 곧 가방에서 지갑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허무함을 감추지 못했다.

#2002년 6월19일 오전 2시.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 이탈리아전 길거리응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10대 허모양 등은 뒤풀이를 함께 즐기자는 20대 남성의 차에 덜컥 탔다 경기 남양주시 공사현장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한국이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날이었지만 허양 등에게는 악몽과 같은 또 다른 날로 기억됐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거리응원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군중이 운집한 장소에서 각종 범죄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즈인 '붉은악마'는 12일 그리스전을 시작으로 17일 아르헨티나전과 23일 나이지리아전 때에 서울 코엑스몰과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거리응원전을 준비중이다.

이 중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인 그리스전 때에는 전국 광장과 공원, 경기장 등에서 180여만명이 거리응원에 나설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같이 전국이 붉은 응원 열기에 물들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옴에 따라 혼란을 틈 탄 소매치기와 성추행 등 성범죄, 폭언·폭행 역시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거리응원 문화를 만들었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굵직한 응원전이 펼쳐진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소매치기·성범죄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지면을 장식했다.

소매치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귀중품을 소지하지 말고 지갑 등은 바지 뒷주머니에 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값 비싼 액세서리와 열린 가방은 지양하고 지나치게 신체적으로 밀착하려는 사람은 경계 한다.

한낮의 더위보다 뜨거운 여성의 과다노출과 이에 따른 성추행 등 성폭력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월드컵 특수를 노린 기업들의 과감한 패션 마케팅과 노출을 서슴치 않는 신세대 여성들의 패션 트렌드는 가족 단위로 나온 응원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만 아니라 자칫 성폭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많은 인파가 한데 모여 남녀간 신체적 접촉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고 대부분은 성추행 여부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 스스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인파가 몰린 거리응원전에서는 여성의 특정 부위를 만지거나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성희롱하는 일이 적지 않다"며 "가급적 노출을 자제하고 너무 늦게 다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 주점에 삼삼오오 모여 응원전을 펼치는 시민이나 과음을 한 취객들의 시비, 폭죽 등 응원도구로 인한 사고, 교통 안전 사고 등도 발생할 수 있어 만전을 기해야 한다.이에 따라 경찰은 거리응원전이 펼쳐지는 곳곳에서 교통 안전 및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기동대와 예비대를 대기시켜 집단 난동 등 우발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소매치기 등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한 형사 활동을 강화한다.

경기 직후 응원 인파가 지하철역 등에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주요 통로도 확보할 예정이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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