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여자월드컵- 한국, FIFA 대회 첫 우승(종합)

2010. 9. 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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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7세 태극소녀'들이 연장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꺾고 역대 남녀 태극전사를 통틀어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하는 금자탑을 완성했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대표팀은 26일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일본과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동안 벌인 혈투 끝에 3-3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태극소녀들은 1882년 축구가 한국 땅에 처음 선보인 지 무려 128년 만에 역대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던 FIFA 주관대회 첫 결승 진출과 더불어 첫 우승이라는 최고 성적표를 받아들며 세계 정상을 포효했다.

특히 여민지는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총 8골 3도움을 달성해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득점왕(골든부트)과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까지 차지하는 영광을 맛보며 대회 우승과 더불어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했다.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에 승부차기까지 120분이 넘는 혈투를 펼치면서 끝까지 집중력을 지켜낸 태극소녀들의 정신력이 빛난 승부였다.

4강전과 마찬가지로 여민지(함안대산고)와 주수진(현대정보과학고)을 투톱으로 좌우 날개에 김나리와 이금민(이상 현대정과고)를 배치한 한국은 그동안 교체멤버로 힘을 비축한 요코야마 구미가 왼쪽 날개로 선발출전한 일본과 대결을 시작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일본의 위협적인 외곽포에 잠시 위기를 맞았던 한국은 전반 6분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김나리(현대정과고)의 패스를 받은 이정은(함안대산고)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일본의 골 그물을 힘차게 흔들며 앞서갔다.

그러나 일본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11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후방으로 볼이 흐르자 나오모토 히카루가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나오모토의 슛은 골키퍼 김민아(포항여전자고)의 손끝에 걸렸지만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었다.

동점골을 넣고 기세가 오른 일본은 전반 17분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에서 다나카 요코의 중거리슛이 한국 골대 오른쪽 앞에서 한 차례 바운드 되며 그대로 빨려 들어가 역전에 성공했다.

일본의 중원 장악에 고전한 한국은 반격을 시작했고, 전반 26분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시도한 김아름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안타까운 광경도 연출했다.

몇 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 1분이 주어진 가운데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주장 김아름이 강하게 찬 볼이 골대 앞에서 뚝 떨어지며 골 그물을 흔들었다. 20분 전 골대 불운을 깨끗하게 씻어낸 값진 동점골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의 최덕주 감독은 주수진을 빼고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공격수 김다혜를 교체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조별리그 3차전 이후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김다혜는 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멋진 크로스로 여민지(함안대산고)의 헤딩슛을 배달했지만 아쉽게 볼이 골대로 향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초반 잠시 웅크리고 있던 일본의 반격이 시작된 것은 후반 12분이었다.

왼쪽 날개로 나선 일본의 에이스 요코하마 구미가 페널티지역 왼쪽 엔드라인 부근까지 치고 들어와 땅볼 크로스를 올리자 쇄도하던 가토 치카가 골 지역 정면에서 한국 수비수 2명 사이에서 발을 뻗어 재역전골을 터트렸다.

후반 18분에는 일본의 다나카가 페널티지역 왼쪽 구석에서 감아찬 볼이 골키퍼 김민아의 손을 맞고 왼쪽 골대를 때려 한국 수비진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최덕주 감독은 후반 33분 지친 김나리 대신 이소담(현대정과고)를 투입했고, 이소담은 감독의 선택에 동점골로 부응했다. 이소담은 투입된 지 1분여 만에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기막힌 하프 발리슛으로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체력이 소진된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이렇다 할 공세를 펼치지 못한 채 결국 승부는 '11m 룰렛'으로 불리는 피 말리는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한국은 일본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다나카의 슛이 성공하고 나서 1번 키커로 나선 이정은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위기를 맞았다.

일본의 2번 키커 와다 나오코의 슛이 크로스바를 넘고 나서 곧바로 여민지의 슛이 골대를 파고들어 균형을 맞췄고, 한국과 일본은 5번 키커까지 나란히 골을 주고받으며 4-4가 됐다.

이제부터는 한번의 실수가 승부를 가리는 서든 데스.

일본의 6번 키커 무라마츠 도모코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기회를 잡은 한국은 마지막 키커로 나선 장슬기가 우승을 결정하는 마지막 승부차기 골로 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이라는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장식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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