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박지성'을 만든 교토 기무라 단장, "20분보고 영입 결정"

정수창 2010. 10. 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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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정수창 기자= 지난 7일 오후 파주 NFC 해외파 위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운동장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4일 앞으로 다가온 한일전에서 필승을 거두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60대 중반의 일본의 한 남자가 벤치에 앉아 운동장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일본 대표팀의 전력 분석관이란 추측이 있었으나 적진의 한 복판에 그런 광경이 벌어질 수는 없는 노릇. 더군다나 분석을 하는 눈빛치고는 너무 지긋했다. 마치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과도 같았다.

바로 그는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을 J리그 교토 상가 FC로 데려간 기무라 분지였다. 기무라는 당시 교토의 강화부장을 지냈고 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기무라와 박지성의 인연은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박지성은 2004년 자신의 첫 번째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기무라 강화부장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과 활동 반경을 흡족해했고, 큰 경기 스타일 등을 장점으로 들며 내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일본에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 종종 기무라와 만남을 가지며 인연을 이어갔다.

비록 지금은 교토상가가 박지성을 품을 수 없지만, 기무라는 박지성이 "교토의 자랑"이라며 맨유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를 보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교토가 침체에 빠져있다. J리그 순위가 강등권인 17위로 떨어졌다. 팬들은 반으로 줄었다. 모두들 박지성을 그리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이 J리그에서 마지막으로 활약할 당시 교토상가는 리그 5위에 일왕배 우승을 차지했다.

기무라는 박지성을 영입할 때있었던 숨겨진 일화도 전했다. "2000년 봄이었다. 한국에 뛰어난 유망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J리그 클럽 스카우트 5명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대상은 전광진(성남)이었다. 모두 전광진을 보러 한국으로 향했다"면서 "그런데 연습경기에서 명지대의 어떤 선수가 부상을 입었는데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아닌가. 박지성은 20분 정도밖에 뛰지 않았으나 센스와 체력, 그리고 가능성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교토상가가 모교 명지대에 축구부 발전 기금 1억원을 부담하고, 자신에겐 1년간 연봉 5천 만엔을 내는 조건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박지성은 자서전을 통해 당시의 심정을 "꿈만 같았다. 드디어 내가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영입은 기무라로선 도박이었다. 현재는 주로 유망주 위주가 J리그에서 뛰지만, 당시에는 대표팀 가운데서도 주축급들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등이 J리그에 뛰고 있었다. 반면 박지성은 이제 갓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기무라는 "박지성을 영입하고 교토상가에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물론 부정적인 화제였다. 무명의 박지성을 데려왔다는 이유로 사임 압력까지 받았다. 그러나 박지성이 성공을 거두니 안목이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웃음)"라고 전했다.

▲ WHO : 기무라 분지는 누구?

일본에서 저명한 축구 인사다.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다 교토 감독을 역임했다. 선수 발굴 능력에 정평이 나있다. 박지성을 비롯해 중학교 3학년이던 마츠이 다이스케(톰 토스크)와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를 키워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 성장시켰다.

박지성과의 관계는 일본에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일본 'NHK'에서 관련 방송을 낸 적이 있다.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 대표팀 감독과도 친분이 두텁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가모 슈 감독이 예선 도중 갑자기 경질되자 오카다 감독을 일본축구협회에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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