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기막힌 역전 성공한 불굴의 곽태휘

입력 2011. 12. 2. 09:33 수정 2011. 12. 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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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해 이맘때 누구보다 시린 겨울을 준비했을 주인공이 단 1년 만에 그 어떤 사람보다 뿌듯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현대의 캡틴이자 수비라인의 리더 곽태휘다. 물론 전북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자신이 멋진 프리킥 동점골을 성공시키고도 1-2로 분패했기에 당장은 섭섭하고 아쉬울 것이다. 하지만, 2011년 전체를 돌아보면 고맙고도 대견한 시간들이다.

곽태휘하면 가장 많이 연상되는 것이 '불운' '부상' '시련' 등 암울한 단어들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눈에 공을 맞아 대수술을 받고도 시력을 거의 잃었다는 것은 축구팬들 사이 거의 다 아는 이야기다. 이 엄청난 고통도, 사실 2010년의 청천벽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공중볼을 다투다)떨어지는 순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어요"라던 곽태휘의 회상이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당시의 충격을 설명한다. 허정무 전임 대표팀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던 곽태휘는 하필이면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불과 12일 남겨둔 시점에서 펼쳐진 연습경기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부상으로 인해 정작 월드컵 본선 필드를 밟아보지도 못한 채 목발을 짚고 쓸쓸한 귀국길에 올라야했다.

여느 선수 같았으면 그대로 좌절했어도 할 말이 없는 사고였다. 곽태휘 역시 "월드컵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데,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이럴 수가 있나 싶었죠. 처음에는 당연히 너무나도 화가 났죠"라고 회상한 바 있다. 하지만 곽태휘는 천생 축구선수다. 어떤 고난도 축구공을 보면 잊을 수 있는 곽태휘다. 그는 "월드컵보다는 제가 더 중요하니까요. 전 월드컵을 위해서 축구를 한 것이 아니라 제가 좋아서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놀라운 마인드로 다시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지겨운 재활. 그 고통을 딛고 일어선 1년 후, 곽태휘는 2011년 현재 대한민국 축구선수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2010년까지 일본 J리그 교토 소속이었던 곽태휘는 올 시즌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컴백했다. 교토가 2부리그로 강등된 영향도 있으나 이젠 좀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공을 차고 싶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정이었다. 올해 초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곽태휘는 "마음 편합니다. 일본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있다가 다시 동료 선후배들 만나니 그것도 좋고요. 제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의 대우를 받았다는 것도 좋고요. 이제 다시 한 번 즐겁게 축구해 보겠습니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곽태휘가 성공을 거둘 것이란 확신은 크지 않았다. 아무래도 본인의 상심이 컸고 부상재발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았다. 그런데 곽태휘는 보란 듯이 비상했다.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공인받은 것은 물론이요 울산의 후반기 대약진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유력한 MVP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동국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울산이 대역전극에 성공한다면, 수상의 영광은 곽태휘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물론 울산이 챔피언에 등극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안방에서 1-2 패배를 원정에서 뒤집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곽태휘의 MVP도 무산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자체만으로도 곽태휘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나락에 떨어졌던 축구선수가 1년 여 만에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선수를 떠나 박수 받아 마땅한 인간 승리다.

사진=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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