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SBS

[취재파일] '역도 성추행 파문' 재심에서 무혐의 판정..왜?

주영민 기자 입력 2013. 09. 05. 16:36 수정 2013. 09. 05. 17:00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얼마 전 성추행 파문으로 영구 제명됐던 오승우 역도국가대표팀 총감독이 대한역도연맹에 재심을 신청해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역도연맹은 지난 4일 오후 올림픽파크텔에서 재심을 위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참석인원 7명 가운데 4명의 찬성으로 '성추행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 판정을 내렸습니다. 영구제명 판정을 내린지 20일 만에 180도 바뀐 판정을 내린 겁니다. 왜 상황이 이렇게 급변한 것일까요?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성추행 파문은 지난 7월 27일 불거졌습니다. 19살 여자 역도선수가 오승우 총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는데, 대한역도연맹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된 것입니다.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선수 측은 오 감독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오 감독은 결백을 주장했고, 선수는 "수치심을 느꼈다."며 성추행이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역도연맹은 부랴부랴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사실 확인은 쉽지 않았습니다. 역도연맹은 성추행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체 오 감독에 대한 징계를 '선수위원회'에 일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14일 선수위원회에서는 오 감 독에 대해 '선수 성폭력 관련 징계규정'을 적용해 '영구제명'의 최고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오 감독은 억울함을 주장하면서도 자신을 총감독에 임명했던 류원기 대한역도연맹회장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고, 한국 역도가 잘 되기를 바란다며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류 회장이 현역 역도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총감독을 지명하는 등 독단적인 행보가 반발을 불렀습니다. 남녀 대표팀 감독이 동반 사퇴했고, 오 감독도 '자신만 희생양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마음을 바꿔 "무죄를 입증하겠다."며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그리고, 어제(4일) 재심 위원회가 열린 것입니다. 위원회에는 오승우 감독만이 참석했고, 선수측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오 감독은 결백을 주장했고, 물의를 빚은 것 대해서는 사과했습니다. 또 지금가지 한국 역도 발전에 기여한 정상을 참작해달라며 징계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위원회에서는 '영구제명'과 '5년 자격정지', 그리고 '무혐의' 이렇게 세 가지 안을 놓고 표결에 부쳤습니다. 참석인원 7명 가운데 '영구제명'에 1표가 나왔고, 나머지 두 가지 안에 대해서는 3표씩 나왔습니다. 위원회는 1표에 그친 '영구제명'안을 폐기하고 '5년 자격정지'와 '무혐의'안을 놓고 재투표를 했습니다. 결국 '영구제명'에 표를 던졌던 위원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셈입니다. 당연히 '5년 자격 정지'로 끝날 듯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혐의에 4표가 나오고, 5년 자격정지는 3표가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재심 결과는 '무혐의'로 마무리됐습니다.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A모 선수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A선수의 어머니는 "하루 전에 재심을 할 예정이니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에서 얼마전에 퇴원한 상태여서 몸이 안 좋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무혐의로 결론났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선수측은 대한체육회에 제소할 계획입니다.

류원기 역도연맹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선장 없이 표류하는 위기의 역도연맹은 안팎의 내홍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미란의 은퇴와 사재혁의 부상 공백으로 한국 역도를 빛내던 별들이 사라진 지금. 어둠속을 헤매는 한국 역도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주영민 기자 naga@sbs.co.kr

저작권자 SBS & SBS Digital News Lab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 시각 인기영상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