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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사상 초유' 부천FC 사유화 의혹의 전말

정다워 입력 2013.12.31. 11:56 수정 2013.12.3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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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는 감독 해임도 가능하다는 입장, 반면 곽경근 감독은 '억울하다' 주장.

[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K리그 챌린지의 부천FC1995가 힘겨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연말은 물론이고 연초도 무겁게 시작해야 할 판이다.

부천은 30일 오후 곽경근 감독의 직무정지를 알리는 인사공고를 냈다. 12월 내내 논란이 됐던 선수 주고받기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았고, 구단의 감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곽경근 축구클럽이 조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구단의 요구를 계속해서 묵살하자, 이에 구단이 곽경근 감독에 직무정지 조치를 내린 셈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곽경근 감독 해임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후 감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을 경우 부천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중심은 곽경근 감독의 구단 사유화 의혹이다.

선수 주고받기 논란에 '시끌'

지난 10일 열린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부천은 무려 16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K리그 구단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자유선발로 이창민까지 선발했으니, 총 17명의 신인을 영입한 셈이다. 2013시즌 K리그 챌린지 최하위에 머물러 전력 보강이 시급했던 충주험멜이 9명을 뽑은 것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선수들 중 2명은 광운대 출신이다. 수원대와 아주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에서도 선수를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내년 2월 18세 이하(U-18)의 곽경근 축구클럽을 졸업하는 일부 선수들이 위에서 언급한 대학에 진학했다는 사실이다.

부천 U-18은 올시즌 올인 아디다스 챌린지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챌린지리그는 K리그 17개 팀 산하의 유스팀들이 경쟁하는 대회다. 이 리그에서 부천은 1승 1무 1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16경기를 치르며 승점을 4점밖에 얻지 못했다. 16위 대전과의 승점차가 8점이나 났다. 나머지 16개 팀간의 전력차가 매우 컸다고 볼 수 있다. 꼴찌팀 선수들이 서울 소재의 명문 대학에 진학했고, 대상 학교의 선수들이 부천에 입단한 것이 알려지면서 선수 주고받기를 했다는 의혹이 증폭됐다.

이에 곽경근 감독은 드래프트 이후 직접 나서 "한양대, 광운대 등은 다 명문대학교이며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학 선수들은 모든 팀들이 데려갈 수 있다.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수들을 데려온 것인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앞에서 말한 대로 동년배 선수들 중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부천 선수들이 대거 명문대에 진학한 꼴이 된다.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인 것은 사실이다. 이에 관해 (부천과 대학들이) 선수 주고 받기를 감행했다는 의심이 대두되는 것에는 일리가 있다. 실제로 곽경근 감독은 지난 8일 '곽경근 축구클럽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 앞서 언급한 대학교의 감독들이 참석했다. 구단과 서포터 측에서도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선수를 주고 받았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정황이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도 '의혹'

부천은 새로운 선수를 17명이나 영입했으니 기존의 선수들을 정리해야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시즌 활약하던 선수들 중 부천에 남는 이들은 14명 안팎이다. 에이스로 활약했던 임창균은 이미 새 팀을 찾았다. 2013시즌 핵심으로 뛰었던 허건(18경기 출전)과 김덕수(28경기 출전)도 방출됐다. 이윤의(21경기 출전)는 공개할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내보냈다고 하지만, 팀의 주축 선수들을 이렇게 한 번에 내보내는 것은 분명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현상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곽 감독이 팀에서 내보낸 선수들 중 일부에게 건넸다는 말이다. 부천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곽 감독이 일부 선수들에게 새 팀을 찾기 어려우면 내셔널리그에 있는 팀으로 보내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내셔널리그 팀은 천안시청과 용인시청이다. 부천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천안시청 소속의 선수 3명, 용인시청 소속의 선수 1명을 선발했다.

이 과정에서 곽경근 감독이 자신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선수들을 내셔널리그로 보내려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C선수는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곽경근 감독의 지시로 내셔널리그의 한 팀으로 떠나야 했다. 평소 이 선수는 곽경근 감독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선수가 가기로 한 한 팀의 감독이 교체되면서 임대가 불가능해졌고, 결국 부천에 잔류했다. 앞서 설명한 부천과 대학 간의 선수 주고 받기 논란과 흡사한 의혹이 제기될만하다.

부천 서포터들도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서포터 A씨는 "대학은 말할 것도 없고 내셔널리그 팀들과의 관계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에서) 감독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선수를 주고 받고 있다고 의심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다. 이건 감독이 팀을 사유화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유화 논란의 중심, U-18팀

부천은 작년 말 곽경근 감독이 운영하던 곽경근 축구클럽을 U-18 유소년팀으로 공식 지정했다. 앞선 6월에는 운영권과 초상권 계약을 맺고 구단의 유니폼을 유상으로 제공했다. 곽경근 감독이 부천의 감독으로 선임된 건 2011년 12월이다. 당시 부천은 챌린저스리그 소속이었는데, 이미 프로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곽경근 감독 개인이 운영하는 구단의 유소년팀이 되면서 주변에선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후에도 부천 U-18팀은 여러가지 의혹에 시달려왔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에선 매해 프로구단 유소년팀에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구단에선 이 예산으로 유소년팀을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각 구단은 학부모에게 운영비를 받지 않는다. 전액면제가 아니면 일반학원의 절반 수준인 3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만 받고 있다. 하지만 곽경근 축구클럽은 한 달에 110만원 이상을 일종의 '회비' 명목으로 받아왔다. 일반 구단에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내부로 들어가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보인다. 곽경근 축구클럽에 속한 학부형들은 최근 부천 구단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한도를 초과하면 차명계좌를 만드는 방법까지 동원했다. 구단에서도 인정한 사실이다. 부천은 주주 자본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다. 부천 소식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당사자가 말해야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곽경근 감독을 중심으로 축구클럽의 학부모들이 구단을 사유화하려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축구클럽 학부형들 중 일부는 유소년팀을 넘어 프로구단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대표 B씨는 구단주인 김만수 부천시장을 만나 "단장을 시켜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결국 곽경근 감독을 보호하고 부천을 곽경근 축구클럽 중심 구단으로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사유화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에는 신규 선수 선발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겼다. 곽경근 축구클럽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팀과 일반 지원자들로 구성된 팀이 테스트를 위해 연습경기를 벌였는데, 일반 지원자팀의 선수들이 전원 탈락했다. 반면 축구클럽 출신 선수들은 대거 부천 U-18팀에 합격했다.

곽경근 감독은 지난 10월 곽경근 축구클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부천 구단에서 문제을 제기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드래프트 이후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윤원원 사무국장이 "축구교실 운영은 점차적으로 뚜렷하게 정리해나가면서 후년에는 이런 의구심이 없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유화 논란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미 너무 많은 논란거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곽경근 감독, "축구클럽은 이제 나와 상관없는 일"

곽경근 감독은 부천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장 2일 시작되는 제주도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 전지훈련은 구단이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 구단 입장에서는 감독 없이 한 해를 시작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곽경근 감독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칼을 뽑아든 만큼 흐지부지하게 마무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곽경근 감독이 해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부천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만 보면 불가능한 건 아니다. 몇 퍼센트다라고 콕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일단은 구단에서 요구하고 있는 감사에 축구클럽이 얼마나 성실하게 임하느냐가 관건이다. 축구클럽은 이미 구단의 요구를 두 번이나 묵살했다. 내년까지도 묵묵무답이 이어지면 부천은 결단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부천 관계자도 "만약 지금까지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구단에서도 결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경근 감독의 태도는 강경하다. 축구클럽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제 그쪽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31일 '풋볼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이미 그 쪽(축구클럽)과는 상관이 없다. 그 쪽에서 서류를 내지 않았고, 감사에 응하지 않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처분을 내리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그 소식을 듣고 구단에 전화해보니 아무도 말을 안 하더라. 나한테 아무 설명도 없이 이런 조치를 내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분통하는 모습이었다.

부천은 올해 재창단 후 프로에서의 첫 번째 시즌을 보냈다. 구단 안팍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곽경근 감독의 사유화 논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직무정지라는 카드를 꺼내든 만큼 문제가 되는 부분을 깨끗하게 털어내고 새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구단과 곽경근 감독, 그리고 축구 클럽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부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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