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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소치로 불거진 '안티 러시아'.. 女유학생 테러에 "나라 망신" 눈총

입력 2014. 02. 26. 19:15 수정 2014. 02. 2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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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좌절을 계기로 반(反)러시아 정서가 불거진 인터넷 공간에서 우려하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편파 판정 논란을 언급한 러시아 유학생에게 사이버테러를 가한 겁니다. 화풀이 수준으로 가해진 이들 네티즌의 집단 공격에 많은 네티즌들이 "나라 망신"이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26일 커뮤니티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우리나라에서 유학 중인 러시아 여학생 A씨가 익명의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는 사이버테러 사건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A씨가 평소 한국어로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러시아 입장에서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한 생각을 적었다는 이유입니다. 김연아는 이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에게 금메달을 내줬죠.

러시아의 심판진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소트니코바의 당돌한 발언이 쏟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안티 러시아'가 고조됐고, A씨는 첫 번째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A씨는 SNS와 모바일메신저로 쏟아져 들어온 메시지 내용을 페이스북에 잠시 공개했다가 지금은 모두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A씨의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다른 네티즌들이 SNS로 알리면서 파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메시지에는 심각한 수준의 인신공격과 인종차별적 발언들이 담겨 있습니다.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한국으로 건너와 매춘하는 여성'이라거나 '가난한 나라 여성'이라고 매도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나 미국이나 모두 똑같다. 우리나라가 없으면 너희는 무엇을 먹고 사느냐"며 공격의 대상조차 모호한 화풀이 수준의 폭언도 있었죠. 이들 네티즌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모바일메신저 계정까지 파헤쳐 공격했습니다.

A씨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놓쳐 한국인의 입장에서 안타깝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까지 받았다. 진정한 금메달리스트가 김연아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러시아가 금메달을 정당하게 차지했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러시아가 자랑스럽다"고 적은 뒤 페이스북 글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국제대회 기간마다 고개를 드는 국수주의와 특정 선수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면서 배타적이고 극단적으로 돌변하는 일부 네티즌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죠. SNS 네티즌들은 "A씨가 러시아인으로서 러시아를 응원한 것인데 전혀 문제가 없다"거나 "편파 판정보다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서 우리 국민이나 김연아 팬들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착각하지 않기 바란다"며 A씨를 공격한 네티즌들을 비난했습니다. A씨에 대한 사이버테러 사건이 러시아 측 여론과 불필요한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적어도 A씨는 우리나라에서 마음이 돌아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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