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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손연재 가치, 김연아의 70%"

권종오 기자 입력 2014.10.07. 08:12 수정 2014.10.0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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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입니다. 두 선수는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빼어난 실력은 물론 아름다운 용모와 호감을 갖게 하는 매너로 아이돌 스타를 방불케할 만큼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한국에서 불모지라 불리는 종목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뤄내 청소년들의 '롤 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운동 선수라는 측면에서 보면 김연아와 손연재는 라이벌이 결코 아닙니다. 종목이 완전히 다르고 경기력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단순히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두 선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를 떠난 외부 요소에 의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두 선수의 소속사가 스포츠 마케팅 업계에서 뜨겁게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학교도 고려대(김연아)와 연세대(손연재)로 갈렸습니다. 에어컨 광고에서도 국내 1,2위를 다투는 삼성, LG 양사의 모델을 맡았습니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연아는 '피겨여왕'이자 '광고여왕'입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여성 스포츠선수의 수입을 발표했는데 김연아의 수입은 전체 4위에 해당하는 1630만달러로 추정했습니다. 포브스는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김연아는 지금도 한국의 광고 스타이자 가장 인기있는 유명인사 중 한 명"이라면서 "김연아는 SK텔레콤과 계약을 추가했고 12개가 넘는 기업 파트너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브스의 보도에 대해 김연아의 소속사측은 "수입 규모가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광고 수입이 1년간 100억원이 넘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김연아가 연예계 톱스타까지 제치고 '광고 지존'이 된 이유에 대해 국내 광고업계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모지였던 피겨 스케이팅에서 신화를 이뤘다. 게다가 외모와 '끼'까지 갖췄다. 이른바 '안티 세력'도 거의 없다. 김연아가 모델로 나선 회사는 실제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매출액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한 회사와 1년 계약할 때 10억원 이상을 받는 모델이 특A급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모델은 김연아, 이영애, 김태희 뿐이다."

그럼 광고 모델로서 손연재의 가치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손연재의 가치는 김연아의 약 60%였다는 게 정설입니다. 광고업계와 손연재의 소속사 모두 인정하는 대목이지요. 그런데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광고 모델로서의 가치가 향상된 것은 분명합니다. 정확하게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70%정도까지 올라갔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손연재는 언제 김연아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광고업계 전문가의 예측은 이렇습니다.

"세계 1등을 했느냐, 못했느냐 여부가 두 선수의 결정적 차이다. 따라서 손연재가 2016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최대 변수이다. 금메달을 획득하면 대등하게 될 것이고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면 거의 근접할 것이다. 김연아가 은퇴했어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모델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광고 모델로서의 가치가 많아야 10-20% 떨어질 것이다. 손연재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같은 큰 대회에서 정상권에 서지 못하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서 금메달을 따낸 손연재의 인기는 요즘 하늘로 치솟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각종 방송사의 출연 요청이 쇄도해 어느 프로그램에 출연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손연재의 본질은 리듬체조 선수이고 선수의 가치는 결국 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손연재가 아시아 정상을 넘어, 세계 정상을 향해 더 굵은 땀을 흘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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