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K] 수원 부활 이유│② 축구는 과학, 철저한 분석과 통계 활용

풋볼리스트 입력 2014. 10. 29. 09:05 수정 2014. 10. 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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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화성] 수원삼성이 달라졌다. 스타의식에 젖어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무관 암흑기를 보내던 수원은 서정원 감독 부임 2년 차에 '승리 DNA'를 회복했다. 서정원 감독의 '스마일 리더십'과 '믿음의 축구'는 '수원병'을 퇴치했다며 찬사를 받고 있다. 수원이 부활은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그 동안 수원의 부활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추상적이었다. '풋볼리스트'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수원삼성의 클럽하우스를 찾아 부활의 '디테일'을 확인했다. <편집자주>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풍부한 국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 출신 지도자다. 그러나 그는 경험이나 직감을 통해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는 경험이 도움을 주지만, 냉철한 판단의 과장에는 항상 과학적 분석을 선행한다. 수원삼성은 국내 최초의 스포츠 영상분석 기업 '비주얼스포츠'와 전택수 비디오분석관의 철저한 분석 자료를 통해 전력 강화 계획을 세웠다. 과학적 분석, 통계를 활용하는 수원수원삼성클럽하우스에 위치한 서정원 감독의 감독실에는 다양한 통계 분석 자료가 놓여져 있었다. 컴퓨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가공하고, 파워포인트로 정리해 선수단에게 핵심 사항을 선수들에게 설명한다. 매 훈련 전 미팅 시간에 통계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야구를 기록의 스포츠라고 부르지만,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서 감독 역시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축구 전문가들이 말하는 데이터와 다양한 통계 수치는 지도자들이 참고할 부분이다. 축구를 통계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보고서를 받고, 여러 가지를 비교해 본다. 우리가 전년도에 비해 무엇을 못했고, 상대 팀 보다 무엇이 부족한지를 보여준다. 시즌을 치르면서도 우리가 바꿔야 할 부분을 명확히 보여준다. 잘 된 부분은 잘 된 부분 나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것들을 선수들에게 알려주면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기록은 거짓말을 안한다. 성적이 올라가면서 패스 수치, 활동량, 순간 속도 등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이제 선수들도 그 점을 다 인지하고 있다."서 감독은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팀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이해시키고 활용하느냐. 어떻게 운동장에서 만들어 쓰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면 변화가 분명히 있다. 팀의 변화가 나온다"며 통계 수치를 그라운드 위에서 이해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볼 점유율이 갖는 진짜 의미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이 몰락하고, FC바르셀로나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볼 점유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볼 점유율을 강조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인신까지 생겼다. 서 감독은 2013시즌 부임 이후 지속적으로 볼 소유와 패스 축구를 강조했다. 통계적으로도 증명되는 부분이다. 롱볼 축구로 대표되어온 수원은 서 감독 부임 이후 정규 첫 라운드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서 상대 팀 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볼을 소유했다. ※서정원 감독 부임 후 수원 평균 볼 점유율 추이2013시즌 정규 1라운드 | 48.84%2013시즌 정규 2라운드 | 52%2014시즌 스플릿라운드 | 53.58%2014시즌 정규 1라운드 | 52.27%2014시즌 정규 2라운드 | 52.90%2014시즌 정규 3라운드 | 52.50%서 감독은 볼 점유율에 대해 "당연히 가져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볼 점유율이 갖는 진짜 의미를 설명했다."축구는 볼 점유율이 많다고 꼭 이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볼 점유율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축구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식 축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어느 팀이든 전원 공격, 전원 수비다. 그렇다면 수비가 뒤로 쳐졌을 때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패스 속도와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을 해올 때 짧게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라인을 한쪽 측면으로 쏠리게 해야 한다. 그렇게 소유하다가 반대편으로 강하게 넘겨주는 플레이가 효과적이다. 짧은 패스와 긴 패스를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볼 점유를 통해서 상대를 흔들고, 빠른 템포로 압박을 벗겨서 마무리는 반대쪽이나 수비 뒷 공간에서 한다. 볼을 가지고 있으면 분명히 찬스가 나온다." 홈 관중 동원 1위가 주는 효과순간 속도의 증가, 적극적인 파울, 볼 점유율의 증가와 더불어 2014시즌 수원삼성의 인상적인 기록은 압도적인 홈 관중 동원이다. 17번의 홈 경기에 32만4,387명이 찾아왔다. 경기당 평균 1만9천81명이 빅버드에서 수원의 경기를 즐겼다. 수원은 홈 경기에서 10승 6무 1패로 승률 76.5%를 기록했다.서 감독은 홈 관중의 성원이 실제로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우리 홈 팬들이 큰 역할 해준다. 비가 많이 와도 찾아주시고, 어느 때고 와주신다. 그런 팬들 앞에서 어떤 선수가 풀어져서 경기를 할 수 있겠나. 선수들은 더 열정적으로 하려고 노력을 한다. 관중의 유무가 주는 차이는 엄청 크다. 선수 시절에도, 경기 전 입장할 때 관중석이 텅 비어 있으면 상쾌한 마음이 들지 않고, 정신적으로는 다운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들어가는 데 관중이 많으면 일단 흥분이 된다. 이상하게도 오히려 더 침착해 진다. 집중력이 생기고, 내 쪽에 있는 수비에게는 '너 오늘 잘 걸렸다'는 의욕이 생긴다."서 감독은 구체적으로 관중의 함성이 선수를 춤추게 한다고 설명했다. "관중이 많으면 골이 아닌 좋은 장면이 나올 때, 멋진 연결이나 돌파가 나올 때 함성이 나고 분위기가 살아난다. EPL이나 분데스리가도 관중이 꽉 차니까 장면 마다 분위기가 더 올라서 생각지도 못한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이다. 내가 안양LG전(현 FC서울)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었을 때도 그런 흥이 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함성 소리 속에 찬스가 오면 나도 모르게 내 몸이 움직이게 된다. 그렇게 세게 크로스가 오는데 오버헤드킥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본능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팬들이다. 그런 쇼맨십은 관중의 유무에서 온다. 팬의 존재로 경기력도 오르고 내릴 수 있다."

2013시즌의 교훈, 정신력 보다 컨디션 관리

2013시즌에도 서정원 감독의 개혁은 수원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스플릿 라운드 진입 후 급격하게 무너지며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6번의 패배를 당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서 감독은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마치고 아쉬움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서 감독은 "나도 그런 경험을 했고, 우리 선수들도 알고 있다.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당시에는 선수들의 부상 이탈도 많고 여러모로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도록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다. 바로 컨디셔닝이다.서 감독은 "열심히 해야지라는 정신력 만으로는 안 된다. 몸을 만들고 가꾸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그래야 내가 가진 것을 할 수 있다. 생각만으론 안 된다. 일단 몸이 되야 한다. 가장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들고, 그 다음이 정신이다. 그게 곧 우리가 좋은 경기 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했다.최근 수원 선수단의 훈련 시간은 많지 않다. 하루 중 오전 또는 오후에 90분 간 훈련을 실시한다. 나머지 시간은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개인 운동에 맡긴다. 서 감독은 "시즌 막바지에 오면 선수들의 몸은 피로하다. 이때 실수하는 지도자들이 있다. 더 만들고, 더 쪼려고 한다. 그것은 자기 만족이다.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하려고 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작 경기장에선 몸이 좋지 않은 것이다. 팀을 망가트릴 수 있다. 지금은 시즌 말이고, 30경기 이상 많이 한 선수들을 더 훈련시키는 것은 쥐약을 먹는 것이다. 전체적인 전술과 컨디션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상대팀이 어떻게 나오면 거기 대비하는 전술적 움직임, 공수 전술 훈련만 하고 컨디션을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수원삼성은 피지컬 전문 코치를 두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은 피지컬 트레이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는 최성용 코치가 맡아서 하고 있다. 최 코치 역시 "컨디션을 더 좋게 한다기 보다 선수들이 회복한 이후 지금 가진 컨디션보다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신경 쓴다"며 무리한 훈련이 금물이라고 말한다. 수원은 볼을 갖고 워밍엄을 실시하며 선수단이 훈련 중 많은 체력을 소모하지 않도록 다양한 워밍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유비무환. 철저한 준비만이 정답이라는 것을 수원 코칭스태프는 잘 알고 있다. (3)편에 계속됩니다..글=한준 기자사진=풋볼리스트, 수원삼성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현장르포K] 수원이 부활한 이유 ① 초반 실점이 사라졌다[현장르포K] 수원이 부활한 이유 ② 축구는 과학, 철저한 분석과 통계 활용[현장르포K] 수원이 부활한 이유 ③ 원맨 리더십 NO, 서정원의 남자들펠라이니, 미운 오리 새끼서 백조로'빅매치 출전' 루크 쇼, "처음 느껴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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