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K] 수원 부활 이유│③ 원맨 리더십 NO, 벤치의 분업화

풋볼리스트 2014. 10. 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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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화성] 수원삼성이 달라졌다. 스타의식에 젖어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무관 암흑기를 보내던 수원은 서정원 감독 부임 2년 차에 '승리 DNA'를 회복했다. 서정원 감독의 '스마일 리더십'과 '믿음의 축구'는 '수원병'을 퇴치했다며 찬사를 받고 있다. 수원이 부활은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그 동안 수원의 부활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추상적이었다. '풋볼리스트'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수원삼성의 클럽하우스를 찾아 부활의 '디테일'을 확인했다. <편집자주>수원삼성은 K리그 무대의 나머지 21개 팀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코칭 스태프가 모두 과거 수원에서 선수로 뛰었던 '레전드' 출신이라는 점이다. 감독 서정원(44)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수석코치 이병근(41)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코치 최성용(38)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코치 고종수(35)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클럽의 황금기를 이끌었다.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지 4년째인 고종수 코치는 "수원의 창단 멤버도 있고, 함께 뛰었던 팀이라 팀에 대한 애착이 더 가지 않나 싶다. 옛날에 느낀 점과 지금의 선수들의 느낌을 종합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서로 공감대도 많다"며 레전드 출신 코치진의 장점을 설명했다. 혼자 빛나지 않는 '서정원호'수원 코치진의 평균연령은 40.4세다. 코치 최성용은 젊은 코칭 스태프의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젊은 팀의 단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완되고 있다며 장점을 강조했다."작년에 처음 우리가 구성되었을 때 젊기에 불안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젊으니 열정이 많고 하고자 하는 생각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크다. 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모여서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을 것이다. 경험이 부족하기에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에 아쉬운 면이 있는데, 그럴 때는 서로 얘기를 많이 한다. 처음에는 교체 선수 투입에서 실패가 나오기도 했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좋아진 것 같다. 2~3시즌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이다."동료 선수 출신이 하나의 스태프가 된 점이 주는 또 다른 장점은 경직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다. 수석코치 이병근은 수원이 하나의 팀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로 코치진과 선수단 전체에 자리 잡은 서로에 대한 존중심이라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훈련장에서 코치진을 하대하지 않는다. '선생'이라는 호칭과 함께 예의를 갖춘다."코칭 스태프 사이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선수 시절 형, 동생으로 지내던 사이라 편한 것이 있다. 서정원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하나 보다 둘이 낫고 둘 보다 셋이 낫다'는 것이다. 젊은 코칭스태프라 경험이 많지 않으니 서로 의견 교류를 많이 하고, 코치진끼리 서로 배려 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우리도 감독님에게서 그런 대우를 받다 보니 선수들에게도 함부로 못한다. 감독님은 늘 선수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라고 말하신다. 그런 면에서 팀이 조금씩 단단해졌다. 두 번째 시즌 말까지 오니까 팀이 전체적으로 단단해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종수 코치도 "딱딱한 분위기라면 할 말을 못할 수 있다. 미팅 시간에 자유롭게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거든다. 서정원호는 혼자 빛나지 않는다. 수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모여 결정이 내려지고, 다양한 이들이 각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서정원호는 서정원 혼자 만의 힘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벤치를 만들다

수원의 코칭 스태프는 각자 맡은 임무가 다르다. 팀이 가진 지향점을 같지만, 달성해야 할 과제와 방식을 분업화한 것이다.이병근 수석코치는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대표적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코치가 강조하는 것은 비주전 선수들의 심리 및 경기력 등 전반적인 상태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이 코치는 수원이라는 팀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짚었다. 하나가 된 다는 것은 주전과 비주전 간에 반목이 없다는 이야기다. "첫 번째로 신경 쓴 것은 선수와 선수들 간의,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유대관계를 좋게 하는 것이었다. 경기를 뛰는 사람과 못나가는 사람을 시즌 초와 말에 보면 이탈하는 선수가 생기거나, 선수들 간 벽이 생기거나, 선수와 코치진의 믿음이 깨지는 일이 생긴다. 경남에 있으면서 수원 내부에 있는 문제가 오히려 보이게 되더라. 좋을 때는 묻혀 지나가지만, 안좋을 때는 크게 불거진다. 수원에 오자마자 그런 부분을 제일 먼저 바꾸려고 했다."심리적 반목 뿐 아니라 경기력의 격차도 줄어들어야 한다. 시즌 내내 주전 선수만 나설 수는 없다. 지난 몇 년 간 수원은 고비 때마다 부상 선수가 발생해 경기를 그르친 경우가 많았다. 이 코치는 "아무래도 다른 팀 보다 수원에 있으면 후보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확률이 적다. 올 시즌에는 후보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다가 베스트가 빠졌을 때 들어가서 커버해서 이기는 경우가 많다. 주전과 비주전의 간격이 좁아지면 자연스럽게 팀의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 김두현이 잘했지만 부상을 당했을 때 권창훈 등 다른 선수들이 나가서 잘해주고, 잘해주니까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지금은 누가 들어와도 전력 차가 크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믿음이 생겼다. 작년엔 넣어서 잘할지 못할지 조마조마했다. 이젠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이 충분히 베스트 선수들만큼 해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작년 보다 훨씬 더 팀을 강하게 만든 이유라고 생각한다."이 코치는 후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정규리그 경기 다음 날 꼬박꼬박 연습 경기를 잡았다. 감각 유지를 위해서다."경기 다음날 항상 연습 경기를 잡았다. 선수들에게는 코칭스태프에게 어필하라고 했다.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투입 선수로 추천할 수 있다. 상황이 안되면 홈 경기 다음 날만이라도 연습경기를 잡아서 뛰게 했다. 훈련 만 가지고는 안된다. 오랜만에 뛰는 사람은 90분을 뛰지 못한다. 60~70분 저도 되면 쥐가 난다. 연습 경기로 90분 뛰게 한다. 물론 리저브 선수들의 경우 실전 경기에서 몸만 풀고 나온 뒤에는 정신적으로나 여러모로 다음날 힘들다. 그런 부분에서 미안하지만 이겨내 달라고 말해준다."

컨디셔닝+세트피스, 공부하는 최성용

최성용 코치는 수원의 코칭 스태프 가운데 공부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지도자다. 전문 피지컬 쾨가 없는 가운데 워밍업과 컨디셔닝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며 이를 담당하고 있다.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도 최 코치가 계획한다.먼저 최 코치는 배우면 배울수록 피지컬 훈련의 중요성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운동을 시작하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훈련을 하기 위해 딱 나갔을 때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1시간 반 동안의 운동에 집중력이 생긴다. 피지컬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워밍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경기 일정과 선수단의 상황에 따라 어떤 워밍엄 프로그램이 효과적인지 다른 피지콜 전문 코치나 외국에 있는 피지컬 지도자들의 자문도 구하고, 이렇게 준비한 프로그램을 코치진과 상의해서 무엇을 쓸지 결정한다."패스 축구를 중시하는 서 감독 체제에서 최 코치의 워밍업은 대부분 볼과 함께 진행한다. 최 코치는 땀을 빼고, 호흡을 트이게 하는 체력적인 워밍업 보다 생각을 깨우는 워밍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워밍업을 몸으로 하기 보다 볼을 가지고 깨우고 있다. 체력 소모 없이 볼을 가지고 한다. 몸이 움직이기 보다는 생각을 빨라지게 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예전에 운동할 때는 뛰어서 몸에 땀이 나고 호흡이 올라오게 하는데, 심리적,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면 몸은 스스로 올라온다. 그 뒤 훈련 안에서 충분히 몸을 올릴 수 있다. 볼 가지고 공에 대한 판단을 끌어 올리는 것에 더 신경 쓴다. 볼을 가지고 하는 훈련이 많아서 뛰는 것 보다 체력 소모가 적고, 체력 안배가 되고 있다."김두현의 프리킥 크로스를 김은선이 수비 배후로 돌아 들어가 득점한 제주유나이티드전 세트피스 득점은 당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득점한 김은선과 도움을 올린 김두현 모두 "최성용 코치가 알려준 대로 해서 적중했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현대 축구에서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큰 경기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최근 축구 흐름을 보면 세트피스 득점과 실점에 결과가 좌우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통계적으로 그렇다.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나 유럽 주요 리그의 세트피스 영상을 많이 본다. 참고할 만한 것을 배우고, K리그 상대팀의 세트피스도 다 수집한다. 상대가 지역 방어인지 대인 방어인지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매 경기마다 분석 영상을 준비해 회의하고, 훈련에 적용한다."최근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이 세트피스 지역 방어를 시도해 화제가 되었다. 최근 유럽 축구 주요 팀이 지역 방어를 쓰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최 코치는 현재 수원의 방식은 대인 방어와 지역 방어의 혼합형이라고 설명한다."히딩크 감독님이 왔을 때도 대표팀에서 세트피스 지역 방어를 해봤지만, 어려서부터 대인 방어를 했던 한국 선수들이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다시 대인 방어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해온 것이 더 익숙해서다. 이번 동계 훈련에서도 세트피스 훈련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바꾸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방어의 장점은 큰 선수들이 있을 때 유리하다. 큰 선수 네 명을 주요 지역에 세우고, 작은 선수들이 상대방의 큰 선수 잡는다. 우리는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혼합해서 쓰고 있다. 상대 팀에 키 큰 선수가 4명일 때는 대인방어로 가고, 우리가 클 경우 3명을 포인트에 두고 비슷한 키의 선수들로 대인방어를 시킨다. 경합도 하지만, 결국 키 큰 선수가 쉽게 클리어링하도록 연구하고 있다."세트피스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수원은 여전히 세트피스 실점이 많다(7실점)는 숙제를 갖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공격수의 생각을 수비가 읽기 어렵다. 수비는 공격수가 움직이면 따라 가야 한다. 한 타이밍을 놓치고, 공이 그쪽으로 날아오면 막을 수 없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공격이 유리하다. 더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최 코치의 생각도 같다. "세트피스 수비는 순간 집중력에 차이가 난다. 결과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진다. 그러면 옆에 있는 누군가 깨워줘야 한다. 10번의 세트피스를 주면 실점 확률이 높아진다. 파울을 적게 해서 확률을 낮춰야 한다. 우리가 상대 입장이면 파울을 많이 얻을수록 득점 확률이 많아지는 것이다."

골 결정력 강화,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라

올 시즌 K리그의 화두는 골잡이들의 침묵이다. 정규리그 33라운드를 마친 현재 득점 선두 이동국의 득점 기록은 불과 13골이다. 지난 5년 간 경기 당 평균 득점이 가장 낮은 시즌이다. 수원의 올 시즌 성적이 정규리그에서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를 거치며 좋아진 것은 팀의 전체적인 유효슈팅이 늘어나고, 브라질 공격수 로저의 골이 터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수원삼성 평균 유효슈팅 및 득실점 추이2013시즌 스플릿 라운드 | 유효슈팅 4.7개2014시즌 정규 1라운드 | 유효슈팅 4.8개, 득점 14골, 실점 11골2014시즌 정규 2라운드 | 유효슈팅 6.36개, 득점 18골, 실점 15골2014시즌 정규 3라운드 | 유효슈팅 6.5개, 득점 13골, 실점 7골올 시즌 수원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선두는 12득점을 올린 산토스와 3라운드에만 5득점을 몰아치며 7득점 2도움을 기록 중인 로저다. 둘 모두 골 결정력 강화에 도움을 준 인물로 고종수 코치를 꼽았다.고종수 코치는 자신이 한 일은 별로 없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가 집중한 것은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변하는 것이다."내가 잘 가르친 것은 아니다. 팀 훈련이 끝나면, 감독님의 주문으로 공격 선수들에게 나머지 숙제를 내줬다. 경기를 분석해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슈팅을 한다. 선수들이 훈련 때 편한 상황에서 슈팅을 많이 연습한다. 90분 경기에 편한 상황에서 슈팅을 하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나. 수비수들은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고 귀찮게 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공이 떠 있는 상태라든지, 각도가 애매한 부근에서 슈팅을 때려보면 본인이 제일 많이 느낀다.""시도해보면 어떻게 슈팅이 빗나가고 뜨는지 느끼고 들어가도록 시도한다. 바운드를 시킨다든지, 사이드에서 뛰어 들어오면서, 공이 발 앞에 와서 차는 것이 아니라 공이 꺾이면 살짝 나와서도 때릴 수 있어야 한다. 훈련 할 때 어려운 각도로 차준다. 자꾸 어렵게 해봐야 어려운 공이 와도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 취지로 훈련을 많이 시킨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차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종수 코치는 슈팅 외에 패스나 경기 운영 등 모든 훈련을 시킬 때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고종수 코치의 훈련에 일방적인 지시는 없다. "축구에는 공식도 정답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그런 상황을 연출해서 본인이 직접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축구선수는 로봇이 아니다.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는 선수들도 없다.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하라고 한다. 내가 왜 패스 미스를 하는지, 왜 이렇게 했는지, 그리고 이제는 이렇게 해야 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현재 수원에는 제2의 고종수가 많다. 염기훈, 홍철, 권창훈 등 탁월한 킥력을 갖춘 선수들이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고종수 코치는 "각자 몸의 구조가 다르고 근육이 다르다. 그들 만의 차는 자세가 있다"며 자신이 차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팁을 주고, 스스로 생각해서 좋은 코스를 찾도록 유도한다. 음료수 내기 등을 제안해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나머지 훈련에서 더 집중도 있게 킥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사생활 관리나, 훈련 등 모두 선수들에게 하라고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말로 하라고 해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스스로 왜 해야 하는 지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덧 4년 차 지도자인 고종수 코치는 명확한 지도 철학을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성룡,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다

2013시즌 말미에 수원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골키퍼 정성룡이 급격하게 흔들리면서부터다. 잦은 실수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후방이 불안하니 팀 전체가 불안했다. 2014시즌에 신범철 골키퍼 코치가 부임하면서 정성룡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반응력이 달라졌고, 표정도 밝아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쏟아진 비난에도 소속팀 수원에서는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했다.리그 후반기 수원의 실점이 줄어든 것은 수비진의 안정화와 더불어 정성룡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전에서 0-1 패배를 당했지만, 그 전까지 11연속 무패를 달리는 과정에서 6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신범철 코치는 정성룡을 정신적으로 도와주기 보다 몸을 만들어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몸의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부진이 찾아왔고, 그 부진이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진 것이다.신 코치는 "심리적인 것보다 몸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동작을 만들어낼 때까지 운동만 시켰다. 하면서 여러 팁을 전달하며 만들어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원하는 것이 통하니까 동작 하나 하나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게 지금까지 온 것이다. 뭐 하나가 특별히 변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이어 "정성룡은 무게 중심이 앞쪽에 있는 유형이다. 김승규, 김용대, 김민식 같은 호리호리하면서 키 큰 선수들은 몸이 서 있으면서도 반응이 빠르다. 체중이 적기에 좌우 측면으로 빨리 떨어진다. 힘이 있는 선수들은 체중 때문에 자세가 높으면 내려가는 속도가 느리다. 서있다가 멀리 오는 땅볼을 막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중심을 앞에 주고, 일어선 자세와 숙이는 자세를 원활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운동을 많이 해서 만들고, 의식 하고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운동량을 늘리고 잡아줬다"며 정성룡에게 필요했던 부분을 설명했다.신 코치는 최근 순발력이 좋은 골키퍼들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정성룡처럼 힘이 좋은 타입의 골키퍼 역시 장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체형에 따라 유불리는 없다. 자기 특성을 잘 살려서, 상황에 맞게 자신의 특성에 맞게 해야 한다. 빠르고 간결한 골키퍼도 장점이 있지만, 정성룡은 힘이 있어서 밀리지 않는다. 세이빙를 할 때 공이 반대로 넘어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이 공의 궤적에 조금 변화가 될 때 몸이 더 나가야 하는데, 그 때 힘이 없으면 공이 밀려서 골문 안으로 들어간다. 크로스가 왔을 때도 상대가 달려들면 내 힘으로 공을 쳐야 한다. 마지막 상황에서 버티는 힘이 강하다."모든 분야에서 수원삼성은 디테일에 신경 썼다. 결국 서정원 감독이 매번 경기 전 라커룸 인터뷰에서 말하듯 '준비를 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성적이라는 결과를 냈다. 성공 비결에 요행은 없다. 서정원 감독은 "올 시즌에도 고칠 부분이 많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에 분명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 마음 가짐이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다. 수원삼성은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서정원의 팀이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눈부신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화성에서 목격한 훈련 과정과 모습에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빛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글=한준 기자사진=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현장르포K] 수원이 부활한 이유 ① 초반 실점이 사라졌다[현장르포K] 수원이 부활한 이유 ② 축구는 과학, 철저한 분석과 통계 활용[현장르포K] 수원이 부활한 이유 ③ 원맨 리더십 NO, 서정원의 남자들펠라이니, 미운 오리 새끼서 백조로'빅매치 출전' 루크 쇼, "처음 느껴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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