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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염기훈-'유스' 민상기가 말하는 '달라진 수원'

김민규 입력 2014. 11. 27. 07:01 수정 2014. 11.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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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규]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오른쪽)은 1983년생, 민상기는 1991년생이다. 8살 차이지만 마치 친구같았다. 달라진 수원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내년 시즌 선전을 다짐하며 포즈를 취한 두 선수.

화성=김민규 기자

"숨 쉬기도 힘들었어요."

수원삼성의 중앙수비수 민상기(23)는 2010년 '갤럭시 정책'를 펴던 시절의 팀 분위기를 말하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갤럭시 정책은 수원이 큰 돈을 들여 스타 플레이어들을 대거 영입하던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민상기는 수원 유스 팀인 매탄고 1회 졸업생이다. 그가 입단하던 2010년 팀에는 이운재(41)를 포함해 이관우(36)·곽희주(33) 등 '삼촌뻘' 선수가 즐비했다.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32)도 울산에서 이적해 왔다. 염기훈은 당시를 회상하며 "어린 선수들이 기가 많이 눌려 있었다"며 "주전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 사이에 괴리감도 느꼈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던 것이다.

수원은 최근 '갤럭시 정책'을 버리고 개혁을 택했다. 2012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서정원(44) 감독은 분위기부터 바꿨다. '스타'와 '유스'를 수원이란 이름 아래 하나로 만들었다. 서 감독은 염기훈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믿음을 보였다. 염기훈도 솔선수범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26일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염기훈과 민상기는 티격태격했다. 민상기가 "오~주장님이랑 인터뷰하네요"라고 놀란 표정으로 말하자 염기훈은 "너 출세했다"며 장난스런 눈빛을 보냈다. 수원 관계자는 "몇 년 전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장면"이라고 귀띔했다.

올 시즌 초반 수원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개막 후 1승1무 뒤 2연패를 당하며 순위가 11위까지 떨어졌다. 염기훈은 "개막 전 수원이 중위권 전력이란 이야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민상기를 바라보며 빙긋 웃더니 "(민)상기가 버티는 수비진이 경험이 없어 미덥지 못했다. (조)성진이는 J리그에서 갓 이적해와 K리그 무대 적응이란 숙제를 안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민상기도 고개를 끄덕였다. "겨울 훈련 기간에 의욕이 앞서 큰 부상을 당했다. 시즌 초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수원은 브라질월드컵 휴식기를 통해 달라졌다. 월드컵 후 민상기는 부상을 털어내고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했다. 유스 출신이 외국인 선수 헤이네르(29)와 주전 경쟁에서 이겼다. 민상기는 "(염)기훈 형이 친근하게 대해줘 선수들이 마음을 열었다. 고참들이 한 발 더 뛰고 더 땀을 흘리며 팀을 이끌어 힘든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염기훈은 "초·중·고를 거치며 주장을 많이 해봤는데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숨을 내쉬며 "분위기 개선을 위해 어린 선수들에게 장난을 치며 먼저 다가갔다"고 떠올렸다. 보이지 않는 벽은 이렇게 허물어졌다. 후반기에 달라진 수원은 11경기 연속 무패(6승 5무)를 기록하며 2위를 확정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거머쥐었다.

염기훈과 민상기는 벌써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염기훈은 "전북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경험이 있다. 내년에는 수원에서 그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며 "K리그에서도 전북에 되갚을 것이 많다. 큰 승점 차로 우승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뼛속부터 수원맨인 민상기는 "한 번 명품은 영원한 명품이라고 하지 않나. 수원도 누가 뭐래도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라며 "올해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흔들리지 않고 이 상승세를 이어가 형들과 함께 과거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화성=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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