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윔블던 남자 명승부 Best 5

김지환 2015. 6. 26. 16: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77년부터 개최되어 1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4대 그랜드슬램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회이다.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윔블던은 수많은 테니스 선수들에게 '꼭 뛰어보고 싶은 대회 1순위' 이자 '우승 트로피가 가장 욕심나는' 대회로 손꼽힌다.

선수들의 승부욕에 윔블던의 긴 역사가 더해져 윔블던에 유독 명승부가 많다.

진정한 테니스 광팬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마음 속에 품고 있을 명경기가 있을 것이다. 여기 기억에 남을 만한 손에 땀을 쥐는 남자 명승부를 5개를 꼽았다.

잠시 과거로 되돌아가보자.

1. 2008년 남자 단식 결승

라파엘 나달(스페인) def. 로저 페더러(스위스) 6-4 6-4 6-7 6-7 9-7

테니스 팬들에게 2008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은 잊을 수 없는 명승부로 회자된다. 이 경기에서 나달은 페더러를 4시간 48분만에 세트 스코어 3-2로 물리치고 생애 첫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당대 최고의 두 선수가 세 번째로 맞붙는 윔블던 결승이었기에 경기장은 긴장감을 넘어 전운이 감돌 정도였다. 특히나 비가 내려 경기가 두 번이나 중단돼 결승전은 밤 9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나달의 우승이 확정되자 암흑이 내린 가운데 팬들과 언론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져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대회 우승으로 나달은 1980년 비외른 보리(스웨덴) 이후 28년 만에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한 해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또 페더러의 잔디코트 66연승과 윔블던 41연승을 무산시키며 클레이코트에서만 강한 선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2. 2001년 남자 단식 16강

로저 페더러(스위스) def. 피트 샘프라스(미국) 7-6(7) 5-7 6-4 6-7(2) 7-5

혹자는 이 경기를 두고 새로운 황제의 등장 혹은 이전 황제의 몰락이라고 표현한다.

2001년 윔블던 16강에서 페더러와 샘프라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붙었다. 당시 페더러가 풀세트 접전 끝에 샘프라스를 제압하며 차세대 테니스 황제 자리를 예약했다. 페더러는 승리 후 입을 가린 채 눈물을 흘리며 매우 감격스러워했다.

샘프라스에게는 윔블던 5연패, 통산 8번째 우승이 좌절되는 씁쓸한 순간이었다. 특히, 샘프라스가 윔블던에 참가한 이래 5세트 경기에서 진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페더러는 8강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윔블던에서만 총 7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최다 우승부문에 샘프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3. 1980년 남자 단식 결승

비외른 보리(스웨덴) def. 존 매켄로(미국) 1-6 7-5 6-3 6-7(18) 8-6

1976년부터 1979년까지 윔블던 4연패를 달성한 보리. 그는 1980년 윔블던 결승에서 당시 떠오르는 신예 매켄로의 도전을 받게 된다.

보리는 1세트를 1-6으로 쉽게 내줬지만 2, 3세트를 연달아 가져왔고 4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5-4로 앞서며 무리 없이 5연패를 달성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매켄로는 끈질기게 따라붙어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 갔고 듀스 접전 끝에 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5세트로 넘겼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혈투에서 승리의 여신은 보리에게 미소를 보냈다. 이 우승으로 보리는 윔블던 5연패를 달성했다.

보리는 "매켄로가 매치포인트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에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정신적으로 힘든 경기였지만 내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해에는 매켄로가 보리를 4-6 7-6(1) 7-6(4) 6-4로 물리치고 생애 첫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4. 2010년 남자 단식 1회전

존 이스너(미국) def. 니콜라스 마휘(프랑스) 6-4 3-6 6-7(6) 7-6(3) 70-68

2010년 이스너와 마휘가 맞붙은 남자 단식 1회전은 다양하면서도 많은 기록을 쏟아냈다.

당시 이스너와 마휘의 경기는 6월 22일에 시작됐다. 이들은 세트스코어 2-2로 맞선 상황에서 일몰로 경기가 중단돼 승부를 23일로 미뤘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뒤 계속된 5세트에서 이들은 게임스코어 59-59가 될 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또 다시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다음날로 승부를 미뤘다.

사흘이 걸린 승부는 경기 시간만 11시간 5분이 걸렸다. 마지막 5세트 경기 시간만 무려 8시간 11분이 소요됐다.

이들이 세운 기록도 놀랍다. 당시 역대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 기록은 78개였지만 이 경기에서 이스너는 무려 112개, 마휘는 103개의 서브 에이스를 넣으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역사상 가장 긴 혈투를 보기 위해 테니스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5. 2001년 남자 단식 결승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 def. 패트리 라프터(호주) 6-3 3-6 6-3 2-6 9-7

2001년 윔블던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선수가 결승에 올랐다. 세계 125위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였다.

이바니세비치는 1994년에 자신의 최고 랭킹 2위를 기록했지만 어깨 부상 등으로 한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전성기가 한참 지난 선수라는 평을 듣고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결승 상대가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던 라프터였다.

경기 내내 라프터에게 끌려가던 이바니세비치는 5세트 세 번째 매치 포인트에서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길었던 듀스 접전이 끝나고 우승이 확정되자 이바니세비치는 코트에 엎드린 뒤 가족이 앉아 있던 관중석으로 곧장 뛰어 올라갔다.

감격스러운 이 장면은 영화 <윔블던>의 마지막 장면으로 차용되기도 했다.

우승 소감 또한 일품이었다. 이바니세비치는 "다시 테니스를 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우승하고 싶었다"" 말했다.

이바니세비치가 겪었던 고초가 절절히 느껴지는 소감이었다.

글= 김지환 기자, 사진= GettyImages/멀티비츠

[Copyrights ⓒ 테니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