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曺·趙 전설의 대결, 시간이 갈랐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입력 2015. 07. 27. 03:00 수정 2015. 07. 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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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라이벌 대국] 초읽기에 몰린 조치훈.. '열' 셀 때 착수해 시간敗 조훈현 "내용은 조치훈 勝", 조치훈 "패자는 말이 없다"

한국 바둑이 낳은 두 '전설' 이 12년 만에 펼친 대결에서 조훈현(62)이 조치훈(59)을 꺾고 승리했다. 26일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서 열린 한국현대바둑 70주년 기념 특별 대국은 백을 쥔 조훈현 九단의 '시간 승'으로 끝났다. 중앙 전투 중 백이 154로 젖혀간 상황에서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 있던 조치훈 九단은 계시원이 "열(10)"을 부르는 순간 착점했고, 심판을 맡은 김인 九단에 의해 시간패가 선언됐다.

결과는 허망했지만 내용은 시종 박진감이 넘쳤다. 조치훈이 초반 하변서 기선을 잡았으나 조훈현은 중앙 흑 대마에 대한 급소 일격으로 흑 대마의 허리를 끊으며 역전시켰다. 조치훈이 다시 좌상에서 반격에 성공한 이후 흑백은 쫓고 쫓기는 대마 싸움 속에 난전을 계속했다. 인터넷 해설을 맡은 서봉수 九단은 "서로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 바둑"이라고 평했다.

2층 공개해설장에는 이날 오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어 대국 시작 무렵엔 200명에 육박했다. 유창혁 최명훈 九단의 해설에 팬들은 두 패로 나뉘어 감탄과 탄식을 교환하며 대국자들을 응원했다. 백중한 형세에서 대국이 갑자기 중단되자 관중은 물론 많은 프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훈현은 이날 승리로 조치훈과의 통산 전적을 9승 5패(비공식 대국 포함)로 벌렸다.

흰색 모시 개량한복 차림의 조훈현과, 검은색 양복을 걸쳐 입고 나온 조치훈은 대국 전부터 점심을 함께 들며 우의를 과시했다. 종국 후 복기는 이세돌 九단이 참여한 가운데 20분가량 이어졌다. 팬들과의 대화 시간에 조훈현은 "조치훈 九단이 바둑은 이기고 승부는 져 선배 체면을 살려줬다"고 했고, 조치훈은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훈현이 "모든 바둑을 치열하게 두는 조치훈의 모습을 볼 때마다 배울 점이 많다"고 하자 조치훈은 "어린 시절 소질은 조훈현 九단이 나보다 월등해 나는 100배 더 노력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고 받았다. 조치훈은 이제 한국에 와서 활동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선수로 와도 안 뽑아 줄 것" "가장 기억에 남는 바둑"을 묻는 질문에는 "오늘 대국"이라고 답해 웃음을 유도했다. 한편 네이버 스포츠에서 실시간 중계된 이날 대국의 동시 접속자 수는 1만2000여 명에 이르렀고, 조치훈과 조훈현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각각 4위와 10위에 올라갈 만큼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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