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영의 인사이드 스포츠] '조용한 의리남' 조용형을 말하다

입력 2015. 10. 2. 09:04 수정 2015. 10. 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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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조용형(32)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조용한 의리의 남자'다. 물론 실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인성이 더 뛰어나다. 요즘 선수들을 보면 상당수가 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받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나누는 데는 인색한 편이다. 흔히 말하는 인간미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런 각박한 현실 속에서 2003년부터 기쁨과 고통을 함께 해 온 에이전트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조용형과 그의 부모님의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 감사의 의미를 담아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호날두 못지않은 의리남, 조용형

지난 8월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그의 에이전트 멘데스에게 결혼 축하 선물로 그리스의 섬 하나를 사 주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필자로서는 부럽기도 했다. 그 이유는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한국 선수들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호날두의 후한 마음이 멋있게 보였기 때문이다.

카타르 알라얀 구단에서는 조용형(중앙)이 카타르를 떠날때 외국인 선수임에도 이례적으로 환송회를 열었다.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사장(사진 가장 오른쪽)도 함께 자리했다

그런데 바로 이런 후한 마음을 가진 선수가 한국에도 있다. 바로 조용형이다. 그가 조용히 행하고 있는 나눔의 실행에 대해서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그의 에이전시 회사인 인스포코리아에 대한 배려와 성실함으로 인생 성공의 길을 가고 있는 조용형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조용형은 2005년 프로축구선수로 데뷔해 국가대표(A매치 42경기 출전)는 물론 한국-카타르-중국에서 뛰며 올해 9월30일까지 345경기(대표 팀, 리그, 컵 대회 포함) 이상을 뛰었고 이런 대가로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었다.

축구선수로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왔으며 번 돈을 헛되이 쓰지 않고 그의 부모님과 함께 잘 관리했다. 그리고 지난 8월31일 인천에 자신의 건물(월드타워) 준공식이 있었다. 그야말로 땀으로 만든 건물이기에 준공식에서 조용형과 그의 부모님을 보면서 필자 또한 가슴이 뭉클해졌다.

게다가 조용형과 그의 부모님은 인스포코리아 모든 직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월드타워 건물 7층에 자신의 에이전시 회사를 위한 사무실을 건물 설계 때부터 준비했었다.

그리고 9월10일 인스포코리아는 그가 나눔과 배려의 마음으로 만들어 준 공간으로 매우 뜻 깊은 이전을 하게 됐다. 과거의 고마움을 잊고 현재와 미래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현실 속에서 10여 년 동안 가족처럼 함께한 에이전트에게는 매우 고맙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소중한 마음을 통해 지금까지 투명하고 진실하게 고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당사로 하여금 앞으로도 변치 않고 더 정진할 것을 다짐케 한다. 또한 고객의 정당한 대우를 먼저 생각하고 유.불리보다는 옳고 그름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일하며 윤리경영 가치경영을 실천하는 스포츠마케팅 에이전시 회사로써 부끄럽지 않게 스포츠를 통한 개혁의 선도자 역할을 하라는 의미로 느끼고 있다.

조용형이 인스포코리아를 위해 마련해준 사무실 내부 모습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선수

2002년 2월 부평고를 졸업한 조용형은 고려대 축구부 인원 문제로 1년을 기다려 2003년에 입학을 하게 된다. 당시 고려대 축구부 조민국 감독(현 청주대 감독)이 '미안하지만 1년을 기다리더라도 고대에 와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해 힘들지만 기다림을 선택한다. 그리고 2005년 우여곡절 끝에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신인으로서 '2005 K리그 베스트 11'에 오르게 된다.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 당시 정해성 감독)에 입단할 당시 수원 삼성(당시 차범근 감독)과 스카우트전이 펼쳐졌는데 수원이 제시한 조건이 부천보다 훨씬 더 좋았지만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내준 부천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아 조용형과 그의 부친은 '돈 보다 약속과 의리'를 중시했다. 이런 과정에서 선수와 필자 모두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대개의 경우 상식적으로 더 좋은 조건을 버리고 '약속과 의리'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인가 보다.

A대표팀은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아쉽게도 우루과이에 1-2로 패하면서 8강을 밟지는 못했다. 이때 조용형은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중앙 수비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외신기자들이 디에고 포를란에게 '한국 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넘버 4'(조용형)라고 대답을 하기도 했다.

월드컵을 뛴 선수가 이렇게 튀지 않는 경우도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의 성격도 나서는 것 보다는 묵묵히 차분하게 자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전에서 활약하던 조용형의 모습. 스포츠코리아 제공

한 가지 예로 남아공 월드컵 직후, 한 방송국에서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한 인터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조 선수는 모두가 같이 열심히 해서 이룬 16강인데 홀로 조명 받는 게 어색하다며 거절했다. 돌아보면 그때 인터뷰에 응했다면 조용형 선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대중에게 좀 더 잘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타르 이적과 말라가

많은이들이 궁금해 하는 조용형의 카타르 이적과 말라가 뒷얘기를 해볼까 한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고 조용형은 제주 유나이티드(당시 박경훈 감독)에서 카타르 알 라얀으로 이적을 하게 된다. 알 라얀으로의 이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당시 제주 구단은 K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이 상황에서 핵심 선수를 다른 구단으로 쉽게 보내줄 감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박경훈 감독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조용형의 국외 이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군복무 문제에 따른 해외여행 허가와 관련된 여권 발급 그리고 선수에게 언제든지 발생될 수 있는 부상 등의 사유로 인해 나중을 기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에서 2009년에 이미 제주 구단에게 조용형의 6개월 임대 건을 협의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조용형이 제주 구단의 상황을 배려하여 다음 이적 기회가 올 때 가기로 약속을 하고 양보를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전적이 있었기에 알 라얀 이적 건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 남아공 월드컵 직후 프랑스, 스코틀랜드, 카타르 등에서 제안이 왔는데 제주 구단이 원하는 이적료를 맞추기에는 카타르 알 라얀을 선택하는 것이 최상이었다.

당시 알 라얀 구단주는 스페인 말라가 CF를 소유하고 있었고 알 라얀은 두 가지 제안을 했었다. 하나는 말라가와 2시즌 계약 후 바로 알 라얀에 임대를 가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알 라얀에서 2시즌을 보내고 말라가와 2시즌 계약하는 조건이었다.

알라얀에서 말라가 이적이 보장된 계약서 내용

그런데 전자는 이적료를 충족시킬 수 없었고 후자는 이적료와 연봉 모두 좋은 조건이었기에 필자와 선수는 후자를 선택했고 제주 구단 또한 이에 동의를 하게 된다.

그렇게 조용형의 카타르행은 결정됐고 2010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을 달성한 대표팀 선수 중 2010년 여름 이적 기간에 K리그에서 해외 구단으로 이적하게 된 유일한 경우다.

▶알 라얀에서의 4시즌과 특별한 환송회

알 라얀에서 2시즌을 보낸 후 서면 약속대로 말라가 CF로의 이적을 요구했으나 알 라얀 구단은 조용형이 계속 함께하기를 희망했고 이에 동의하고 다시 알 라얀에 2시즌 계약을 하게 된다. 결국 조용형은 2010년 8월부터 카타르 스타스 리그 알 라얀 구단에서 2014년 6월까지 성공적인 4시즌(2010~2014년)을 보냈다.

이정수(알 사드)와 함께 성실하게 한국 선수의 위상을 높였고 카타르의 모든 구단으로부터 한국 선수들에 대한 좋은 인상과 평가를 얻어냈다. 외국의 어떤 나라에서 첫발을 내딛는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다음에 이적하게 되는 그 나라 선수들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게 되므로 선구자의 역할은 언제나 매우 중요하다.

카타르 리그의 수준을 낮게 보고 돈만 많이 주는 수준이 낮은 리그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하지만 연봉을 많이 지불하지만 해당 선수가 그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 하면 계약을 중도파기 또는 해지하는 예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고액 연봉임에도 불구하고 연봉을 인상하면서 오랫동안 카타르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면 이미 그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조용형은 대한민국 선수의 성실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선수로 모든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선수와 관계자들로부터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필자가 직접 방문하여 그들을 만나면 언제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조용형을 칭찬하고 존중했다. 이런 정성어린 노력의 시간이 쌓여 4번째 시즌을 마치고 알 라얀을 떠날 때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인 조용형에게 이례적으로 환송회를 열어주었다.

카타르 알 라얀이 조용형의 환송회에 준비한 케이크

현재 조용형은 중국 수퍼리그 스좌장 용창 구단(2015년 9월 30일 현재 수퍼리그 6위)에서 활약 중이다. 스좌장 용창은 작년에 2부 (갑급)리그에서 승격한 팀이다. 조용형은 이곳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중국 내에서도 가장 믿음직한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인스포코리아 대표이사 kyyoon6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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