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팬 '눈 호강'시킨 그로저-시몬의 맞대결

2015. 11. 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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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프로배구 남자부에 ‘세계 3대 공격수’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현대캐피탈을 이끌던 김호철 감독이 아가메즈(30·콜롬비아)를 영입하면서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공격수를 데려왔다”고 추켜세운 다음이었다. 대한항공 산체스(29·쿠바)를 포함해 세계 3대 공격수 중 2명이 V리그에서 뛴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해외 언론이나 세계 배구계에서 공식적으로 세계 3대 공격수를 뽑는 일은 없다. 어떤 선수를 세계 3대 공격수로 불러도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세계 3대 공격수를 뽑더라도 아가메즈와 산체스 보다는 올 시즌 삼성화재에 합류한 그로저(31·독일)가 포함될 확률이 높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센터까지 범위를 넓히면 OK저축은행의 시몬(28·쿠바)도 세계무대에서 그로저와 이름을 견줄 만한 수준이다.

당연히 두 선수가 만나면 어느 때보다 코트가 뜨겁게 불타오른다.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경기도 그랬다. 시몬이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인 4연속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는 등 서브 에이스 7개를 성공시키자 그로저도 똑같이 서브 7개를 상대 코트에 떨어뜨렸다. 전체 득점에서도 그로저가 40점, 시몬이 38점으로 용호상박이었다.

이럴 때는 동료 선수들이 상대 에이스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일이 많다. 이 경기도 그랬다. 삼성화재 이선규(34)는 5세트 4-4 동점에서 시몬의 후위 공격을 가로 막았고, 지태환(29) 역시 6-5에서 시몬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했다. 이선규는 10-7에서도 시몬의 속공을 차단하며 OK저축은행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았다.

결국 삼성화재가 3-2(26-24, 23-25, 22-25, 25-21, 15-11)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6연승을 질주했다. 후위 공격 12개, 블로킹 3개까지 성공하며 V리그 데뷔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한 그로저는 “경기 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데 동료들이 잘 도와준 덕에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반면 OK저축은행은 4연패에 빠졌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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