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는 지금 호황 중, 왜?

최민규 2016. 2. 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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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민규]

일본프로야구(NPB)는 지금 호황 중이다. 이유가 뭘까.

퍼시픽리그는 지난해 관중 1072만 6020명을 유치해 1950년 리그 창설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센트럴리그는 관중 1351만900명으로 1992년 이후 최다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신기록이다. NPB는 2004년 이전까지는 유료 실관객을 집계하지 않았다. 실관객 집계가 처음 이뤄진 2005년 관중은 센트럴리그가 15.2%, 퍼시픽리그가 22.8% 감소했었다. 이전 집계의 신빙성은 떨어진다.

구단 별로는 센트럴리그에서 야쿠르트, 요코하마가 2005년 이후 신기록을 세웠고, 히로시마는 창단 후 첫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퍼시픽리그에서는 라쿠텐, 세이부, 오릭스, 소프트뱅크가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NPB를 지배한 단어는 ‘위기’였다. 2004년 일본 최대 사철기업인 긴테쓰가 프로야구단 운영을 포기했다. 구단 재정 악화로 오사카돔 대관료를 내는 것도 부담이었다. 2004년 위기는 라쿠텐이 창단하고, 오릭스와 긴테쓰가 합병하는 것으로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위기는 지속됐다. 센트럴리그에서는 요코하마가 구단 운영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이때 NPB에선 양대리그에서 한 팀 씩을 없애고 10개 구단 단일리그로 운영하자는 안이 나오기도 했다. 요코하마는 결국 2011년 인터넷 기업 DeNA에 매각됐다.

NPB는 경영 면에서 한국 프로야구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야구단 운영을 모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엄청난 야구 인기에도 경영수지 개선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센트럴리그, 특히 요미우리와 한신이라는 양대 인기 구단의 영향력이 크다. 이영훈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2008년 NPB 전체 TV중계권 수입 1억1740만 달러의 90.5%는 센트럴리그 6개 구단의 몫이었다. 그리고 77.7%를 요미우리와 한신이 가져갔으며, 요미우리 1개 구단의 몫은 절반이 넘는 51.8%였다. 메이저리그식 통합 마케팅이 어려운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노모 히데오부터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등 수퍼스타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전전긍긍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센트럴리그는 2011년, 퍼시픽리그는 2012년부터 관중이 매년 증가 추세다. 전체 수입에서 입장료 비중이 큰 현실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구단 별로 기발한 마케팅 노력이 눈에 띈다. 오릭스는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체크무늬 유니폼을 선보인다. 유니폼 판매를 염두에 둔 마케팅이다. 메이저리그식 마케팅으로 유명한 라쿠텐은 올시즌 개막전을 오후 4시에 치른다. 1968년 이후 최초의 ‘황혼 경기’다. 관중 편의를 우선한 발상이다. ‘시민구단’ 히로시마는 올해 360점의 신상품을 기획했다. 그 중 하나는 55만 엔(약 549만원) 짜리 3대 한정 가죽 소파다.

통합마케팅에도 눈을 뜨고 있다. 퍼시픽리그는 6개 구단에서 전문가를 차출해 한국의 KBOP와 유사한 통합마케팅 조직을 만들었다. 해외 중계권 등 업무를 맡을 예정으로 최근 한국 방송사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구단 조직도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 프로야구는 모기업에서 파견된 간부가 구단 대표를 맡아왔다. 대개는 스포츠 비전문가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게 메이저리그식 단장(GM)이다. 1994년 지바 롯데가 감독 출신 히로오카 다쓰로를 최초의 GM으로 임명했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다. 지금은 직함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7개 구단이 GM과 유사한 직위를 두고 있다.

구단 운영과 구장 운영을 일체화시키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요코하마는 올시즌 홈구장 과반수 지분을 취득해 일체 경영에 돌입했다. 2012년에는 소프트뱅크가 870억 엔을 투자해 후쿠오카돔을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인수했다. 매년 50억 엔이 넘는 임대료 부담을 경감하고, 구장을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에서였다. 최규덕 롯데 홍보팀장은 “수입 구조상 일본 뿐 아니라 한국 프로 구단도 구장과의 일체형 경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NPB에서 모기업이 구장을 소유한 구단은 모두 6개다. 그리고 라쿠텐과 히로시마는 모기업, 또는 스폰서사가 구장 네이밍라이트권을 취득하며 야구단 운영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잡지 <넘버> 고정 칼럼니스트인 요시자키 에이지씨는 “오릭스·긴테쓰 합병 문제가 발생한 2004년은 위기가 고조된 해였다. 그때를 분수령으로 모기업에서 파견된 직원이 아닌 프로야구에 애착이 있는 전문 프런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의 마케팅 활성화는 그 성과다. NPB는 한국프로야구의 팬 문화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선물을 증정하면 손님이 온다’는 수준이다. 프로야구 흥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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