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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비키니]프로야구 리그는 고려대 리그

입력 2016. 02. 18. 03:05 수정 2016. 02. 1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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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기법으로 학맥 파워 살펴보니 교우 수-야구 명문고 출신 최다.. 지하철로 비유땐 강남역 같은 존재홈런-타점-세이브 기록도 독보적.. 2000홈런-1만타점 이상은 고대뿐
[동아일보]
고려대 교우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모교가 프로야구 최고 명문교로 뽑혔습니다. 야구부가 있는 고교와 대학을 통틀어 그렇습니다.

바야흐로 졸업과 입학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파워 있는 학맥을 유지하고 있는 학교는 어디일까. 이럴 때 사회네트워크분석(SNA) 기법을 활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표한 ‘2016 소속 선수 현황’을 토대로 분석을 시도해 봤습니다. ○ 가슴속에 터지는 힘으로! 힘으로!

결과는 고려대가 교우 수도 많고 같은 방식으로 분석한 야구 명문 고교 출신도 많이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용어를 빌리자면 ‘고유벡터(eigenvector) 중심성’이 높게 나온 겁니다. 역시 네트워크로 돼 있는 서울지하철에 비유하자면 고려대는 강남역 같은 학교입니다.

기록으로 봐도 고려대가 최강입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려대 졸업생은 프로야구 1군 경기에서 타율 0.269, 2594홈런, 1만4210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홈런 2000개를 넘긴 것도, 타점 1만 점을 넘긴 것도 고려대뿐입니다. 동문 투수가 거둔 승수에서도 고려대(992승)는 한양대(1050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고려대 교우가 기록한 559세이브 역시 모교별 최다 기록입니다.

고려대에 이어 광주일고와 천안북일고가 나란히 명문교 순위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홈런(1938홈런), 타점(9435점), 다승(720승)에서 출신 고교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광주일고가 전통의 팀이라면 북일고는 현재의 팀입니다. 육성선수(옛 연습생)까지 포함하면 북일고는 동문 현역 선수가 총 49명입니다. 광주일고(46명)를 꺾는 최다 기록입니다. ○ 안개 속에 가물가물 정든 사람 손을 흔드네∼

고교-대학 동문으로 범위를 넓혀도 고려대가 정점에 있습니다. 일단 광주일고-고려대 인맥이 제일 파워가 센 학연입니다. 넥센 염경엽 감독(48), KIA 김종국(43) 김상훈 코치(39) 등이 이 라인 출신입니다. 그 다음은 신일고-고려대, 서울고-고려대 순서입니다.

사람을 따져 봤을 때도 고려대 법학과 86학번 김경기 SK 퓨처스리그(2군) 감독(48)이 프로야구 인맥 네트워크에서 제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시 서울지하철 노선에 빗대면 김 감독은 서울역 같은 존재입니다. 인물 간 거리를 따졌을 때 김 감독이 평균적으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거리가 나왔으니 이런 건 어떨까요? 야구팬들은 흔히 “프로야구 선수들은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출신 학교만 따졌을 때는 2.8단계를 거쳐야 서로 연결이 됩니다. 여기에 현재 소속팀 정보를 포함시키면 1.9단계로 줄어듭니다. 실제로는 전 소속팀, 대표팀 경험 등 더 다양한 루트로 연결될 테니 팬들 말이 영 허튼소리는 아닐 겁니다.

KBO에서 발표한 자료에 포함된 건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총 856명. 이 중에서 외국인 코치나 선수, 외국 학교 졸업자, 트레이닝 코치 등을 빼니 792명이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 12명을 제외한 780명(98.5%)이 네트워크 하나에 속해 있었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프로야구 무대는 고려대가 지배하는 ‘그들만의 세계’입니다.

황규인 기자 페이스북 fb.com/bigk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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