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서 온 정운 "아탈란타 오퍼도 받았지만 K리그에선 새내기"

김현기 2016. 3. 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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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에서 3년간 뛰고 제주에 입단한 정운이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김현기기자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K리그 데뷔하러 갑니다.”

1년 전 동유럽 축구 강호 크로아티아에서 한 한국인 선수가 화제가 됐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가 1부팀 스플리트로 갓 이적한 왼쪽 수비수 정운(27)의 귀화를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크로아티아는 마침 그 자리가 취약했고, 2016 유럽선수권대회 본선을 위해서라도 정운을 데려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득점왕 출신인 다보르 수케르 크로아티아축구협회장은 “이런 선수가 왜 한국 대표가 아닌 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그 정운이 지금 한국,그것도 제일 남쪽인 제주에 있다. 2013년부터 크로아티아에서 활약한 그는 올 겨울 제주와 계약하면서 고국 무대로 복귀했다. 엄밀히 말하면 그는 아직 K리그 데뷔를 하지 않은 상태다. 명지대를 졸업한 2012년 연고지명팀 울산과 계약했으나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1년 만에 방출됐고 크로아티아로 무대를 옮겼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 귀화도 솔깃했지만,그는 한국 남자로서 병역도 수행하고 또 언젠가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K리그 클래식으로 왔다. 그는 “거기서만 잘 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다. 3년 전 K리그 아쉬움을 제주에서 풀고 싶다”고 했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에게 5개 키워드를 던졌다.

#1.크로아티아=2012년 울산에 갔는데 1분도 못 뛰었다. 못 뛴 정도가 아니라 전지훈련에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11대11로 팀 내 연습경기를 해도 난 후반 막판 10~15분 가량 뛰고 끝이었다. 1년 뒤 방출이 되어 크로아티아를 갔다. 친구를 통해 아는 에이전트를 소개받았고 테스트를 치른 구단이 이스트라였다. 거기서 떨어지면 축구를 접어야 할 상황이었다. 죽기살기로 뛰었고 테스트에서 살아남아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헤어스타일 때문에 “버섯이냐”는 놀림도 당해서 그런 걸로도 지기 싫어 지금의 독특한 머리(왼쪽은 스포츠형, 오른쪽은 장발형)를 만들었다.

#2.귀화=이스트라 때부터 감독에게서 얘기를 들었다. 당시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감독과 친하다면서 “네가 대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지 신문에서도 크게 다뤄졌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게 뭔가 온 것은 없었다. 계속 말은 나왔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올 겨울 크로아티아에 1년 더 남을까 등등을 고민하다 한국에 왔다.

#3.아탈란타=유럽은 나라들끼리 붙어있다보니 확실히 주변국에서 많이 보러 온다.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에서 가까운데 이스트라에서 잘 할 땐 이탈리아 2~3팀이 나를 자주 보러왔다. 아탈란타는 내게 정식 오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크로아티아 최고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 이적 무산이었다. 이적이 거의 결정되었는데 컨디션이 좋다보니 의욕도 넘쳐 부상을 당했다. 2013~2014시즌 마지막 6경기를 쉬면서 이적도 없던 일이 됐다.

#4.제주=K리그에선 보여준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기회가 온다면 크로아티아에서 쌓은 것들이 물거품되지 않도록 증명하고 싶다. 크로아티아에서만 잘 했던 선수가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다. 유럽 선수들은 경기 준비하는 것부터 훈련, 실전까지 정말 프로페셔널하다. 그걸 크로아티아에서 배웠다. 제주 온 뒤에도 그렇다. 훈련도 착실히 하고 있고, 준비 과정도 열과 성을 다하는 중이다(조성환 제주 감독은 “정운이 올 겨울 가장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5.2골6도움=제주가 지난해 실점이 정말 많았다. 올해 수비진도 많이 바뀌다보니 실점 방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난 풀백이고 조 감독님 역시 공격적인 플레이도 주문하신다. 크로아티아 간 뒤부터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도전해서 이루는 습관이 생겼다. 팀으로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꼭 가고 싶다. 개인적으론 2골6도움을 그린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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