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빙속 남자 장거리 세계 최강 스벤 크라머 "평창서 이승훈 제치고 金 따는게 목표"

글·사진 황인호 기자 입력 2016. 3. 1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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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강국' 네덜란드를 가다 <중>
장거리 빙상스타 스벤 크라머가 지난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렌빈 티알프 아레나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세계 빙상계의 장거리 최강자 스벤 크라머(30)는 네덜란드의 여느 아이들처럼 어렸을 때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스케이트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게 계기가 됐다. 어린 크라머는 세계 정상의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수년이 흘러 그 꿈을 이뤘다. 많은 사람들이 크라머의 재능을 칭찬했다. 그러나 크라머의 진짜 힘은 스케이트를 즐기는 데서 나왔다.

지난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렌빈 티알프 아레나에서 만난 크라머는 오랜 시간 정상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포기하는 것이 많다”고 했다. 그는 “훈련도 열심히 하지만 생일 파티 같은 사적인 부분들을 많이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크라머는 지난 주말 올어라운드 챔피언십이 끝나자마자 바로 1주일 뒤에 있을 월드컵 파이널 준비에 들어갔다. 빡빡한 일정이다.

그러나 크라머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부담을 느낀다든가,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매일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지만 크라머에게 훈련은 일이 아니다. 그에게 스케이트는 놀이고 일상이기 때문이다. ‘여자 크라머’로 불리는 이렌 뷔스트가 정상 유지 비법으로 “스포츠는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과 통한다. 크라머는 “마지막 주라서 편하긴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이번 대회가 끝나면 4주 정도 방학이 주어진다. 그걸 기다리고 있다”고 어린 아이처럼 웃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글로 팬들에 인사말을 전하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도 컸다. 올해 새해 인사를 남긴데 이어 며칠 전엔 올어라운드 챔피언십 8회 우승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에 대한 기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는 “2018년엔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만나게 될) 팬들에게 내 소식을 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받아썼는데 맞게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크라머는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독 올림픽(1만m)과는 인연이 없었다.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7위를 차지했던 크라머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선 코치의 실수로 인코스를 두 번 타며 실격, 금메달을 이승훈에게 내 준 적 있다. 절치부심해 재도전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선 팀 동료 요리트 베르그스마가 1위에 오르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크라머는 2010년의 일이 생각이라도 난 듯 취재진을 보며 한번 미소 짓더니 “1만m에서 이승훈에게 진 적이 있다. 이번엔 꼭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평균 선수 생활이 30대 초반까지임을 볼 때 이번 올림픽이 크라머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크라머는 “이승훈이 한국 스케이팅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이번엔 양보 못 한다”고 했다. 운동선수로서의 꿈에 대한 질문에서도 ‘2018년 1만m 우승’이라고 못 박으며 각오를 전했다.헤렌빈(네덜란드)=

글·사진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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