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창민 "마무리에게 블론세이브는 가슴 아픈 단어"

이형석 2016. 6. 30. 07: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이형석]
기사 이미지

2016 삼성 마운드의 최고 수확은 '클로저' 심창민(23)의 재발견이다.

마무리는 삼성의 불안 요소였다. 임창용(KIA)의 방출로 안지만이 책임을 떠안았다. 하지만 지난해 구위에 미치지 못했다. 안지만이 부상으로 이탈한 5월 5일부터 심창민이 뒷문지기로 나섰다. 그는 '임시' 꼬리표를 떼고 10개 구단 최연소 마무리고 자리매김했다.

본격적인 마무리로 나선 후 그는 20경기에서 10세이브를 올렸다. 29일 사직 롯데전서 4-2로 앞선 9회 등판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2.15에 불과하다. 이닝당 출루 허용율은 1.19로 리그 평균(1.56) 보다 크게 낮다. 심창민이 중시하는 기록은 승계주자 실점. 올 시즌 승계주자실점률은 16%로 지난해(34%)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심창민은 입단 2년차인 2012년부터 1군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한때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기도 했다. 이제는 사자 군단의 어엿한 마무리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마운드 사정이 넉넉치 않은 삼성에 그의 성장은 큰 희망이다.

-마무리 투수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책임감은 당연하다.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려 한다. 즉, 나에게 유리하게 승부를 갖고 가려 한다. 볼카운트를 내 쪽으로 끌고 오기 위해 공격적으로 던진다."

-자신감이 쌓인 것 같다.

"여차하면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자리다 보니 중간 계투 때보다 집중력도 좋다. 시속 150㎞ 공을 아무리 빵빵 던져도 결과가 안 나오면 무의미하다. 좋은 결과에서 얻는 자신감도 굉장히 크다."

-스프링프부터 올 시즌엔 1이닝 이상 투구를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팀 여건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할 땐 좋은 투수가 많았다. 여러 선수가 책임을 나눠 지는 게 가능했다. 올 시즌은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완벽한 필승조'라 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나 역시 물음표가 있다."

기사 이미지
-막강 불펜으로 평가됐던 당시 멤버여서 많이 배웠겠다.

"막강 불펜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44차례 연속 이기지 않았나. 자랑스럽다. 아무리 불펜이 약하다고 해도 요즘도 마운드에서 가끔씩 생각한다. '난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라고. 한 번씩 벽에 막힐 때. 보이지 않는 자존감이 내면에서 나오니까."

-다소 주춤했던 시즌도 있었는데.

"사람이 안 되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게 한순간이다. (5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6.81을 기록한) 2014년엔 뭘 해도 안 됐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생각도 많아졌다. 팀은 우승했지만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사실 '팀을 위해서'란 얘기도 선수 개개인이 강해야 가능하다. 내가 못하는데 팀을 위해 큰 도움이 될 순 없진 않은가. 개개인이 강해야 팀 퍼스트 정신도 나온다. 아주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한 단계 넘어서는 게 힘들었다. 그때 경험을 토대로 내 것을 만들고 배워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아직 도약 중인 단계다. 배움에는 끝이 없으니까."

-1이닝 이상을 던지기 위해선 결국 좌타자 승부가 중요했는데.(심창민은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이 0.231로 낮은 편이다.)

"원래 좌타자 승부에 자신있었다. 되도 않은 자신감이 있는 편이다(웃음). 승부욕이 좀 세다. 외부에선 '사이드는 왼손 타자에 약하다'고 단정짓는다. 이걸 깨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만큼 좌타자 승부를 많이 한 적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좌타자에 강한 이유는.

"일단 자신감이다. 그리고 체인지업 비율을 2% 정도 올렸다. 이게 굉장히 큰 차이다. 개인적으로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도 찾아본다. 구종별 구사율과 평균 구속 등을 보는데 예전보다 직구 의존도가 줄었다. 상대 입장에서 예전에는 내 직구 하나를 보고 쳤겠지만 '이젠 심창민이 변화구도 있네'라는 인식을 준 게 크다."

기사 이미지
-승계주자 실점이 굉장히 낮은데.

"불펜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다만 마무리는 9회 이닝이 시작할 때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8회라도 2사에서 주로 나온다. 그래서 중간계투로 뛸 때보다 부담이 덜하다. 투 아웃이면 아웃 하나로 이닝을 막을 수 있지 않나. 1~2점차에서 적시타, 더블 스틸, 번트 등 여러 부분에서 대응하고 신경써야 하지만, 결국 점수를 안 주는게 중요하다. 결국 내 책임인데 (막을) 자신감이 있다."

-코칭스태프에서 '심창민은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가를 많이 하는데.

"'소리 없는 강자' 스타일을 좋아한다. 일부러 괜찮은 척 하면서 강하게 마음먹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 그리고 팀 여건이 안 좋아지다 보니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주변의 승부근성도 날 자극시킨다."

-마무리로 장기적인 목표는.

"아무래도 조금 더 관리 되고, 좀 더 야구를 오래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 같다. 세이브 갯수 보다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팀이 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먼저다. 블론세이브는 가슴 아픈 단어다. 중간 투수도 블론 세이브를 할 순 있지만 '나 때문에 팀이 졌다'는 인식은 좀 덜하지 않나. 선발과 중간 투수, 그리고 야수의 득점으로 힘들게 끌어온 경기를 나 하나로 날려보낼 수 있으니 공 한 개가 굉장히 중요하다. 마무리로 옮기면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부산=이형석 기자

‘원정도박’ 혐의 임창용, 복귀 앞두고 파격 행보

‘9번 이병규’ 종아리 근육 파열…재활까지 3~4주

‘이범호 끝내기 안타’ KIA, LG 꺾고 시즌 첫 6연승

[포토]러블리즈 서지수, ‘우아하게 와인드업’

루니 “호지슨 감독과 팀 불화설 사실 아니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