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의 리우 엿보기]'귀하신 몸' 한국어 통역 봉사자

2016. 8.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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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2016 리우올림픽]대부분 외국인이거나 해외동포그나마 구하기 힘들어 특별대접 받아

[동아일보]
“역도 용어 중에 인상은 뭐고, 용상은 뭐예요? 북한 선수들이 역도를 잘한다니까 알아둬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를 못 알아들으면 어쩌죠? 북한 선수들 사투리가 심한가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취재진이 숙소로 쓰고 있는 미디어빌리지에서 만난 알리라 드위파야나 씨(20)가 물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출신인 그는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어 통역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지난해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으로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웠고, 현재는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말투만 들으면 완전 한국 여대생입니다. 표현도 톡톡 튀었습니다. 고향을 묻는 질문에 “수도(자카르타) 바로 아래 있어요. 수원이라고 생각하면 돼요”라고 답할 정도입니다.

“영어도 빨리 배웠어요. 외국어를 배우는 데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자랑하는 드위파야나 씨지만 정작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는 할 줄 모릅니다. 그 대신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리우 올림픽 현장에서 한국어는 ‘귀하신 몸’이기 때문입니다.

리우 올림픽 자원봉사자 선발 과정에서 떨어졌던 그가 재수(?)에 성공한 것도 순전히 한국어 덕분입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급하게 한국어 통역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한국어 통역으로 지원해 합격한 것입니다.

그냥 합격만 한 게 아닙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조직위에서 숙식을 제공받습니다.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자기 돈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개최국을 찾아와야 하고 숙식도 자기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 조직위에서 대우를 해준 겁니다.

리우에는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는 이들은 드위파야나 씨처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나 해외동포가 대부분입니다. 원래 다른 곳에 배정을 받았다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이 알려져 경기장 통역 요원으로 자리를 옮긴 봉사자도 적지 않습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처음 자원봉사자 선발 과정에서 떨어졌을 때는 방학이니까 고향에 돌아가 엄마가 해준 밥을 먹으면서 다른 봉사활동 기회를 알아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인도네시아 집밥 생각은 안 나는데 순두부찌개가 너무 먹고 싶네요”라며 웃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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