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난 사람]안산 박공원 단장 "백년걸려 우승해도 시스템 갖춘 팀 만들겠다"

위원석 2016. 8.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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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시민구단의 박공원 단장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16.07.2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위원석 체육1부장]지난 해 스포츠서울은 ‘챌린지를 달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적인 2부리그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소개하는 연재물이었다. 2부리그가 보다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 지난해 6월 18일자 시리즈 8회에 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2년뒤 출범할 시민구단에 모든 열정을 쏟겠다”며 사자후를 토했다. 그리고 1년뒤 그의 바람대로 시민구단 창단이 가시화됐고 내년 초 정식 출범을 위한 로드맴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1년 전 그의 직함은 안산 경찰청 무궁화FC의 사무국장이었고 지금은 같은 팀의 단장으로 일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아마도 안산 시민구단의 초대 단장으로 시민구단 창단식의 한켠을 장식할 것이 확실하다. 박공원(50) 안산 단장은 축구계에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2년 국내 유수의 에이전트업체인 이반스포츠의 해외이적팀장으로 프로축구판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뒤 기업구단인 전남의 프로지원팀장과 도민구단인 경남의 전력강화부장을 차례로 거쳤다. 한때 K리그에서 가장 선수 ‘사고팔기’에 능한 달인으로 꼽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경찰축구단을 유치한 안산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시민구단 전환에 핵심적인 실무역할을 해냈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시민구단 창단의향서를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지난달 22일. 그 일주일뒤 박 단장과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마주앉았다.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는 안산 시민구단의 비전을 직접 듣고 싶었다.

-1년전 인터뷰에서 시민구단 출범에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했다. 제종길 시장이 창단 기자회견을 했을 때 감회가 누구보다 남달랐을 것같다
사실 안산은 고향도 아니고 개인적인 지역연고가 있는 곳은 아니었는데 우연한 인연으로 일하게 됐다. 안산은 보통 사람들에게 세월호,공단지역,다문화지역 등과 같은 이미지가 있는 것같다. 경찰축구단이 들어와 있었지만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개인적인 욕심은 없었다. 현재 챌린지가 11개 구단으로 이뤄져 있는데 더 많은 팀이 생겨나서 일본처럼 확실한 승강제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도민구단인 경남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지만 시민구단 창단작업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제종길 시장님의 의지는 말할 것도 없고 시의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만 했다. 또 마침 경찰축구단이 아산으로 옮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시민구단 창단 기자회견을 할 때 마음속으로는 정말 많이 울었다.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하는 마음이었다. 안산 시민구단은 이제 스타트라인에 섰다. 내년 초 창단식까지의 과정이 정말 더 중요하다.

-안산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가.
2013년 4월 경남에서 나와서 쉬고 있었다. 구단에 있었을 때는 전화기를 두개 가지고 다녀도 배터리가 나갈 정도로 바빴다. 나와보니 전화 한 통화 없더라. 노는 기간이 한달이 넘어가니 부담도 됐는데 평소 멘토처럼 여겼던 선배가 자신의 연구실에 나와서 공부나 하라고 연락이 왔다. 내가 구단에 있을 때는 주로 전력강화 일을 하다보니 선수 사고파는데는 능했는데 솔직히 마케팅나 홍보 이런 것은 잘 몰랐다. 연구실에 나와서 이런 저런 자료를 찾다가 일본 J리그의 반포레 고후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됐다. 이 작은 구단이 일본에서 14년 연속 흑자를 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무작정 반포레 고후의 우미노 가즈유키 회장을 찾아갔다. 한 시간 정도 우미노 회장과 면담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만의 리그’를 해왔구나 하는 자각과 반성이 강하게 들었다. 지역 밀착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잡혀갔다. 마침 그런 상황에서 옛날 영국 유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안익수 감독(현 U-19 청소년국가대표팀 감독)이 연락이 왔다. 안산 출신인 안 감독이 안산시와 경찰축구단이 연고지 협약을 맺게 됐는데 와서 일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마침 프로연맹에서도 추천을 해줬다. 그런 연유로 안산에 오게 됐다.

-시민구단 전환에는 구단주인 제 시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했을 것이다. 제 시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시민구단 창단까지 결심하게 됐는가.
시장님이 워낙 축구를 좋아하셨다. 또 안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배구 OK저축은행도 좋은 영향을 준 것같다. 신생팀이었던 배구단에서 유니폼에 ‘위(WE) 안산’을 달고 우승하는 기적을 일으켰는데 이런 것을 보시면서 스포츠를 통해 시민을 화합시키고, 안산을 더 밝은 지역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보신 것같다. 지난 해에는 시장님과 시의회분들을 모시고 고후를 다녀왔다. 처음에는 왜 성적이 하위권인 팀을 보러가느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막상 반포레 고후 구단의 활동을 직접 보고 난 뒤에는 느끼신게 많았던 것같다. 이후 한중일 프로축구 포럼도 열고 K리그 올스타전이나 A매치를 안산으로 유치하면서 조금씩 명분과 자신감을 얻어갔다.

안산 시민구단의 박공원 단장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16.07.2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안산이 지난 3년간 경찰축구단을 유치해 챌린지에서 활동하면서 시민구단화를 추진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평균관중 3500명 정도가 되면 시민구단 창단에 힘을 얻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그 부분이 참 힘들었다. 경찰축구단의 한계로 구단 정체성을 만들어나가고 마케팅을 하는데 난점이 있었다. 또 클래식과 챌린지의 다른 시도민구단에서 워낙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다른 구단 사례를 보고 ‘물먹는 하마’나 ‘깨진 독에 물붓기’같은 인식을 가진 것도 어려움이 됐다. 남은 창단 과정속에서도 의회 조례 개정이 시급하다. 9월 30일까지 창단지원신청서를 내야 하는데 그 안에는 자금운영 계획같은 것이 다 들어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례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안산은 일단 챌린지에서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 선수단 출퇴근제, 아시아쿼터 확대 등 이전과 다른 모델을 시도한다는 구상인데.
많이 쓸 돈도 없지만 많이 쓸 생각도 없다. 보통 2부리그는 70억원, 1부리그는 100억원 예산이 기준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그런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한정된 수입에서 지출만 하다보니 8,9월이 되면 ‘빵꾸’가 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경찰축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쌓인 노하우가 있다. (막 창단한 시도민구단보다는)수업료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프로선수들을 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우리네 시스템에는 반대다. 선수단을 위해서 라커룸만 있으면 된다. 해외에서도 원정경기 갈 때면 공항에서 집합하고 식대도 식권으로 지급한다. 프로라고 하면서 오히려 아마추어처럼 행동하면 안된다. 의식부터 전환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도 2명은 아시아쿼터로 사용하려고 한다. 안산 80만 인구 가운데 10만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런 분들을 겨냥하고 진정한 지역밀착을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무궁화FC는 경찰축구단의 이미지인데 모든 것은 다시 세팅되는 것인가.
물론이다. 다 바뀐다. 일부는 CI작업이 이미 들어가 있다.

-기본적인 선수단은 내셔널리그의 현대미포조선 축구단을 인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하던데.
큰 틀은 합의했고 세부적인 상황은 더 논의해야 한다.

-챌린지에서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클래식에 올라와야 할 터인데 현실적으로 몇년 뒤를 목표로 하는가.
클래식에 올라가는 것은 돈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돈이면 되는 그런 구단을 원하지 않는다. 지역민에게 얼마나 더 다가가는 구단이 되느냐가 휠씬 더 중요하다. 즉 시스템을 먼저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종길 시장도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기사를 보면서 돈으로 당장 우승하기보다는 백년이 걸려 우승해도 제대로 가는 팀을 만들자고 하시더라. 몇년만에 클래식에 올라갈 것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몇년만에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 내느냐가 휠씬 더 중요하다.

-이흥실 감독은 안산에 남는가, 아니면 경찰축구단이 옮기는 아산으로 가는가.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 이 감독이 아산쪽하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없는 것같고 당연히 우리와 먼저 대화를 할 것이다. 이 감독이 그동안 팀을 잘 이끌어왔고 선수단 장악력 등에서 장점이 많다. 최종 결정은 구단주가 하시겠지만 유력한 (창단 감독)후보군에 있는 것은 맞다.

-경찰청 팀을 운영해본 경험으로 향후 군경팀이 K리그에서 어떤 포지션에 있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는가.
군경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군경팀을 프로리그 안에서 운영하는 이유는 우수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선수경력의 연속성 유지 등이 있을 것이다. 한데 지금 현실은 어떤가. 대부분 선수들이 끌다가,끌다가 20대 후반의 막바지에 군경팀에 입대한다. 선수 생활의 마무리 단계에서 군경팀에 들어오니 제대이후 얼마나 목표했던 경기력 향상이 이뤄지겠는가. 오히려 군경팀을 23세 이하팀으로 운용하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23세 이하 선수들은 유능해도 자기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이런 선수들이 일찌감치 군경팀으로 가서 경기력도 높이고, 제대 이후에는 각 팀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본인이 해외 진출을 할 때에도 병역 문제의 걸림돌이 없어지게 된다. 이런 방향으로 팀 운용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한국축구 전체를 위해서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체제의 군경팀은 리그내에서 너무 잘해도 욕을 먹고, 너무 못해도 욕을 먹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안산 시민구단의 박공원 단장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16.07.2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보자. 한국체대에서 사격을 전공한 것으로 안다. 일본과 영국에서 스포츠관련 유학도 했는데 학자가 원래 꿈이었나.
대학교수가 목표였다. 체육학과를 나온 사람에게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있는데 나는 그런게 너무 싫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교수가 되고 싶었다. 일본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했고 2000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세미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사로 왔던 앨런 톰린슨 교수를 알게 됐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서 영국 브라이턴 대학에 풋볼매니지먼트 박사과정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전남과 경남 등에서 전력 강화 관련 실무 역할을 담당했다 선수 이적을 통한 수익창출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평도 들었는데.
사실 영국에서 박사 과정을 그만두게 된 것은 학비가 모자라서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다. 당시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2002 월드컵이 끝나고 황선홍 유상철이 무적 선수가 됐는데 국제축구연맹(FIFA) 자료를 보다보니 당시 무적선수도 등록할 수 있다는 권고사항이 있었다. 그래서 국내 에이전트사인 이반스포츠에 황선홍 선수의 이적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돼서 축구쪽 일을 하게 됐다. 이반스포츠에서 나중에 아예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와서 최종적으로 학업을 정리하게 됐는데 그런 결심을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오직 교수가 되겠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학업을 포기한다고 하니 너무 괴로웠다. 지금 돌아보면 오히려 다행인 측면도 있다. 만일 공부만 하고 교수가 됐다면 실무를 전혀 몰랐을 수도 있다.
에이전트로 일하다가 2005년 포스코 공채로 전남프로축구단에 입사했다. 전남과 경남에 있으면서 선수 이적으로 구단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경남 시절에는 선수 이적료 수입만 구단에 최소 140억원은 안겨준 것같다. 선수 이적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었다. 국내 선수든, 외국인 선수든 구단에서 영입할 때는 반드시 다음에 팔 수 있는 선수를 데리고 온다. 국내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올 때는 청소년 시절 잘했다가 지금은 부진한 선수들을 잘 체크해 본다. 기술이 좋고 영리한 친구들을 우선적으로 영입한다. 선수들을 팔 때에는 최고점에서 판다, 그래야 남들이 제대로 베팅을 해서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주전급 선수를 팔 때에는 이적료외에 반드시 대체 선수를 확보한다. 이와 같은 원칙과 기준을 가능한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요즘 K리그 이슈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보자. 우선 심판비리나 심판 로비로 시끄럽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확실한 것은 옛날보다 좋아지고 있고 신뢰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구노력도 많이 했고 (심판이)장난치는 경기는 거의 없어졌다. 지금은 하나의 과도기다. 시스템이 정착되고 차세대 심판들이 들어서면서 많이 정확해지고 있다. 믿고 기다리면 좀 더 나아질 것이다. 희망적으로 본다.

-K리그가 셀링리그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셀링리그는 망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만일 그랬다면 브라질 네덜란드 프랑스 리그는 진작에 망했다.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자본주의의 논리다. (선수들이 돈많이 주는 곳으로)가는 것이 맞다. 구단들도 생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중간구단들은 좋은 선수들을 빅클럽에 팔아야 한다. 수원삼성이나 제주같은 구단들은 대표급의 어린 선수들을 잘 키워서 해외에 팔아야 한다. 좋은 선수들이 자꾸 나가면 리그에 볼거리가 없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팬들이 선수만을 보고 경기장에 온다면 장래성이 없는 구단이다. 스타가 나가도 구단을 응원하는 것이 진정한 팬이고, 그런 팬을 만드는 것이 구단이 해야 할 일이다. 아스널에 많은 스타 선수들이 오가지만 팬들은 구단을 더 사랑하는 것 아닌가.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반드시 스타선수가 있어야 구단이 잘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요즘 시도민구단 사이에는 성남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에서 비롯된 ‘이재명 효과’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같다. 구단주가 구단을 리드하는 특수한 경우인데 어떤 생각이 드는가.
긍정적으로 본다. 이재명 시장이 한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인인데 축구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나는 제대로 이용하겠다’는 투로 말한 것을 봤다. 그런 식의 어프로치는 참 좋다고 생각한다. 축구를 정치에 이용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 성남과 수원FC가 ‘깃발더비’를 만들고 무엇이라도 하나 더 이벤트를 만들어 집중시키는 것은 좋은 반향이다. 우리도 긴장하게 된다. 안산과 안양도 ‘4호선 더비’를 하는데 보다 더 전쟁처럼 치고받을 필요가 있다. 우리 리그는 너무 얌전한 편이다. 더 도발하고, 더 많은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박공원이란 사람은 앞으로 축구계에서 어떤 역할을 더 하고 싶은가.
칼럼을 10년 정도 썼는데 인기가 별로 없었다. 주전 선수라도 팔아야지 시도민구단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식의 글을 썼으니 팬들이 별로 안좋아 했다. 그래도 보고 배운 것은 바탕으로 그런 식의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계속 쓰고 싶다. 앞으로는 ‘축구는 축구장에서 합시다’는 주제를 내세우고 싶다. 야구는 야구장에서 하고, 농구는 농구장에서 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축구는 축구장에서 못하고 종합운동장에서 해야 하는가. 우리만의 콤팩트한 축구장을 만들어서 함께 경기하고 응원하고 먹고 마시는 거점을 만들자는 운동을 하고 싶다.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한번 대규모 축구엑스포를 열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엑스포는 축구산업의 모든 것이 집약된 것이다. 그런 것을 우리도 한번 열어보고 싶다. 엑스포 기획을 하면 잘 할 것같다(웃음).

batm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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