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S] FA컵 │① 왜 한국 FA컵은 권위가 서지 않나

한준 기자 입력 2016. 10. 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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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하는 한 나라의 모든 축구팀이 자웅을 겨루는 FA컵. 한국에서는 유독 그 권위와 관심이 높지 않다. 2016시즌 FA컵 준결승 일정 개시를 앞두고 '풋볼리스트'는 한국의 FA컵이 갖고 있는 문제와 대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팀이 참가하는 FA컵은 1996년에 초대 대회를 열었고,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2016 하나은행 FA컵`은 21회째 대회다. K리그챌린지 소속 부천FC1995가 준결승에 올라 화제가 됐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결승전 대결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여러모로 스토리가 있는 대회지만 흥행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축구가 세계화되고, 대륙 대항전이 활성화되면서 FA컵의 권위가 상대적으로 추락한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유독 FA컵의 권위가 떨어지는 편이다. 우선 앞서 언급한대로 역사가 짧다. 보통 디비전에 관계 없이 모든 팀이 참가하는 토너먼트 형식의 FA컵은 리그 보다 역사가 깊다. 영국의 FA컵은 1871년 시작해 145년간 열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대회다.

일본에서 천황배로 명명한 일왕배 축구대회도 1921년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를 기원으로 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FA컵은 이런 점에서 특색이 없다. FA컵이라는 명칭은 영국의 FA컵과 겹친다. 영문으로 코리안 FA컵이다. 역사적으로는 1921년 열린 전조선축구대회와 1946년 열린 전국축구선수권대회를 전신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996년 대회를 초대 대회로 삼고 이 기록만 인정하고 있다.

FA컵은 빈번하게 대회 방식이 바뀌어 왔다. 이 과정에서 권위가 제대로 서지 못한 측면도 있다. 2002년까지는 11월 중순경 시작해 프로팀 홈 구장 및 기타 도시에서 보름간 열렸다. 2003년부터 현행대로 연중 대회로 진행됐다. 2001년에 별도로 열리던 전국축구선수권대회와 통합하면서 프로팀 외에 모든 성인팀에 참가 자격이 주어졌고, 2016년에는 생활체육 10개팀이 참가해 총 83개팀이 출전했다. 그러나 아직 대회 역사는 통합되지 않은 상태다.

대한축구협회 홍보팀 이재철 과장은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더 많은 팀들이 참가하고, 이 과정에서 대회 방식도 아직 정착이 되어가는 상황이다. 추후에는 이런 역사들이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행의 문제점은 향후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한축구협회도 FA컵의 권위를 높이고 흥행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올해 결승전은 2007년 대회 이후 9년 만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2차례 결승 대결을 통해 노출 효과를 높여 대중에 FA컵을 더 알리겠다는 취지다.

FA컵이라는 대회 자체의 인식이 낮고 대중에 노출이 낮은 것이 문제라는 것은 구단 관계자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관심도가 문제다. 팬들의 관심도와 참여도가 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에 비해 떨어진다"고 했다. 김찬규 성남FC 홍보팀 과장은 "리그보다 홍보를 덜하게 되는 것은 맞다. 기본적 홍보 외에 경기에 다른 기획 홍보는 안하게 된다"고 했다. "대회 비중이 떨어져서 이기도 하고, 상대팀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FA컵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만성화된 상태"라고 했다.

리호승 수원삼성 사무국장은 "핵심은 경기가 수요일에 열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K리그도 주중 경기는 관중이 적다. 한국의 여건상 주중 경기는 흥행이 되기 어렵다. 과거 아시아클럽챔피언십 경기를 할 때도 텅텅 비었다. 우리는 이상하게 AFC챔피언스리그 경기도 관심이 없다. 기본적으로 팬들이 대회나 상대 팀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른다. 지금도 4강 이상 되어야 ACL도 관중이 온다. 국가대항전 식으로 홍보를 해봤는데 큰 효과가 없었다."

AFC챔피언스리그가 특별히 FA컵의 권위나 인기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리 국장의 설명이다. FA컵의 경우 협회 주관 대회로 준결승 이상의 경우 입장권 수익 이에 구단이 경기를 개최하며 벌어들일 추가 수익이 많지 않다. 상금도 큰 메리트가 없다. 유일한 메리트는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상황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협회 차원에서 FA컵에 대한 홍보와 노출 효과를 높이고, 구단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회 권위를 높이기 위한 관건은 우선 대회를 알리는 것이다.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권위가 생길리 만무하다.

권성진 서울이랜드FC 사무국장은 "K리그도 이런데 무슨 FA컵의 권위인가. 대회의 권위가 있으려면 나오는 팀들의 권위와 위상이 높아야 하는데, FA컵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팀들의 위상이 땅에 떨어져 있다"며 FA컵이 처한 문제를 넘어 한국 프로축구 전체가 위기인 상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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