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김행직 '당신' 때문에 세계가 놀랐어

박린 2016. 11. 21.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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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들 잇따라 꺾고 최연소 결승
'4대 천왕' 산체스와 대등한 경기
고교 때 스타로 뜬 '당구계 손흥민
4구로 환산하면 평균 2000점 이상

당구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스포츠다. 학창 시절 당구장 한 번쯤 드나들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최근엔 당구를 즐기는 여성들도 늘어났다.

여러가지 종목 가운데 ‘스리쿠션’은 당구의 하일라이트다. 당구 전문용어로 말하면 공격자의 공인 수구(手球)를 큐로 쳐서 제1 적구(的球)와 제2 적구를 맞히는 동안 당구대 사면의 쿠션을 3회 이상 닿아야 하는 게임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스리쿠션을 잘치는 청년이 있다. ‘당구계의 손흥민’으로 불리는 김행직(24·전남당구연맹)이다.
왼손잡이 ‘당구 천재’ 김행직의 평균 에버리지는 1.7로 4구로 환산시 2000점 이상이다. [사진 대한당구연맹]
김행직은 20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제69회 세계 스리쿠션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42·스페인)에 19이닝 끝에 37-40으로 아깝게 졌다. 김행직은 당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준우승 상금은 6000유로(약 750만원).

세계 최고수 40명 만이 참가하기 시작한 2003년 대회 이후 김행직(24세7개월20일)은 역대 최연소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곤 스리쿠션의 본고장 유럽에 ‘한국인 당구천재’의 존재를 알렸다. 한국 당구 사상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건 2014년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최성원(39)이 유일하다.

세계선수권은 세계랭킹 상위랭커 17명 등 48명이 출전한다. 3명씩 16개조로 나뉘어 조 1위에 오른 16명이 토너먼트를 벌인다. 김행직(세계 18위)은 준결승전에선 하이런(한 이닝 연속최다점) 11점을 기록하며 세미 세이기너(터키)를 40-18로 물리쳤다. 그러나 김행직은 결승에서 ‘세계 당구 4대 천왕’ 중 한 명이자 세계선수권을 3차례 제패한 산체스에게 아깝게 졌다. 25-36으로 뒤지다 34-36까지 따라 붙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당구는 20대까지 경험을 쌓은 뒤 30대 이후 꽃을 피우는 종목이다. 그런데 김행직은 일찌감치 만개했다. 아버지 김연구(46)씨는 “내가 전북 익산에서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행직이가 세살 때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중2 때 전국성인대회에서 우승하며 ‘당구 신동’이라 불렸다”고 말했다.

김행직은 이름처럼 바르고 곧게 당구계를 평정해나가고 있다. 당구부가 창설된 수원 매탄고로 진학한 김행직은 고1 때인 2007년 스페인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했다. 그는 또 2010년 이후 3년 연속 우승하며 사상 최초로 4회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다섯살 어린 동생 김태관(수원당구연맹)도 지난해 우승하며 사상 최초로 형제가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제패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오른손잡이인 김행직은 왼손잡이 아버지를 따라 훈련을 하다보니 지금도 왼손으로 당구를 친다. 나근주 대한당구연맹 과장은 “복싱의 사우스포처럼 당구도 왼손잡이가 유리하다. 상대 선수가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수비를 하는데, 역으로 왼손잡이 선수에게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김행직은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1위팀 호스터 에크에 입단했다. 현 세계랭킹 1위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이 속해 있는 명문팀이다. 김행직은 2013년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로 돌아왔다. 전역한 뒤 당구계로 복귀한 김행직은 아시아 선수권을 제패하며 역대 최연소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김행직은 지난해 대기업 유플러스와 3년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당구장은 동네 건달들의 아지트라 불렸지만 김행직 같은 국내 톱클래스 당국 선수들은 대회 상금 등으로 1년에 1억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김행직은 “브롬달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돼 당구로 국위 선양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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