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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꼴찌 위기' 롯데, 내야 고민 3가지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17.01.19. 15:31 수정 2017.01.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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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떠난 롯데의 2017시즌 내야진 구성 방안은?

미국행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심하던 황재균이 장고 끝에 MLB 도전을 선택했다. 스플릿 계약 등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황재균은 지난해 현지 쇼케이스를 통해 MLB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고, 지난 15일 롯데와의 최종 미팅에서 MLB 도전 의사를 확실히 밝히며 사실상 MLB 진출에 ‘올인’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황재균을 잔류시켜 최소한 기존 전력은 유지하려던 롯데의 당초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황재균은 지난 5시즌간 결장 경기가 단 17경기에 불과했던 철인.  게다가 그는 매 시즌 3루수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롯데의 3루를 확고하게 지켰던 선수다. 

황재균을 붙잡고 이대호를 복귀시켜 막강한 내야진을 꾸리려던  롯데의 계획은 사실상 백일몽이 됐고 전력 강화가 아닌 8위 탈출을 위한 ‘플랜 B’를 구상해야 하는 형편이다. 

황재균-이대호를 모두 잡겠다는 롯데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7시즌 롯데의 내야에는  물음표가 가득하다. 물음표를 제대로 지우지 못한다면 자칫 최하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  올시즌 롯데 내야에 산적한 고민들을 살펴보자.

고민 1.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2루? 3루?

새로운 외국인 야수 앤디 번즈는 마이너리그에서 총 6개 포지션을 소화했다.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새로운 외국인타자 앤디 번즈의 포지션이다. 번즈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당장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고, 게다가 좌익수와 우익수로도 적지 않은 경기에 나섰다. 중견수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야수다.

당초 롯데는 번즈를 2루수로 활용하려 했다. 롯데는 번즈 영입 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번즈는 2루가 주 포지션’이라고 언급하며 그를 2루수로 활용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롯데 역사상 최고 타자인 이대호의 1루 복귀와 3루수 황재균의 잔류를 염두에 둔 듯한 발표였다.

하지만 주전 3루수 황재균이 MLB 도전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롯데 내야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2루수에서 3루수로 바뀌고 만 것이다. 

현재 오승택이 3루수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 그가  3루에서 어떤 수비를 보여줄지는 불투명한 상황. (오승택 프로통산 3루수 출장 이닝: 149이닝 0실책) 스프링캠프 점검을 통해 번즈를 3루수로 기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2루 터줏대감인 정훈이 지난 시즌 공수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기에, 무턱대고 번즈를 3루로 이동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번즈의 포지션은 시범 경기를 거쳐서 확정될 전망. 2루수 정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번즈를 3루로, 3루수 오승택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번즈를 2루로 이동시킬 공산이 크다.

고민 2. 이대호는 복귀할까? 

롯데는 ‘빅 보이’ 이대호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두 번째 고민은 이대호의 복귀 여부다. 복잡한 2루와 3루 못지않게, 롯데의 1루도 골칫거리다. 2015시즌 롯데의 1루수들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리그 최하위(-2.82)를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1루 포지션 WAR은 리그 8위(0.06)에 그쳤다. 

만약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한다면 1루수 걱정은 과거지사가 된다. 이대호는 KBO 역대 최고의 1루수 중 한 명. 그의 2010시즌 타격 7관왕 기록은 KBO리그의 전설 중 하나다.

NPB 진출 이후에도 4시즌 평균 타율 0.293에 25홈런 87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어렵게 진출한 메이저리그에서도 14홈런(OPS 0.740)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그를 복귀시킬 수만 있다면 10개 구단 중 최약체에게 가까운 롯데의 1루는 즉시 리그 최강이 된다.

* 최근 2시즌 롯데 주요 1루수들의 성적

기록 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다만 이대호 영입에 실패할 경우에는 대안이 마뜩치 않다. 현재 롯데의 1루 자원은 김상호와 박종윤 정도다. 이 중 박종윤은 2015시즌엔 리그 전체  WAR 최하위, 지난해엔 팀 내 WAR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주전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수준. 

이대호 복귀가 무산된다면  2017시즌을  '1루수 김상호’ 체제로 끌고 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김상호가 주전 1루수로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느냐다. 지난 해 1군 풀타임을 첫 경험한 김상호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아쉬운 모습도 노출했다. 

그는 2016시즌 114경기에서 단 7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며  38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84삼진을 당했다. 확실한 주전감이라고 하기엔  장타력과 선구안 모두 아쉬운 수치다. 거포형 1루수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 해 기록을 기준으로 할 때 주전 1루수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결국 이대호 영입에 실패하고, 김상호마저 흔들릴 경우에 대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가장 유력한 카드는 오승택이다. 오승택이 3루 수비에 문제를 드러낸다면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 오승택 역시 고려해볼 만한 카드.

1루수로 수차례 기억에 남는 실책을 저지른 바 있는 오승택이 1루 주전으로 나서는 상황은 롯데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겠지만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런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다.

고민 3. 신본기는 풀타임 유격수가 될 수 있을까? 

풀타임 유격수 경험이 없는 신본기 [사진=롯데 자이언츠]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신본기는 지난 시즌 막판 군 전역 후 좋은 활약을 보이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이전까지는 타격 에서 많은 약점을 보였지만 경찰청에서 타격 실력이 일취월장한 모습. 그는 지난 시즌 25경기에 나서 타율 0.309에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출루율 0.451, 13볼넷/12삼진으로 선구안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신본기의 최근 4시즌 퓨처스리그 기록 (기록 출처: 다음 스포츠 퓨처스리그 기록실)

다만 그가 풀타임을 뛰면서도 이러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가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이는 시즌 막판 25경기에 불과하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 소모가 많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는 신본기가 길고 무더운 여름을 버텨내지 못한다면, 롯데는 유격수 포지션에서도 ‘플랜 B’를 가동해야 한다.

#'기본기 좋은' 신본기 까다로운 타구 잡아내는 수비 

베테랑 유격수 문규현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변수다. 문규현은 신본기의 부진 혹은 부상 시 대체 후보 1순위. 하지만 기복이 문제다. 

문규현은 5~6월 40경기에서 타율 0.336 2홈런 26타점의 눈부신 활약을 보였지만, 8월 이후 38경기에서는 타율 0.153에 홈런 없이 4타점에 그쳤다. 그가 ‘문대호’ 모드를 어느정도 지속할 수 있느냐가 롯데 유격수 포지션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격동의 롯데 내야, 변수 극복할까 

롯데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내야진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롯데 자이언츠  

현재 롯데 내야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카오스 상황이다. 황재균의 MLB 도전으로 인해 발생한 3루수 문제는 변수 중 하나일 뿐이다. 1루수 자리에는 이대호의 복귀 여부와 김상호의 풀타임 적응이 고민이고, 2루수 자리에는 정훈의 기복과 번즈의 포지션 문제가 변수다. 역시 풀타임 경험이 없는 신본기의 유격수 역시 물음표가 가득하다.

이제는 이 변수들을 차례로 지워갈 차례다. 가장 우선적으로 확정지어야 하는 것은 이대호와의 협상이다. 사실 확인이 안된 루머가 아닌 롯데 구단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이대호와 제대로 된 미팅 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시즌 개막까지 70일 가량 남은 상황에서 , 롯데의 입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는 한 마디 뿐이다.

차일피일 결정이 미뤄진다면 기존 1루수 김상호의 사기 면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 냉정히 말해 현재까지 롯데가 보인 행보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김상호를 두고 이대호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롯데가 당장 취해야할 할 태도는 예의주시가 아니라, 영입이든 영입 실패든 이대호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내야 포지션 정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다음 주 국내 귀국 예정인 이대호와 얼마나 빠르게 만남을 갖고 전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지에 따라 롯데의 전력 보강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는 나머지 변수에 대한 최선의 대책을 세워야한다. 오승택의 3루 전환 실패 시, 그리고 신본기의 풀타임 적응 실패 시의 대책과 번즈의 활용 방안을 세워야한다. 

시즌이 진행되고 문제가 발생한 뒤 대책을 찾으면 이미 늦다. 변수가 많다면 그만큼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한 뒤 시즌에 돌입해야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가 반복된 지난 2년 간의 아픔을 피할 수 있다.

롯데는 최근 4시즌 간 ‘5-7-8-8’위를 기록했다. 암흑기였던 2001~07시즌 ‘8-8-8-8-5-7-7’의 악몽이 채 잊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악몽이 되풀이 될 위기다. 격동하는 내야의 변수들을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이 그 반복을 끊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스탯티즈, MLB.com]


계민호 기자/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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