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해커 "배번 8번으로 바꾼 이유는.."

입력 2017. 2. 17. 06:00 수정 2017. 2. 17.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투산(미 애리조나주) 한용섭 기자] 이제 5년차다.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4)는 어느새 장수 용병이 됐다.

2013년 NC의 1군 데뷔부터 뛴 해커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교체되는 동안 NC 유니폼을 줄곧 입고 있다. 

데뷔 첫 해 승운이 없어 4승(11패, QS 16회)에 그쳤고 이듬해도 지독한 불운으로 8승(8패, QS 16회)에 그쳤다. 2015년 19승(5패)을 거두며 다승왕을 차지한 해커는 지난해 부상으로 두 달 공백에도 13승(3패)을 올렸다. 올해는 제프 맨쉽과 원투 펀치로 NC 선발진을 이끌게 됐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해커는 "가족의 기념일이 8일과 많이 겹친다. 또한 8번은 어릴 때 부터 좋아했던 번호라 바꿔 달았다"며 "올해 5년째다. 마라톤처럼 NC에서 오래오래 뛰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투수조 훈련을 보니 워밍업을 혼자 더 오래하고, 다른 투수들과 조금씩 다르더라. 캠프에서부터 자신만의 루틴을 하는지.

"완벽하진 않겠지만, 내 몸의 사인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려고 한다. 스프링캠프에 시간이 부족하지만, 매일매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하는 루틴이다. 불펜 피칭 데이나, 평가전 하는 날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캠프에서 나의 루틴을 하고 있다."

-배번을 바꿨다고 들었다. 34번에서 8번으로 바꾼 사연이 있는지.

"먼저 8번을 내게 양보해준 윤병호 선수에게 감사하다. 배려해 준 팀에게도 고맙다. 8번은 나에게 뜻 깊은 번호다. 6살 때 티볼을 처음 하면서 8번을 달았다. 또 결혼기념일이 2008년 11월 8일이고, 작년 6월 8일에 둘째 엘스턴이 태어났다. 가족 기념일과 8의 인연이 많다."

-한국에 온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올해에서야 8번을 달게 됐다. 이전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나. 지난해 둘째가 태어나면서 더 달고 싶어진 것인지.

"8번은 항상 좋아한 넘버였다. 켄 그리피 주니어(8번)를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8번을 달았다. 고교 에 들어가서는 이미 선배가 8번을 달고 있어서 다른 배번을 선택했지만.

사실 투수들이 한 자리 배번은 별로 없다. NC에 처음 와서는 물어보기 불편하기도 했다. 이제 연차가 되고 해서 양해를 구하고, 구단에 물어봐서 달게 됐다."

-한국에서 5번째 시즌이 된다. 처음(2013년) 한국에 올 때 이런 모습을 생각해봤나.

"예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내 야구 커리어를 길게 보고, 오래 던지고 싶었다. 운동 종목을 따지자면 전력 질주,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을 생각하고 한국에 왔다."

-5년째 한국에서 뛰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떠나고, 바뀌고, 새로 오는 것을 봤을 텐데. 어떤 느낌이 드는가.

"음, NC 팀으로 좁혀서 말하면 우리 팀 선수들이 많이 바뀐 케이스는 아니지만, 솔직히 계약은 비즈니스라 그기에 적응돼 있어서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이번에 새로운 맨쉽은 2011년 미네소타에서 같이 뛴 선수다. (반가웠겠다) 맨쉽을 비롯해 필, 소사도 한번씩 같이 뛰었다. 모넬(kt)과 다이아몬드(SK)도.

(다이아몬드는 어떤 선수인가. 플로리다로 이동해 SK 캠프를 가서 만날 거다. 가서 해커에 대해서도 물어보겠다) 하하. 꼭 물어봐라. 내 생각에는 다이아몬드의 스타일이나 성격이 한국야구에 잘 맞을 거다. 성공할 거로 믿는다. 다른 문화, 한국 문화를 받아들일 오픈 마인드와 자세가 좋은 친구다. 고쳐나갈 것은 잘 수용하고. 좋은 성적 거둘 것으로 본다."

-지난해 2달 부상으로 아쉬움이 남았을 텐데. 스스로 조금 실망한 시즌이 아니었을까.

"8월까지 본다면 맞다. 7~8월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전체 시즌으로 보면 아니다.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기회를 얻었고 실망스런 시즌은 아니었다."

-한편으론 지난해 2달을 쉬고도 13승을 했다. 2015년 19승 페이스를 올해 건강한 몸으로 다시 기대해도 될런지.

"글쎄. 미래를 볼 수 없지만, 건강한 몸상태이고 캠프에서 지금 잘 진행되고 있어 그렇게 되길 바란다. 당신은 내가 올해 몇 승 정도 할 것 같나. (15승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고맙다."

-KBO리그 타자들에 많이 적응됐을 거다. 올 시즌은 어떤 점에 포커스를 두고 준비하는가.

"한국 타자들이 능력도 있고, KBO리그는 타고투저가 강하다. 타자들도 나에 대해 분석할 것이고, 나도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고 잡을지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올해 자세한 것은 비밀이다."

-자신의 장점을 뭐라고 생각하나. 구종도 다양하고, 제구력도 괜찮은 편이고, 마운드에서 흔들림이 적은 편으로 보인다.

"맞다. 그런 것들이 나의 장점이다. 멘탈, 제구. 구종. 그리고 4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배워가면서 상대하는 법을 익혀왔다. 마운드에서 세게 던지는 것보다 제구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공 스피드에 욕심내면 오히려 망친다."

-KBO리그에서 5년째 뛰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성공이다. 비결을 뭐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야구를 교정의 스포츠라고 본다. 모자란 것을 채우고, 못하는 것을 고쳐가고, 그러면서 나만의 방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년 동안 나의 부족한 점을 메우고 타자들을 경험하면서 나만의 방법을 터득해 온 것이 비결이지 않을까.".

-한국에서 언제까지 뛸 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뛰면서 생각하는 목표가 있는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국에서 계속 뛸 수준을 유지한다면 KBO리그에서 오래 뛸 수 있을 것 같다. NC에서 오래오래 뛰고 싶다." /orange@osen.co.kr [사진] 투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