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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거포' 러프, '삼성 홈런왕' 계보 이을까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17. 02. 25. 03:19 수정 2017. 03. 0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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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준영의 외인 리포트] 삼성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

애초 삼성은 앤서니 레나도(1년 105만 달러), 재크 패트릭(1년 45만 달러), 마우로 고메즈로 2017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외인들의 부상으로 악몽을 겪은 삼성의 예방책인 '계약 전 국내  메디컬 테스트'가 돌발 변수를 만들었다. 

내구성(NPB 14~16시즌 간 5경기 결장)이 강점으로 꼽히던 고메즈가 1월 중 받기로 한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한 것이다. 고메즈 영입이 백지화된 삼성은 외국인 타자 영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일까?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에도 별다른 소식이 없어 불안감을 주기도 했지만 기록 상 고메즈 보다 한 수 위라고 볼 수 있는 다린 러프(1년 110만 달러)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닭 대신 꿩? 고메즈와의 계약 무산 후 영입 1순위 러프 영입에 성공한 삼성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홍준학 단장에 따르면 러프는 1년 전부터 눈독을 들인 '영입 1순위' 타자였다. 하지만 그는 LA 다저스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로, 주전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백업으로 전력 구상에 포함된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고메즈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던 삼성이지만 메디컬 테스트로 인해 계약이 백지화되고 말았다. 하지만 인연이 닿은 것일까? 다저스의 연이은 선수 영입으로 러프의 입지가 좁아졌다. 이 상황을 파악한  삼성은 다저스와 접촉해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밝혔고 마침내 러프와 계약했다.

지난 겨울, 삼성은 리그 최고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8.96)을 기록한 최형우를 잃었다. 하지만 그의 공백을 지울만한 자질을 갖춘 장타자 러프를 영입하면서 녹록치 않은 중심 타선을 구축했다. 

History

다린 러프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다린 러프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 소재 웨스트사이드(Westside) 고등학교와 크레이턴(Creighton)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9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당시만 해도 그리 주목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던 러프는 20라운드 617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되어 2,500 달러에 계약했다.

파워가 강점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프로 데뷔 초반에는 그리 많은 홈런(09-10시즌 186경기 12홈런)을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슬래시 라인에도 불구하고 큰 기대를 받진 못했다. 

하지만 11시즌 A+에서 133경기 .308/.388/.506 17홈런으로 예열을 시작했고, 12시즌 AA에서는 139경기 .317/.408/.620 38홈런으로 대폭발했다. 이해 8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20개의 홈런을 몰아쳤고 당시 소속팀은 베이브 루스를 연상케 하는 '베이비 러프'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

장타력에 주목한 필라델피아는 9월 확장 로스터 시기에 러프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러프는 12경기 .333/.351/.727 3홈런을 기록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1루에는 터줏대감 라이언 하워드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진 못했다. (당시 하워드는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지만 13시즌 기준  4년 1억 500만 달러의 잔여 연봉이 보장된 상태였다.)

1루와 외야를 오가며 13, 15 시즌에는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12-16시즌 286경기 OPS .747 35홈런)  지난해 43경기 .205/.236/.337 3홈런에 그친 러프는 11월 하위 켄드릭 트레이드 과정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다저스의 주전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백업 자리를 놓고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연이은 경쟁자 영입으로 메이저리거로서 생존이 불투명해졌고 삼성의 적극적인 제안이 이어지며 마침내 KBO리그 행을 선택하게 됐다.

플레이 스타일

다린 러프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러프는 파워가 장점인 거포형 1루수다. 데뷔 초반에는 타고난 힘을 홈런으로 치환하지 못했지만, 타구를 띄우기 시작하면서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마이너리그 통산 장타율은 0.496으로 5할에 육박한다.

거포형 타자들은 보통 삼진이 많지만 러프는 삼진율이 그리 높지 않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삼진%가 27.5로 높았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삼진%는 19.0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볼넷%(프로통산 9.2%) 역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리그 평균 수준은 기록했다. 

# 러프의 타구 각도

러프 타구각도(출처 : Baseballsavant)  

리그 평균에 비해 타구를 많이 띄우는 유형이긴 하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뜬공 타자라기 보다는 중립 성향에 가까운 타자다. 마이너리그 통산 BABIP(인플레이타구의 타율)가 0.338로 우타자치고는 높은 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BABIP는 0.293으로 마이너리그에 4푼 가량 낮았고  이 탓인지 메이저리그에서는 2할 5푼 이하의 타율을 기록했다.

# 러프의 스프레이 히트맵

러프 스프레이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러프는 주로 당겨치는 타격을 많이 한다. 러프의 스프레이 히트맵을 살펴보면 많은 타구가 3-유 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35개의 홈런 중 밀어친 홈런은 단 3개에 불과했다. 

# 2016시즌 러프의 역전 투런 홈런

수비와 주루에서는 썩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1루수 수비율(135경기 875.이닝 5실책 0.995)은 좋았지만 아주 뛰어난 수비수는 아니라는 평이다.

코너 외야수(주로 좌익수)로서도 송구 능력은 좋지만 수비 범위나 타구 판단 능력에는 약점을 보였다. 발이 느린 편이고 주루 능력 역시 평균 이하다.(프로통산 10도루 9실패)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기록비교

  러프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최근 KBO리그에 영입되는 외국인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졌음을 감안해도 러프의 경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지난해 한화가 영입한 로사리오에 비하면 조금 떨어지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을 좀더 이어갈 수 있는 타자였다.

러프와 로사리오는 다른 유형의 타자다. 로사리오가 파워에 특화된 타자라면, 러프는 파워와 함께 출루능력도 갖춘 이른바 OPS(출루율+장타율)형 타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로사리오가 더 뛰어났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러프의 성적이 더 좋았다.

유형으로만 따지면 두산 에반스와 가깝다. 러프와 에반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장타력과 동시에 준수한 삼진%와 볼넷%를 기록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에반스가 24홈런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런구장인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러프에겐 30홈런 이상을 기대해 볼만 하다.

물론 미국에서의 성적이 KBO리그의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11시즌 삼성에서 뛰었던 라이언 가코는 미국에서 좋은 커리어를 쌓고 KBO리그에 입성했지만 “나믿가믿”이라는 유행어를 남기고 시즌 중 방출되었다. (1홈런 OPS 0.633)

어떤 선수든 100% 성공한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겠지만 러프가 상당한 수준의 선수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타고투저의 리그성향이 급변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러프의 성공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러프의 타격 훈련 장면

체크 포인트

좋은 기록을 남긴 외국인 타자들도 KBO리그 데뷔 초반에는 적응기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재계약에 성공한 에반스(4월 OPS .543 1홈런), 로사리오(4월 OPS .755 1홈런), 히메네스(이적 첫 31경기 OPS .641 4홈런) 모두 1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러프 역시 적응기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타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존을 바탕으로 타격을 하는 유형이기 때문에 리그 변화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 차이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프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 최근 5시즌 간 메이저리그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보였고 본인의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빅리그에 잔류할 수 있었던 선수다.

KBO리그와 달리 투고 성향이 강한 AAA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16시즌 20홈런 OPS 0.885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의 올시즌 성패를 좌우할 외인 선수들. 레나도(좌)-페트릭(중)-러프(우) 사진: 삼성 라이온즈 

지난해 로사리오가 그랬던 것처럼 러프는 상당한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위로 추락한 삼성은 최형우의 공백을 지우기 위해 그의 홈런포가 절실하다.

장타자인 러프가  이만수-김성래-이승엽-심정수-최형우에 이어 '삼성 홈런왕' 계보를 잇는 활약을 보이고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 만큼의 성적을 올려준다면  라이온즈 파크에서의 첫 가을 잔치를 통해 전설 이승엽을 전송하는 드라마도 가능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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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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