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울산이 1만 관중으로 4만 좌석 채운 마법은?

2017. 4. 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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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통천으로 2, 3층을 메우며 몰입도를 높인 울산의 새 전략.

시애틀 사운더스는 홈 경기에 올 관중을 예상해 통천을 적절하게 설치하고 철거하며 효과를 극대화한 팀으로 유명하다.

최정호 팀장은 "1층을 개보수하며 관전 환경이 좋아진 만큼 관중들을 거기에 집중시켜 구단이 준비한 이벤트와 서비스 질을 체험시키고 있다. 통천 제작은 산술적으로 홈 1경기 당 약 50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현재까지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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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통천으로 2, 3층을 메우며 몰입도를 높인 울산의 새 전략.

[골닷컴] 서호정 기자= 작년까지 울산 현대의 홈인 문수축구경기장은 명문이라는 팀의 타이틀과 과거의 영광에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로 유명했다. 4만이 넘는 좌석의 경기장이지만 2016시즌의 평균 관중은 8744명이었다. 경기장의 3/4이 넘게 비다 보니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팀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다르다. 문수축구경기장은 꽉 찬 몰입감을 준다. 평균 관중이 3만 가까이 늘었을까? 아니다. 올 시즌 울산의 리그 평균 관중수는 1만856명으로 지난 시즌 대비 24%, 2000여명 증가에 그쳤다. 변화의 비밀은 경기장 2층과 3층을 가리고 있는 푸른색의 대형 통천에 있다. 

경기장을 찾는 이들이나 중계를 보는 이들이라면 단연 눈에 들어온다. 3층 중앙에는 울산의 상징인 호랑이가 강렬하게 들어가 있다. 그 밖에 울산의 상징물들이 멋지게 들어가며 하나의 세련된 장식이 됐다. 

통천 디자인을 맡은 장부다 축구 전문 디자이너는 대왕암공원, 태화루, 공업탑, 간절곶 우체국, 울산대교, 태화강 십리대밭, 대관람차, 현대중공업 타워크레인 등을 넣었다. 고래와 울산 서포터즈의 모티브가 된 처용도 들어갔다. 역대 울산이 들어올린 트로피를 메인 디자인으로 삼은 2층 통천에는 반구대 암각화도 보인다. 

제작에는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구단 내부에서는 2층, 3층을 막아 관람환경과 선택의 자유를 축소시켜서 얻는 득실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탄생된 뒤 문수축구경기장이 홈다운 분위기를 주지 못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다. 과감한 변신을 택했다. 

울산의 최정호 마케팅 팀장은 “과거 문수축구경기장은 좌석 색깔마저 통일이 안 된데다 좌석이 노후해 관중이 차지 않으면 지저분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작년 말 1층 좌석을 모두 팀색깔과 동일하게 바꾼 것이 변화의 계기가 됐다. 이왕 경기장 분위기를 바꾸는 김에 집중도를 높이고 세련미를 강조하는 통천 제작이 현실화 됐다. 

통천으로 경기장 일부를 가려 효과를 얻는 것은 북미프로축구 MLS에서 처음 시행되며 화제를 모았다. 시애틀 사운더스는 홈 경기에 올 관중을 예상해 통천을 적절하게 설치하고 철거하며 효과를 극대화한 팀으로 유명하다. 스폰서 등도 노출시켰다. 국내에서는 수원 삼성, FC서울이 차례로 도입했다. 최정호 팀장은 “아직 우리 현실에서 상업적 활용은 어렵지만 스타일적인 면에서 보여줌으로써 울산은 세련되지 못한 팀이라는 인식을 벗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반응은 좋다. 관중들은 대부분 만족을 보였다. 2, 3층에서 경기를 즐겨 보던 일부 팬들은 불만이 있지만 W석을 개방하며 최소화시켰다. 몰입도는 극적으로 올라갔다. 2, 3층에 산개 돼 있던 관중들이 1층에 모이며 시각적, 청각적 효과가 높아졌다. 강원과의 홈 경기에 문수축구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만886명이었지만 이전의 어떤 경기보다 관중석이 차 보였다. 

최정호 팀장은 “1층을 개보수하며 관전 환경이 좋아진 만큼 관중들을 거기에 집중시켜 구단이 준비한 이벤트와 서비스 질을 체험시키고 있다. 통천 제작은 산술적으로 홈 1경기 당 약 50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현재까지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통천을 모두 덮으면 가용할 수 있는 좌석은 1만7000석 규모가 된다. 울산이 1만명 이상의 관중만 꾸준히 유지하면 지저분하고 몰입도가 떨어지던 대형 경기장은 유럽의 아담한 전용구장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2만명 이상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 통천을 순차적으로 걷어내며 채운다. 울산이 경기장 활용을 넘어 팀 이미지까지 바꿀 수 있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사진 제공=울산 현대,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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