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무리뉴 시절 자주 진통제 복용했다"

2017. 6. 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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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테리, 잦았던 진통제 복용 사실 토로 "무리뉴 감독은 내가 뛰어주길 절박하게 원했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첼시를 떠나는 '주장' 존 테리(36)가 과거 조세 무리뉴 감독이 팀을 이끈 시절 시즌 내내 진통제를 복용하며 훈련과 경기 출전을 감행한 건 일상이나 다름없었다고 고백했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 프리미어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활약한 테리가 전성기를 구가한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 테리가 주장으로 활약하며 첼시를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이끈 2004-05, 2005-06, 그리고 2014-15 시즌 수장은 무리뉴 감독이었다. 특히 테리는 만 33세에 맞은 2014-15 시즌 프리미어 리그 38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는 발군의 체력을 자랑하며 우승까지 차지했다.

첼시에서 활약한 마지막 시즌을 장식한 테리는 최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 시절을 떠올리며 부상을 당했을 때도 매일매일 진통제를 복용하며 팀 훈련과 경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테리는 "무리뉴 감독은 내가 발가락 골절이나 발뼈가 부러졌을 때 훈련과 경기에 참여하기를 절박하게 원했다(He was desperate for me to play or train when I had a broken toe and a broken bone in my foot)"고 말했다. 그는 "1년간 매일 두 차례씩 발가락에 진통제를 맞은 적이 있다. 훈련을 하기 전에 한 차례, 그리고 훈련이 한 시간보다 길어졌을 때는 훈련 도중에 진통제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리는 건강에 위험 부담을 주는 진통제를 맞은 데에 거부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같은 기회가 내일 또 찾아온다면 똑같은 결정을 하겠다. 이 구단(첼시)을 위해서라면 내 인생을 바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첼시는 수년간 내게 너무나 많은 걸 준 구단"이라며 유소년 시절부터 몸담은 팀을 위한 희생한 데에 후회는 없다고 설명했다.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부임한 맨유에서도 부상에서 회복 중인 몇몇 선수에게 팀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작년 11월 맨유 수비수 루크 쇼와 크리스 스몰링이 진통제를 맞으면서 통증을 참고 경기에 출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두 선수가 통증을 참지 못하고 11월 6일 스완지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자 이들을 비판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맨유 선수라면 팀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이 와도 경기에 뛰려고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작은 통증에도 그렇게 못하는 선수도 있다(For the team, you have to do anything. If I were to speak with the many great football people of this team, they will say they played many times without being 100%)"고 말했다.

쇼는 당시 오른쪽 다리의 비골과 경골이 모두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후 8개월 만에 팀 훈련에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스몰링도 발, 허벅지에 잇따라 부상을 당해 통증을 호소해왔다.

운동 선수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사용되는 진통제의 위험성은 지난 3월 국제축구연맹(FIFA) 수석 의료담당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체코 출신 예지 드보라크 박사를 통해서도 잘 알려졌다.

드보라크 박사는 금지복록에 포함된 약물이 아닌 진통제도 대부분이 선수의 건강에 적지 않은 지장을 줄 만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대다수 선수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구단이나 감독의 지시에 따르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한 대니 밀스 또한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드레싱 룸에서 감독의 압력을 받은 선수가 진통제를 복용하고 경기에 나서는 걸 수없이 봤다"고 말했다.

한편 진통제 복용의 부작용으로 선수 생명에 지장을 받은 가장 큰 예로는 지난여름 현역 은퇴를 선언한 前 리버풀 수비수 다니엘 아게르. 그는 한때 리버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잦아진 부상 탓에 진통제 복용 빈도가 갈수록 높아졌고, 결국 선수 생명은 물론 건강에도 문제가 생겼다. 그는 덴마크 명문 브뢴비에서 활약한 2015년 초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코펜하겐전에 선발 출전했다가 29분 만에 교체됐는데, 드레싱 룸으로 돌아간 후 몸에 이상을 느낀 나머지 어지럼증을 느끼고 순간적으로 기절하며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아게르는 당시 사건을 떠올리며 2016년 7월 덴마크 일간지 '질란스-포스텐'을 통해 "내 몸이 더는 진통제의 부작용을 견디지 못했다. 나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진통제 복용을 했다. 나중에는 누구보다 진통제 복용이 위험하다는 걸 잘 알게 됐다. 이제 이런 말을 해도 내가 이득을 볼 건 없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내 말을 듣고 진통제 복용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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