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현준·SK 김대유, 살기 위해 내린 왼손잡이들
[오마이뉴스케이비리포트 기자]
터지지 않던 좌완 유망주, 임현준·김대유
프로무대에서 희귀한 왼손 사이드암으로 1군 안착할까
▲ 선수 생활의 기로에서 팔각도를 내리는 도박을 택한 삼성 좌완투수 임현준 |
ⓒ 삼성 라이온즈 |
이들의 투구폼은 일반적인 좌완투수와는 사뭇 다르다. 팔각도를 쓰리쿼터에서 사이드암까지 내려 투구한다. 대부분의 왼손 투수는 강점을 살리기 위해 윽박지르는 오버핸드 유형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들은 투구만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간 KBO 리그에서 이들처럼 팔각도가 낮은 좌완 투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승엽의 천적으로 유명했던 이혜천이 쓰리쿼터형 좌완의 대표격인 투수였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이혜천 특유의 빠른볼과 생소한 팔각도가 더해져 많은 좌타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혜천의 경우는 낮은 팔각도가 강한 패스트볼의 구위를 극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프로 데뷔 후 큰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왼손투수 김창훈 역시 팔각도가 낮은 좌완 투수였다. 쓰리쿼터에 가까운 이혜천에 비해 한층 더 낮은 사이드암과 언더스로 사이의 각도로 투구했다.
김창훈이 원래 팔각도가 낮았던 투수는 아니다. 2004년 프로 데뷔 시 연고구단 한화의 1차지명을 받을 정도로 유망한 좌완 투수였지만 부상을 입은 뒤 본래 구위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때문에 팔각도를 내리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어떻게든 프로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팔각도를 조정했고 13시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최근 리그에서 눈에 띄는 '저각 좌완' 임현준과 김대유의 경우는 이혜천보다 김창훈의 경우에 가깝다. 두 선수 모두 입단 당시에는 좌완 정통파로 기대를 받고 입단한 선수들이었다.
임현준은 경성대를 졸업하고 2011년 삼성의 4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대학 4학년때에는 대학선수권과 대통령기 대회 모두 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좌투수였다.
그러나 입단 후에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2013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프로 선수로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상무 제대 후 팀에 복귀했지만 쉽사리 1군 무대를 밟지 못했고 2군에서 보내는 시간만 늘어났다. 절박한 임현준에게는 도약의 계기가 필요했다.
▲ 삼성 임현준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콜업된 이후 7경기에 출장해 8.2이닝 ERA 5.19를 기록 중이다. 그의 생소한 팔각도로 인해 타팀 타자들이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SK를 상대로 2이닝 4실점으로 난타당한 경기를 제외하면 1군 등판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제구만 좀더 정교해진다면 불펜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 2차 드래프트로 SK로 이적한 2014시즌의 김대유 |
ⓒ SK 와이번스 |
하지만 김대유는 넥센의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2014시즌을 앞두고 실시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로 팀을 옮겼다. SK로 이적 후에도 2014시즌에만 잠시 선을 보였을 뿐 이후 1군에서 얼굴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랬던 김대유가 3년 만에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잡았다. 다시 돌아온 그는 예전과는 달리 사이드암에 가까운 팔각도로 투구했다. 아직은 패전조에 가까운 역할이지만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의의가 크다. 프로 8년차 김대유의 생존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 SK 김대유의 14시즌 이후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의 치열한 분투와 승리 역시 프로야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짜릿한 드라마다. 프로 투수로서 생존하기 위해 도박을 택한 임현준과 김대유의 앞날을 주목해 보자.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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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원문: 이정민 /정리 및 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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