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컵, 형과 함께 뛴다!' SPOTV 박찬웅 캐스터

강현지 2017. 8. 1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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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남자농구 국가대표 박찬희(30, 190cm)와 SPOTV 캐스터 박찬웅(27). 형은 코트를 달리고, 동생은 그런 형의 플레이를 전달한다. 형제의 만남이 한국대표팀 중계를 통해 성사되어 화제다.

3년 전 SPOTV 캐스터가 된 농구선수 출신 박찬웅. 그는 인천 전자랜드, 그리고 현재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국가대표팀 가드로 뛰고 있는 박찬희의 동생으로 알려졌다. 형의 뒤를 따라 그도 농구선수가 되는 것을 꿈꿔왔지만, 부상 때문에 형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교내 장내 아나운서, 스포츠 팟캐스트 등의 활동을 통해 현장 경력을 쌓은 박찬웅은 2015년 프로농구, K리그, 프로야구, 골프 등을 중계하는 스포츠 채널 전문회사인 SPOTV 캐스터로 취업하게 됐다. “형(박찬희)의 경기는 중계해봤나?”라는 질문에 그간 “형의 경기를 중계해보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라고 답한 박찬웅. 드디어 형 박찬희의 중계를 할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2017 FIBA 아시아컵이 다가왔다. 현장 중계가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하는) 옵티브 중계였지만, 두 형제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에게는 어느 때보다 의미 있고, 벅찬 순간이었다.

박찬희의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박찬웅이 먼저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는 회사에서 아시아컵을 중계한다는 이야기만 나왔을 뿐 확정이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아무래도 형의 경기를 중계한다는 흔치 않은 기회에 욕심은 있었다. 그러다 (아시아컵)중계가 확정됐고, 기회가 와서 잡게 됐다.” 먼저 박찬웅은 아시아컵 중계를 맡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첫 경기는 8월 9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과의 경기. 하지만 형의 출전시간(4분 29초)이 적었기에 박찬희를 언급할 횟수가 많지 않았다. 결과도 한국이 66-72로 패했다. 하지만 11일 C조 예선 두 번째 경기, 카자흐스탄 전은 달랐다. 2쿼터부터 출전한 박찬희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과 함께 어시스트를 무려 14개나 기록했다. 더불어 한국은 116-55, 대승을 챙겼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선수들 한 명씩 비춰주는데, 형의 얼굴을 보니깐 느낌이 이상했다”라고 첫 중계 당시 느낌을 전한 그는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라는 마음을 먹고, 방송에 들어갔지만 형이 코트에 들어서니깐 또 어색하긴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박찬웅은 형이 경기에 뛴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캐스터로서 본분을 다했다. 선수 박찬희의 플레이에 집중한 것.

“레바논 경기에서는 4분 정도밖에 출전하지 않아서 (형의 이름을)언급 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경기에서 조현일, 김승현 위원님이 형의 어시스트 개수를 짚어 주셨다. ‘박찬희 선수가 벌써 어시스트 10개를 기록했는데요’라고 말하면 그럼 난 ‘네, 그렇습니다’라고 짧게 답하는 정도였다. 캐스터가 박찬희 동생이라는 것을 아는데 더 멋있게 포장하고 싶어서 설명을 더한다면 시청자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 수 있다”는 것이 박찬웅의 말.

형제의 연락은 경기가 끝난 후 이뤄졌다. 박찬희는 동생에게 “해설은 잘 마쳤냐”라고 물었고, 박찬웅은 형이 김종규에게 연결한 그림 같은 엘리웁 덩크 패스를 칭찬했다. 일본전(15일)에 이어 박찬웅은 필리핀과 8강전에서도 캐스터로 나선다.

끝으로 박찬웅에게 방송에서는 하지 못할 형, 그리고 남자농구대표팀 선수단에게 응원 한마디를 부탁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가다 보면 음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는데, (오)세근이 형 같은 경우는 경기를 뛸 때마다 2kg씩 살이 빠진다고 한다. 모두 체력 관리를 잘하면서 꼭 부상 없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전에 형제가 선수-캐스터의 선례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캐스터로서 꿈을 이루고, 뜻 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회사에도 너무나 감사하다.”

박찬희를 포함한 남자농구대표팀은 17일 0시 30분 4강 티켓을 놓고 필리핀과 아시아컵 8강전을 가진다. 이 경기는 SPOTV에서 0시 20분부터 생중계로 볼 수 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박찬웅 제공

  2017-08-16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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