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태권도 겨루기, 스키니 경기복 VS 전통 도복 '논란'

태권도조선 신병주 기자 2017. 9. 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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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 없이 태권도 없다.', '스포츠로 진화 좋아.' 등 의견
20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새 경기복 적용 가능성 커

태권도 선수들이 몸에 달라붙는 타이트한 옷을 입고 코트에 오르면 대중의 반응이 어떨까? 상상이 아니다. 곧 이뤄질 현실이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이 개발 중인 새 경기복 후보 모델을 코트위에서 공개하자 여론이 뜨거워졌다. 태권도의 상징인 도복을 벗고, 인기만 쫓는 것 아니냐는 비난과 기능적 소재의 옷이 경기를 발전시키고 선수 보호에도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22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시작된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2 경기장에서 WT 공인사 KPNP가 개발한 새 겨루기 경기복과 전자호구 시연회가 열렸다. 모로코 현역 남자 선수들이 직접 경기복과 호구를 착용하고 경기를 펼치는 필드 테스트 형식이었다.

KPNP 측은 이 시연회의 중심을 전자호구 쪽에 뒀지만, 정작 관심은 경기복으로 집중됐다. 신선하다는 평과 볼썽사납다는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경기복은 태권도계 핫 이슈로 떠올랐다.

KPNP가 개발한 겨루기 경기복.

경기복은 WT의 요청에 따라 KPNP가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것으로 가볍고 신축성 강한 고기능 소재로 만들어졌다. 보호구도 내장돼 있어 기존 도복보다 기능이 우수하고 편의성도 갖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기존 도복의 틀을 완전하게 탈피한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선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스타일에 경기 방해 요소라고 띠까지 없애버리자 태권도인들의 반대가 거세다.

현재 KPNP가 자사 페이스북에 게재한 시연회 사진과 영상에 댓글 논쟁이 치열하다. ‘우리는 댄서나 배우가 아니다. 도복이 없으면 태권도는 실패할 것이다.’, ‘디자인이 도복보다 예쁘지 않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태권도가 스포츠로 진화하는 것이 좋다.’, ‘겨루기 경기는 무술이 아니고 스포츠일 뿐이다.’라는 긍정적인 견해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양진방 WT 사무국장은 “새 경기복은 대중의 눈과 미디어에 부합하는 비주얼을 갖추는 것, 경기와 선수 안전을 위한 기능성을 탑재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기복이 추가되는 것이다”라고 WT의 입장을 밝혔다.

WT는 새 경기복을 2020년 도쿄 올림픽에는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국장은 “2019년 올림픽에 맞춰 새경기복을 준비해야 하니 그 전에 실제 경기에 적용이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행착오와 적용기간 필요하다”고 시행 계획을 말했다.

새 경기복을 2020년 올림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메이저급 대회에서 이를 채택해 무리 없이 경기를 치러내야 한다. WT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 중소규모 대회 필드테스트를 거쳐 2019년 영국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새 경기복을 적용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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