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등' 황재균, 소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

입력 2017. 10. 22. 06:36 수정 2017. 10. 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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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익래 기자] 황재균(30). 아직 본격 개장도 하지 않은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3루수 기근에 빠진 팀들의 성적 부진이 그의 매력을 돋우고 있다.

20일 오전. 한 매체는 "황재균이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몸값은 4년간 100억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원 소속팀 롯데는 물론 LG까지 황재균 계약을 추진했으나 kt가 황재균을 데려갔다"라고 전했다.

kt 측에서는 보도가 나온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kt 측은 "사실무근이다. 현재 여러 FA 대상 선수들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현 시점에서 황재균 계약 관련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는 반응.

황재균이 화두에 오른 건 비단 이번 일만이 아니다. 약 한 달 전인 9월 12일. 마이너리그 시즌이 끝난 황재균은 롯데와 LG의 맞대결이 열릴 예정이던 잠실구장을 찾았다. 경기 시작 전 롯데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당시 황재균의 잠실구장 방문을 두고 몇몇 매체에서 'LG와 교감을 나눈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구홍 당시 LG 단장은 "우리도 상식이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 협상을 벌이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펄쩍 뛰었다.

당시 황재균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전, 식당에서 송구홍 단장을 만나 잠깐의 이야기를 나눴다. 상식적으로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들이 전부 지켜보는 식당에서 이적 관련 이야기를 나눴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황재균과 송 단장이 잠깐의 인사를 나눈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건 분명하다.

# 부익부빈익빈 심해지는 리그 3루 사정

그야말로 가치 폭등이다. 냉정히 말해 성공적이지 못한 1년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친 황재균이지만 정작 주가는 더욱 올랐다. 황재균은 올 시즌에 앞서 꿈을 위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시범경기에서 호성적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시작은 마이너리그였다. 황재균은 옵트아웃 선언이 가능했던 6월 말, 빅 리그에 처음 콜업됐다.

데뷔 경기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한 차례 트리플A 행을 포함하며 총 18경기 출장, 타율 1할5푼4리, 1홈런, 5타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주로 머물렀던 트리플A에서는 98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5리, 10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꿈을 위한 도전은 분명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하지만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돌아보면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하지만 황재균의 가치는 지난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처음 얻었을 때보다 더 오른 분위기다.

올 시즌 리그 평균 OPS(출루율+장타율)는 0.791. 그러나 3루수 포지션의 OPS는 0.783으로 이에 살짝 못 미친다. 물론 최정을 보유한 SK(1.115)나 김민성이 건재한 넥센(0.821) 등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하지만 3루수 기근을 겪은 팀들도 즐비하다.

리그에서 3루수 OPS 최하위는 롯데(0.643)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명확하게 주전 3루수를 확정하지 못했다. 신본기와 김동한, 황진수 등이 번갈아서 나왔다. 이는 NC와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까지 이어졌다. 불과 지난해까지 황재균이 있어 든든했던 사정과 상전벽해다.

그 다음은 kt(0.664)다. 윤석민이 7월 트레이드 이후 종종 3루수로 나섰으나 이는 임시방편이다. 윤석민은 1루와 지명타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오태곤(0.613), 심우준(0.662) 등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 역시 마찬가지다. 루이스 히메네스가 3년째 핫 코너를 맡았으나 타율 2할7푼6리, 7홈런, 30타점으로 침묵했다. 이후 양석환이 주전 3루수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게 사실이다.

3루는 '부익부빈익빈'이 심각한 포지션 중 하나로 꼽힌다. 최정, 박석민 등 리그를 주름잡았던 3루수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새 얼굴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재균의 가치가 오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 스타가 필요한 kt, 선물이 필요한 LG

각 팀들의 사정 역시 황재균을 필요로 한다. kt는 올해까지 3년 연속 꼴찌로 고개를 떨궜다. 매년 FA 시장만 되면 소문이 무성했지만 팬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당장 지난해만 놓고 봐도 황재균과 교감을 나눴다는 '설'이 즐비했으나 그는 미국으로 향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늘 "kt를 대표할 만한 스타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황재균이 리빌딩의 중심을 잡으며 매 경기 핫 코너를 지킨다면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스타 탄생이다.

LG 역시 FA 영입이 필요하다. LG는 올 시즌 종료 직후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승격했다. 감독직은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맡았다. 흔히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 'FA 선물'을 안겨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떠오른다. 리그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한 LG이기에 쓸 만한 야수들이 넘쳐나는 올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황재균은 그 중에서도 최적의 카드로 꼽힌다.

황재균의 kt행을 보도한 매체는 그가 4년 총액 100억 이상의 금액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황재균에게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 아닌가'라는 시선을 제시한다. 하지만 수요가 있는 시장에서 가격 경쟁은 불가피하다. 리그 절반 이상의 팀이 3루수 기근에 빠진 상황에서 그의 가치가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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