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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볼 비키니]배구서 3단 플레이를 왜 '2단 공격'이라고 부를까?

황규인 기자 입력 2017. 11. 20. 14:58 수정 2020. 01. 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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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는 위 사진처럼 받고 띄우고 때리는 종목입니다.

TV 중계 때 아나운서가 해설위원이 '2단 공격'이라고 부르는 플레이가 실제로는 대부분 3단에 나오거든요.

2단 공격이 실제로는 3단 공격이기 때문에 이단이 한자로 두 이(二)를 쓰는 '二段'이 아니라 다를 이(異)를 쓰는 '異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남은 터치 횟수가 아직 두 번 더 있기 때문에 선수 한 명이 공을 띄우고(2단)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때리는 과정(3단)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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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브 리시브를 하는 여오현, 공을 세트(토스)하는 노재욱, 스파이크를 준비 중인 송준호(이상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제공

배구는 위 사진처럼 받고 띄우고 때리는 종목입니다. 배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이렇게 공격 기회 한 번에 공을 터치할 기회가 총 세 번 있습니다. 이 세 번을 각각 1단, 2단, 3단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이상합니다. TV 중계 때 아나운서가 해설위원이 ‘2단 공격’이라고 부르는 플레이가 실제로는 대부분 3단에 나오거든요. 세터 등이 진짜 2단에 공격할 때는 2단 공격이라는 말보다 ‘2단 패스 페인트(feint)’ 같은 표현을 더 많이 쓰고요. 도대체 이 3단 플레이를 2단 공격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요?

한국전력을 상대로 2단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는 삼성화재 타이스.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여기서 말하는 ‘2단 공격’은 상대 공격을 (가까스로) 받아낸 다음이거나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미리 약속한 플레이를 하기 힘든 상황에서 일단 공을 높게 띄운 다음 공격하는 걸 뜻합니다. KBSN에서 프로배구 2017~2018 도드람 V리그 중계 때부터 2단 공격을 설명할 때 ‘하이 볼’이라는 용어를 쓰는 건 아마 ‘공을 높게 띄운다’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2단 공격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용어를 바꿀 생각을 했을 거고요.

2단 공격이 실제로는 3단 공격이기 때문에 이단이 한자로 두 이(二)를 쓰는 ‘二段’이 아니라 다를 이(異)를 쓰는 ‘異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배구 관련 일본 사이트를 찾아보면 일본 사람들도 ‘니단(二段)’이라고 쓰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글로 쓸 때는 2단이든 이단이든 모두 상관없지만 확실히 숫자로 2단인 겁니다.

그러면 왜 이 3단 공격을 2단 공격이라고 부르게 된 걸까요?

정답은 배구 규칙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식 배구 규칙. 한국배구연맹(KOVO)에서는 이 내용을 “타구는 경기 중 선수가 볼과 함께하는 모든 접촉이다. 팀은 볼을 상대 코트로 보내기 위해 최대 3회의 타구(블로킹 제외)를 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의 타구는 ‘포 히트’ 반칙이 된다”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에 따르면 블로킹은 터치 횟수에서 빠집니다. 그러니까 유효 블로킹 그러니까 상대 팀 스파이크가 우리 팀 블로커 손에 맞은 상태에서 공을 건져내면 그 순간이 1단입니다. 남은 터치 횟수가 아직 두 번 더 있기 때문에 선수 한 명이 공을 띄우고(2단)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때리는 과정(3단)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76년 현재 내용으로 규칙을 바꾸기 전까지는 이런 경우에 블로킹이 첫 번째 터치였습니다. 그러면 이제 터치 기회가 두 번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기서 공을 한번 띄우고(1단) 스파이크를 때리면 2단 공격이 됐습니다. 블로킹은 수비 행위라고 봤기 때문에 공격 시도만 따져서 2단 공격입니다. 이제 규칙은 바뀐 지 오래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살아남아서 실제로는 3단 공격을 2단 공격이라고 부르고 있는 겁니다.

2단 공격은 그 특성상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19일까지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 전체 공격 성공률은 딱 50%. 2단 공격 성공률은 이보다 8%포인트 낮은 42%입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타이스(오른쪽)가 현대캐피탈 블로킹벽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 대전=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화재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 역시 2단 공격을 통해 찾을 수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현재까지 팀 2단 공격 성공률 47.7%로 남자부 7개 팀 중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개인 2단 공격 성공률(2단 공격 시도 50개 이상 기준)을 살펴봐도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타이스가 51.6%로 1위, 같은 팀 주장 박철우가 51.0%로 2위입니다.

삼성화재만 잘 나간다고 라이벌 팀 현대캐피탈 팬 여러분 너무 배 아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공격 범실까지 계산에 넣는 ‘공격 효율’을 따져 보면 2단 상황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거둔 건 0.400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였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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