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흠뻑.. 정인영, 꽃길만은 아니었던 '야구여신' 시절

김철오 기자 2017. 12. 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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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빅여신' 정인영 아나운서는 한때 '야구여신'이었다.

통상 축하를 받는 선수에게 향하는 '물벼락'을 정 아나운서에게 직접 겨냥했고 마이크 등 방송장비가 물에 젖을 경우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야구팬들의 주장이었다.

선수협은 사건 이틀 뒤 보도자료를 내고 "선수의 과도한 세리머니를 사과한다. 봉변을 당한 아나운서와 해당 방송사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세리머니를 이유로 선수를 인신공격하고 야구인과 선수 전체를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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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상 사업가와 세밑 웨딩마치

‘코빅여신’ 정인영 아나운서는 한때 ‘야구여신’이었다. KBS N 스포츠에서 프로야구 방송을 진행했던 2년 전만 해도 그랬다. 176㎝의 큰 키와 지적인 이목구비로 남성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서영, 최희 등 스포츠채널 아나운서의 계보를 잇는 기둥이었다.

정 아나운서의 ‘야구여신’ 행보가 언제나 ‘꽃길’만은 아니었다. 굴곡도 있었다. ‘물벼락’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3년 5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끝난 뒤 KBS N스포츠가 수훈 선수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이었다. 정 아나운서는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LG의 정의윤(현 SK)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같은 팀 투수 임찬규가 축하의 의미로 뿌린 물을 뒤집어썼다.

정 아나운서는 물기를 닦고 곧바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생방송으로 이 장면을 목격한 야구팬들은 임찬규를 비난했다. 통상 축하를 받는 선수에게 향하는 ‘물벼락’을 정 아나운서에게 직접 겨냥했고 마이크 등 방송장비가 물에 젖을 경우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야구팬들의 주장이었다.

논란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을 튀었다. 방송사 측 관계자가 항의하면서였다. KBS N 스포츠의 한 PD는 트위터에 “선수에게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축하는 당신들끼리 하라. 경기할 때 누군가가 방해하면 기분이 좋겠느냐”고 적었다. 정 아나운서를 걱정한 발언이었지만 임찬규를 지적하는 어조는 격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정 아나운서의 ‘물벼락’ 사건을 사과했지만 강한 어조로 항의한 방송사 관계자를 향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협은 사건 이틀 뒤 보도자료를 내고 “선수의 과도한 세리머니를 사과한다. 봉변을 당한 아나운서와 해당 방송사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세리머니를 이유로 선수를 인신공격하고 야구인과 선수 전체를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사와 선수협 사이에 빚어진 갈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정 아나운서의 몫이 됐다. 정 아나운서는 한동안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당시 LG를 지휘했던 김기태(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같은 달 31일 광주구장에서 직접 사과했지만 당시까지 수습되지 않은 사건의 여파 탓에 정 아나운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작 위로를 받을 정 아나운서가 김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만큼 ‘물벼락’ 사건의 여파는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임찬규가 문자메시지로 사과했지만 정 아나운서는 훗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야구계와 방송계의) 모든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임찬규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모두 과거의 기억이 됐다.

정 아나운서는 이제 보폭을 넓혀 방송가에서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1년 입사했던 KBS N 스포츠에서 2015년 10월 떠난 뒤 여러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전직했다. 지난해부터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빅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야구여신’보다 ‘코빅여신’으로 불린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결혼 소식도 전했다. 방송계 관계자는 7일 “정 아나운서가 오는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8년 연상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말했다. 정 아나운서는 현재 소속사를 두지 않고 활동해 결혼과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 아나운서는 예비 신랑과 1년 전 지인 소개로 만나 교제했으며 최근 양가 상견례를 갖고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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