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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테니스 태양'은 지지 않는다

입력 2018.01.29. 03:03

남반구 뜨거운 태양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할 열기를 뿜어냈다.

역사적인 20번째 정상 정복에 나선 '테니스 황제'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세계 랭킹 2위 페더러는 28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니스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세계 6위 마린 칠리치(30·크로아티아)를 3-2(6-2, 6-7, 6-3, 3-6, 6-1)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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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 칠리치 꺾고 호주오픈 우승.. 메이저 20승-대회 최다타이 6승째
무실세트 행진 2세트서 멈췄지만.. 빠른 템포 공격-광속서브로 금자탑

[동아일보]

남반구 뜨거운 태양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할 열기를 뿜어냈다. 수은주는 섭씨 39도까지 치솟았다. 역사적인 20번째 정상 정복에 나선 ‘테니스 황제’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대기록을 향한 로저 페더러(37·스위스)의 열정은 물이라도 끓일 듯 후끈 달아올랐다. 그런 페더러를 향해 1만5000명 관중은 마치 여기가 스위스라고 착각할 만큼 쉴 새 없이 “레츠 고 로저”를 외치며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전무후무할 20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확정 지은 페더러는 두 팔을 번쩍 들며 눈물을 쏟았다. 95개의 타이틀을 차지했던 그에게도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2003년 윔블던에서 당시 22세의 나이로 처음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던 페더러. 그로부터 15년이 흘러 30대 후반에 네 아이를 둔 가장이 됐지만 여전히 권좌를 지키고 있다.

세계 랭킹 2위 페더러는 28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니스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세계 6위 마린 칠리치(30·크로아티아)를 3-2(6-2, 6-7, 6-3, 3-6, 6-1)로 눌렀다.

이로써 페더러는 자신이 갖고 있던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을 20회로 늘렸다. 대회 2연패이자 호주오픈 최다 타이인 6번째 정상에 선 페더러는 앞서 윔블던 8회, US오픈 5회, 프랑스오픈 1회 우승했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상대가 미처 준비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쉴 새 없이 칠리치를 몰아붙였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파워 서브와 절묘하게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175km 내외의 스핀 서브를 섞어 가며 서브 에이스를 24개나 올렸다.

정현과의 4강전에서 2세트 도중 기권승을 포함해 결승에 오를 때까지 한 세트도 잃지 않은 무결점 행진이 이날 2세트에서 멈춘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총 10시간 50분을 뛰었을 만큼 경제 테니스를 구사한 페더러는 이날 칠리치의 거센 반격에 막혀 3시간 3분 동안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5세트에선 1게임만 내준 채 승부를 결정짓는 관록을 과시했다.

페더러는 “20번째 우승은 특별하다. 오랜 시간 내 땀과 열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모두 보관하고 있는 그의 집 캐비닛은 새 식구를 추가하게 됐다.

302주 동안 세계 1위를 지켰던 페더러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장수의 비결이다. 테니스 선수 미르카 바브리네츠와 9년 열애 끝에 결혼한 뒤 9세 된 딸 쌍둥이와 4세 아들 쌍둥이를 뒀다. 2012년 이후 슬럼프에 시달리며 무릎 부상으로 은퇴설까지 돌았으나 강한 체력 훈련과 절제된 출전 스케줄로 지난해 메이저 2승에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여자 단식에서는 캐럴라인 보즈니아키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며 모국 덴마크의 첫 그랜드슬램 대회 챔피언이 됐다. 세계 2위 보즈니아키는 결승에서 세계 1위 사모나 할레프(루마니아)를 2-1로 꺾었다. 남자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와 파혼했던 보즈니아키는 지난해 약혼한 미국프로농구 선수 출신 데이비드 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43번째 도전 끝에 메이저 우승의 한을 풀며 눈물을 쏟았다.

우승 상금은 남녀 단식 똑같이 400만 호주달러(약 34억5000만 원)이다.

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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