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꽃피어라 달순아' 박현정 "7개월 대장정..고시생처럼 종일 대사 외웠죠"

현지민 2018. 2. 9. 09: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TV소설 ‘꽃피어라 달순아’에서 송연화 역을 맡은 배우 박현정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야말로 화려한 복귀다. 배우 박현정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129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열연해 호평을 받았다.

박현정은 오늘(9일) 종영한 KBS2 TV소설 ‘꽃피어라 달순아’에서 송연화 역을 맡았다. 갑부로 이름난 송씨 집안의 외동딸로 태어났지만 순탄하지 않은 인생을 산 인물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사고로 잃고, 소중한 아이마저 실종됐다. 사랑 없이 결혼한 남편은 송연화의 회사를 통째로 집어삼키려했다.

박현정은 온갖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복수의 칼을 가는 송연화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일일드라마 특성상 일상적이지 않은, 극단적인 감정선을 연기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1995년 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로 데뷔한 박현정. 그동안 활발하게 활동하진 못했지만 ‘꽃피어라 달순아’를 시작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여느 신인배우처럼 들떴다.

10. 7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종영 소감은?
지난해 7월 가장 더울 때 촬영을 시작해 가장 추울 때 촬영을 마쳤다. 10초만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서 고생하다가 겨울엔 스커트에 구두를 신어야 해서 발이 많이 아팠다. 힘든 일이 많았지만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더 크다. 매주 목요일마다 세트 녹화를 가는데, 이젠 안 나간다고 생각하니 많이 허전하다.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날 정도다.

10. 긴 시간동안 한 작품에 집중하려면 체력 관리가 필수였을 것 같다. 어떻게 관리했나?
잠을 제대로 못자고 연기를 해야 해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 잘 먹는 수밖에 없었다. 이전엔 영양제를 챙겨 먹지 않았는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몸에 좋은 건 보이는 대로 입에 다 넣었다.(웃음)

10. 주부 팬이 많이 생겼을 것 같다. 돌아다니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어머님뿐 아니라 아버님들도 많이 알아봐준다. ‘달순이 엄마’라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많다. 식당에 가도 반찬을 더 주고 음료수도 서비스로 주더라. 길에서 귤도 받아봤다.(웃음)

10. 일일극 특성상 인물의 감정이 일상적이지 않다. 캐릭터의 감정 때문에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나?
나는 작품을 시작하면 종영을 할 때까지 캐릭터의 감정으로 사는 편이다. 연화는 아픔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 캐릭터에 몰입을 하다 보니 나 역시 심적으로 힘들더라. 그보단 어마어마한 대사의 양이 버거웠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집 근처 카페에 하루 종일 앉아서 고시생처럼 대본을 외우곤 했다.

10. 드라마 중반부턴 복수를 위해 정신이 이상한 척 연기했다. 장면마다 표정과 목소리, 몸짓을 바꿔야 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오히려 좋았다. 연화는 살아온 환경과 감정이 다이내믹했다. 정신세계까지 달라지니 여러 가지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정신줄을 놓는 연기가 편했다. 아마 내 안에 그런 순수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웃음)

10. 드라마에서 많은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데뷔 초반이 떠오르기도 했을 것 같은데.
(송)원석이와 (강)다빈이는 훤칠해서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홍)아름이와 (윤)다영이는 또 얼마나 예쁜가. 보고만 있어도 엄마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마음이 쓰였던 건, 악역을 한 다영이가 악플에 상처를 받아서였다. ‘그만큼 역할을 잘 소화했다는 의미다’라며 마음에 두지 말라고 얘기해줬다. 나 역시 과거엔 실수하지 않으려고 긴장했던 것 같지만, 후배들에게는 실수해도 좌절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라고 얘기해줬다.

10. 극 중 달순(홍아름홍주(윤다영윤재(송원석)의 삼각관계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였다.
러브라인이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나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달순이와 윤재가 잘 돼야 하는데’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10. 임호·유지연과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두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임호·유지연 선배는 스태프 모두가 인정한 ‘명콤비’다. 특히 임호 선배는 극의 중심인물이기에 대사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그걸 다 소화해내면서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걸 보며 감탄했다.

배우 박현정이 “‘꽃피어라 달순아’는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꽃피어라 달순아는 오랜만의 복귀작이었다. 드라마의 의미가 남다르겠다.
배우로서 다시 카메라 앞에 서게 해준 작품이다. 터닝 포인트를 제공한 귀한 작품이다.

10. 앞으로 활발한 연기 활동을 기대해도 될까?
죽을 때까지 쭉 연기하며 살 거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해서 그런지 신인처럼 설렌다. 어느덧 중년이지만 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배우의 삶을 활발하게 살고 싶다.

10. 해보고 싶은 연기는?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고 커리어우먼 역할도 해보고 싶다. 아주 파격적인 캐릭터도 재밌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이 현실이라 안타깝다. 특히 국내 영화에서 여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적다.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마음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10.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비중이 작을 순 있지만 불필요한 역할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주 잠깐 등장하더라도 맡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내는 배우가 정말 멋진 거다.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Copyr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