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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차세대 피겨퀸 메드베데바는 EXO 광팬?

김효경 입력 2018. 02. 12. 05:01 수정 2018. 02. 1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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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기록인 81.06점을 받은 메드베데바. [강릉=연합뉴스]
EXO-L. K팝의 대표주자인 아이돌그룹 EXO의 팬덤을 말합니다. 'L'은 Love에서 땄죠. 그런데 평창올림픽을 찾은 선수 중에도 소문난 'EXO-L'이 1명 있습니다. 바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입니다.

메드베데바는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OAR(러시아 출신 선수) 대표로 출전해 81.06점을 기록했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 80.85점보다 0.21점 높은 점수였습니다. 메드베데바와 러시아 선수들은 함께 기뻐했습니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의 세계신기록(228.56점)을 넘은 241.31점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자연히 전세계 취재진의 관심은 메드베데바에게 쏠렸습니다. 방송사, 통신사 등의 인터뷰를 거치는데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메드베데바는 "기록을 세워 기쁘다. 그동안 힘들었지만 평창올림픽에 오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자연히 메드베데바도 사람인지라 지치기 마련입니다. 인터뷰 막바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도착했을 즈음엔 이미 녹초가 돼 있었습니다.
EXO
하지만 메드베데바도 한 가지 질문을 받았을 땐 생기가 넘쳤습니다. 바로 EXO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메드베데바는 소녀 팬 모드로 변신해 "정말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EXO 모든 멤버의 사진을 갖고 있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EXO를 통해서 에너지를 얻고 경기도 잘 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습니다. 10대 소녀다운 대답에 취재진의 분위기도 자연히 밝아졌습니다.
메드베데바는 과거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EXO는 내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게 춤을 추면서 동시에 노래하려면 평소 얼마나 열심히 연습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글에도 'EXO-L'이란 글을 써놓았습니다. 물론 EXO 뿐만은 아닙니다. 유튜브에선 손쉽게 메드베데바가 K팝 그룹들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동영상을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박소연 선수가 메드베데바에게 EXO가 모델인 한국 과자를 선물했을 땐 인증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죠. 박소연 선수에게 물었더니 "그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고 하더군요.
EXO가 모델인 과자를 들고 기뻐하는 메드베데바. [메드베데바 SNS]
소녀 감성을 가진 메드베데바지만 단호한 면이 드러난 적도 있습니다. 바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의 출전이 무산됐을 때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계획적인 도핑을 실시한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했습니다. 대신 도핑으로부터 깨끗한 선수들에 한해 러시아와 관계된 국기나 상징 없이 개인 자격으로 나서게 허용했습니다. 당시 메드베데바는 "러시아 국기를 들지 않고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며 IOC를 직접 찾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IOC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결국 메드베데바는 OAR 소속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그래도 IOC는 선수가 아닌 관중들이 러시아 기를 흔드는 것은 허용했습니다. 그런 탓인지 이날 경기장에는 많은 러시아 팬들이 러시아 국기 색깔로 된 옷을 입거나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습니다. 메드베데바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올 줄 몰랐다.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좋아했습니다. 메드베데바는 오는 21일 여자 싱글 쇼트, 23일 프리에 출전해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합니다. 같은 러시아 출신 알리나 자기토바(16)가 메드베데바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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