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미디어] 'DUGOUT Inside The Park' kt 위즈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

조회수 2018. 2. 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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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나비효과란 작은 행동이 커다란 효과를 일으킨다는 과학 이론이다. 새 시즌을 위한 준비가 한창인 스토브리그에서도 이 말에 꼭 들어맞는 사건이 있었다. kt 위즈의 이지풍 코치 영입이 그것이다. 이 코치의 영입은 선수뿐 아니라 팬들의 마음에도 커다란 바람을 만들었다. 올 시즌 달라질 kt에 대한 큰 기대감을 심은 것이다. 새로운 트레이닝의 장을 연 이 코치가 이제 수원에서 땀을 흘린다. 그의 손에서 잠자던 마법사들이 깨어날 수 있을까.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ubin Shin   Location Suwon kt wiz Park


다시 수원으로

고려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평범한 학생 이지풍은 3학년 2학기, 수원 현대 유니콘스로 트레이닝 실습을 나가게 된다. 실습을 마친 후 그곳은 그의 첫 직장이 된다. 그 후 넥센 히어로즈에서 10년을 보낸 후 그는 다시 첫 직장이었던 수원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이제 합류한 지 몇 달이 지났다. 적응은 잘 되었나.

원래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 힘든 것은 없다. 출·퇴근 시간이 조금 길어진 것 정도다. (웃음)


선수들이 많이 기대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선수들이 다 착한 것 같다. 진심이다. 대부분의 선수에게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면을 많이 본다. 어쩜 이렇게 인성 교육이 잘 되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곳이 재밌다.


다시 수원으로 왔다.

당시와 비교하면 시설이 정말 좋아졌다. 수원시의 분위기는 예전과 비슷하다.


당시 김용일 코치(현 LG 트윈스) 밑에서 배웠다. 그때 기억이 떠오를 것 같다.

대학교 3학년 때 실습을 나와서 코치님을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의 1호 트레이닝 코치다보니, 팀에서의 역할이 참 컸다. 코치님께 일과 관련된 분야뿐 아니라 많은 것을 습득했다. 어떻게 일을 해야 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여러 면에서 많이 배웠다.


그렇다면 그런 좋은 기억으로 kt를 선택한 건가?

kt를 선택한 큰 이유는 김진욱 감독님 때문이다. (단호) 많은 분이 알고 계시지만, 인품이 정말 좋으신 분이다. 직접 함께하니 소통도 아주 잘 되고, 참 좋은 분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역할에 대해서도 믿고 맡겨주신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kt에 내가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각과 상황이 잘 맞았다.


kt 코치진의 평균 연령이 낮다. 수평적인 분위기가 기대 되는데.

경험 많은 베테랑들과 젊은 코치들 사이에 소통이 잘된다. 좋은 분들이 많다. 평균 연령이 낮은 것은 고영민 주루 코치 덕분이다. 나 때문은 아니다. (웃음)


kt는 유망주들이 많다. 내가 한번 키우고 싶다는 선수가 있다면?

선수는 부모님이 키우는 거다. (웃음) 알아서 잘 자라는 거고…. ‘내가 선수를 키웠다.’ 이런 것은 없다. kt에서도 마찬가지다. 항상 얘기하지만, 선수들 때문에 내가 유명해진 거지 내가 유명해져서 선수들이 잘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나 혼자 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감독, 좋은 투수 코치, 타격 코치 등 모두의 합이 맞아야 좋은 선수가 나오는 것이다.


이지풍 매직, 그만의 트레이닝.

이지풍 코치는 예전 한국야구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웨이트 트레이닝과 휴식을 강조했다. 그에게서 시작된 바람은 한국 야구계를 흔들었다. 도대체 어떠한 비결이 있었길래 그 많은 선수가 벌크업이 되어 나타난 걸까. ‘넥벤저스’를 만들고 선수들의 부상 빈도를 낮춘 그만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지풍 코치만의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있을 텐데, 선수들은 잘 따르나.

맨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넥센에서 나름대로 결과가 좋았던 것을 선수들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만큼의 어려움은 없다.


트레이닝에 대해 더 묻기 전에 이지풍 코치만의 트레이닝에 대한 정의가 뭘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건가?

웨이트 트레이닝를 많이 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다. 10개 구단의 모든 선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난 이 훈련이 야구를 할 때 더 효과적일 수 있게 도와준다. 같은 운동을 해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그 원인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효과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개선하려고 한 것이다. 물론 효율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 더불어 운동 후 휴식까지 신경을 써줬다. 시즌에 들어가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일주일에 2번, 30~40분밖에 하지 않는다. 겨울에 트레이닝한 몸 상태를 유지할 정도로만 최소화시키고 야구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시즌 중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시키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웃음)


많은 사람이 휴식보다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야구팬으로서 야구를 보다가 화가 나면 놀지 말고 운동하라는 소리가 나올 때가 있다.

휴식이 핵심이다. 많은 사람이 운동선수는 더 많은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장인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성과가 좋지 않다고 밤새 야근을 시키고 주말에 출근해야 한다고 하면 그 방법에 동의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웃음) 주 6일 근무에서 5일 근무로, 이제는 4일 근무를 통한 일의 능률을 올리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원리다. 잘 쉬어야 일을 할 때 더 힘을 내 성과를 얻을 수 있듯이, 운동선수도 잘 쉬어야 운동을 더 잘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휴식을 강조한다. 미국을 가보면 선수들이 야구 연습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야구를 훨씬 잘하는데도 말이다. 여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난 이런 부분에서 변화하자고 말하는 거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이런 트레이닝 방법을 고안한 건가?

전혀 아니다. 나도 ‘운동선수가 쉬는 게 어디 있나. 연습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내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지훈련을 가보니 그곳 선수들은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훈련을 많이 하지 않았다. 현지 트레이너, 코치들에게 이유를 물으니 오히려 강한 훈련보다는 휴식의 중요성을 말해주더라. 왜 그렇게 말하는지 궁금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을 텐데. 반대가 심했을 것 같다.

싫어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었다. ‘그래도 연습을 더 해야 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염경엽 전 감독님(현 SK 와이번스 단장)이 잘 이해해주셨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선수들은 어땠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많이 불안해했다. 만일 나에게 오늘 그동안 하던 젓가락질 방법을 당장 바꾸라고 한다면, 나도 불편할 것이다. 밥을 먹을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예전 방법이 떠오를 것이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마음이 불안해서 그렇지 몸은 적응하고 반응한다. 이럴 때 마음을 잘 다스리라고 얘기해준다.


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자신의 의견을 내기가 힘들었을 텐데.

여기에 목을 맸다. 과거 선수단이 부상으로 신음했던 때가 있었다. 관리에 신경을 썼는데, 원인을 찾기 힘들었다. 운동을 많이 시켜도 보고, 보강 운동도 하고, 스트레칭도 많이 해봤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는데 부상이 안 줄었다.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미국에 다녀온 뒤에 휴식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목을 매고 싸웠다. 부상을 줄이는 것이 나의 일이라면, 책임지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잘못되면 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웃음)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투수 벌크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투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우리가 흔히 ‘벌크업’이라고 하면 보디빌더를 생각한다. 그래서 저런 의견도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고 해서 다 보디빌더가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 있는 모든 투수는 숨 쉬듯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넥센에 있을 당시 야수인 박병호, 강정호가 성과를 내고 메이저리그로 이적했다. 그래서 야수의 벌크업이 좀 더 눈에 띌 뿐이지, 당시 잘하는 투수들도 모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야수가 밥을 먹듯 투수도 밥을 먹는 것이다. 공을 던지고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투수는 러닝을 통한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꽤 있다.

러닝은 당연히 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나의 훈련법이 ‘러닝’에 소홀하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도 선수들에게 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지 얼마나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러닝을 많이 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피로가 쌓여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러닝의 장점 중 하나인 하체 단련 또한 자전거나 다른 운동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굳이 러닝을 통해서만 하지 않아도 된다.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이고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육체적인 것 말고 정신적인 부분은 어떻게 다잡아주나. 예를 들어 시즌 중에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다면?

전문가를 연결해줄 때도 있다. 전문의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 ‘편하게 해, 괜찮다’는 말은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해서 마음이 편해진다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줄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예를 들어 안타를 치지 못해 힘들어하는 선수가 있다면 일단 선수의 정신력을 잡아줄 수 있는 세이버메트릭스 자료를 찾아본다. 그 후 선수에게 설명을 해주고, ‘너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지 않은 거니, 불운을 극복할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착하게 살아라, 쓰레기 많이 주워라. 그러면 바빕(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신이 도와줄 것이다.’ 그러면 선수들이 편하게 생각한다. 넥센에 있을 때도 이런 말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쓰레기도 잘 주웠다. (웃음)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예전에 광주일고에 가서 좋은 얘기를 해줬다고 들었는데.

선수들에게 하는 이야기와 비슷했다. 그런데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아마추어는 다르지 않나요?’ ‘2군 선수들은 많이 해야 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항상 받는다. 당연히 프로의 특급 선수들보다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하지만 얼마나 더 할지가 중요하다. 연습을 많이 하는 것만큼 더 중요한 것들도 많다고 얘기를 해줬다. 보통 열심히 하라고 하면, 야구만 열심히 하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연습만큼이나 휴식도, 웨이트 트레이닝도, 잠도, 여가생활도 다 열심히 해야 한다. 이런 것이 다 포함되어야 몸이 더 좋아진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만나면 이런 얘기를 많이 해준다.


그리고 사람 이지풍에 대하여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야구를 바라본 이지풍. 체육교육과를 나온 그가 트레이닝 코치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된 데에는 끝없는 야구 사랑이 있었다. ‘풍성하다’는 의미를 가진 그의 이름처럼 야구에 대한 자신만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해서 다른 의미의 선생님이 되었다.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비싼 돈을 들여 유학을 왔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웃음) 야구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야구에 관련된 직업 중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았다.


그렇다면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결정한 계기가 실습인가?

아니다. 실습을 하기 전에 이미 생각했었다. 어디서 트레이닝을 배울 기회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현대에서 기회가 생겼다. 그때 김용일 코치님이 좋게 보셔서 인턴이 되었고, 그 후 우연히 선배가 다른 팀으로 옮겨 내가 계약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운이 좋은 것 같다) 나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일에 대한 운도 좋았고, 사람들과의 좋은 인연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진욱 감독님도, 염경엽 감독님을 만난 것도 다 행운이다.


지금까지 선수들을 통해 대리만족하거나 뿌듯했던 적은 없는가.

많은 트레이너는 선수가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그라운드에서 박수를 받는 그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한다. 나도 처음 일할 때 그랬다. 아픈 선수들이 재활을 마치고 첫 등판을 할 때 박수를 받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찡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나를 필요로 하고 반겨주는 선수들을 보면 더 뿌듯하다. 트레이너들에게 하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문자 한 통이 더 와닿는다. 거기서 진심이 느껴진다.


야구를 이렇게 좋아하는데, 초등학교 당시 야구부 입단 테스트에서 퇴짜를 맞았다고 들었다.

퇴짜 맞은 건 맞는데, 결정은 내가 한 거다. (웃음) 야구를 하려면 돈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아, 돈은 없는데? 그럼 난 안 할래.’ 했다. (그럼 야구 실력은 충분하다는 뜻인가?) 물론 충분하다. 선수들한테 나중에 물어보면 알 거다. 한 번씩 재활하는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면 선수들이 야구를 언제까지 했었냐고 매번 묻는다. (뿌듯)


그럼 야구 선수를 했으면 투수였을까? 타자였을까?

투수를 했을 것 같다. 어릴 때도 타자는 잘하지 못했다. 그런데 공 던지는 것은 잘했다. 초등학교 때 소년 체육대회에서 멀리 던지기 부분에서는 1등을 하기도 했다. 비록 키는 작았어도…. (웃음)


야구선수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가.

음…. 학교 다닐 때는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오고 난 후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결혼 전에는 내가 야구선수가 꿈이었으니까 아들을 낳으면 야구를 시켜서 대리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 후에 생각을 접었다. 다행히 또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딸이 어리다고 들었다. 시즌 때 가족들을 떠나있으면 눈에 밟히겠다.

딸은 작년 5월에 태어났다. 요즘은 ‘미국 전지훈련을 어떻게 가지….’ 라는 생각을 한다. (울상) 갓난아이였을 때는 지방에 일주일만 다녀와도 낯을 가렸다. 그래서 혹시 미국에 한 달 동안 다녀오면 아빠를 못 알아볼까 봐 걱정 아닌 걱정을 한다. 사실 집을 떠나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그런 걱정을 하지 않게 해주는 참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했다. 서로 믿음과 안정감을 준다. (그런 아내분께 한마디 한다면?) 아…. 경상도 사람이라 이런 질문 시키면 절대 못 한다. (쑥스러움) (그렇다면 딸에게 해달라) 엄마 말 꼭 잘 듣고 있어라! 아빠가 일 열심히 하고 갈게. 아빠가 너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나중에 커서 꼭 좀 알아주라. (웃음)


자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이번 시즌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내가 일을 안 하는 것이다. (농담) 왜 이런 표현을 쓰냐면, 내가 일을 많이 한다는 건 시즌 중에 선수들의 부상이 많다는 거다. 올 시즌에 내가 없어도 시스템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가 일을 안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팀을 위한 길이라고 본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난 것도, 나만의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단지 생각을 조금 더 다르게 하고,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운이 좋았다고만 말했다. 겸손하지만 자신의 트레이닝 훈련법에 대한 확신이 있는 그를 에디터가 평가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고 있는 이해창 선수의 인터뷰로 그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이지풍 코치가 온다고 했을 때 걱정되지는 않았나.

걱정은 하나도 안 됐다. 오히려 기대가 많이 됐다. 요즘에는 선수들이 워낙 몸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온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았다. 안 그래도 몸을 만들고 싶었는데, 무작정 운동을 한다고 해서 야구에 적합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분이니 기대가 됐다.


그래도 자신이 해왔던 습관을 버린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프로에 와있는 선수들이 보통 10~20년 이상 야구를 한 사람이다. 선수마다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지식은 없어도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자주 해야 불안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3~4번을 했는데, 이지풍 코치님이 오셔서 일주일에 부위별로 2번만 하고 있다. (웃음) 처음에는 불안했다. 하지만 이미 검증이 된 분이기도 하고 코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박할 수가 없었다.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체격이 커졌나?) 미세한 변화다. (웃음) 나는 체격이 많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코치님이 말리셨다. 굳이 벌크업에 중점을 둘 필요가 없다고 하시더라. 지금까지 정말 긍정적이다. 내 몸이 변하는 것 같다.


휴식을 많이 강조한다고 들었다.

내가 계획하는 것도 옆에서 다 말리신다. (웃음) ‘휴식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우리 팀 선수들은 더 많이 쉬어도 된다’라고 하신다. 코치님 말씀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왜 쉬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이야기해주신다. 휴식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선수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주신다. 저번에 선수단 워크숍을 가서 교육을 받을 때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해서 강의를 해주셨다. 너무 재미있었다. 외부에서 본 kt와 왜 우리가 성적을 못 냈는지, 중후반에는 성적이 왜 떨어졌는지 여러 항목을 고민하고 공부해 오신 것이 느껴졌다. 엄청나게 꼼꼼했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팩트 폭행이었다. (웃음)


특별히 코치님께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

음…. 코치님이 휴식을 강조하시는데, 코치님 프로그램을 하고 나면 휴식을 할 수밖에 없다. 너무 힘들다. (농담) 겨울에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코치님을 믿고 운동을 하고 있다. 코치님도 내년 시즌에 잘할 거라고 말씀하시는데, 끝까지 믿고 갈 테니까… 코치님 저를 책임지세요! 하하. (웃음)



                                    더그아웃 매거진 82호(2월호) 표지

위 기사는 대단한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2월호(82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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