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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인격권 사태 1년, 구단이 소유할 수 있는 응원가가 해답

윤세호 입력 2018.03.21. 07:16 수정 2018.03.21. 10:02
자동 요약

KBO리그 10구단에게 저작인격권은 여전히 무거운 숙제다.

KBO 관계자는 "지난 1월에도 이 문제를 두고 다시 한 번 각 구단 담당자와 논의했다. 사실 우리 생각으로는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예전 노래가 다시 들리고 응원가로 인기를 얻으면 원작자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원작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더라. 결국에는 구단이 소유할 수 있는 자작곡이 해답이라고 본다. 각 구단에도 이를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만원 관중을 이룬 잠실구장에서 2017 KBO리그 LG와 KIA와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KIA와 LG의 잠실 경기는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2017. 4. 23.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 10구단에게 저작인격권은 여전히 무거운 숙제다. 지난해 저작인격권을 인지하고 수많은 응원가를 교체했으나 올해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원작자의 변심 혹은 과도한 저작권료로 인해 많은 구단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응원가로 인한 저작인격권 문제가 처음 발생한 것은 2016년 여름이다. 당시만 해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구단 담당자들은 저작인격권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이미 저작재산권을 저작권협회에 지불하고 있었기 때문에 응원가와 관련된 저작권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치 못한 것이다. 그러나 ‘저작자는 자신이 작성한 저작물이 어떠한 형태로 이용되더라도 처음에 작성한대로 유지되도록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명시된 저작인격권으로 인해 수억원대의 저작권료가 청구됐다.

2016년 12월 KBO와 각 구단 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고 KBO는 저작인격권 문제를 각 구단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각 구단은 동분서주하며 응원가 원작자를 찾아다녔다. 결과적으로 2017시즌을 앞두고 원작자와 합의를 본 응원가는 유지됐고 합의하지 못한 응원가는 사라졌다. 모든 구단이 똑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다. 넥센의 경우 저작인격권 문제를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 많은 응원가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팬의 비난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넥센의 대응은 신의 한 수가 됐다. 2018시즌을 앞두고 대부분 구단들이 여전히 저작인격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2017시즌 사용을 허가했던 원작자가 변심을 하거나 이전보다 높은 저작권료를 요구하고 있다. 지방 A구단 담당자는 “지난해보다 두 배에 달하는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보상 없이 사용을 허가했던 원작자가 올해는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B구단 담당자는 “아예 응원가로 쓰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해도 싫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응원가를 쓸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그는 “구단 내부회의 결과 인기 응원가는 최대한 유지시키고 앞으로는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자작곡을 적극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1960~70년 이전의 클래식 곡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 공모전도 세 차례했는데 공모를 받아 보면 저작권에 위배되는 노래가 상당수다. 결국 담당부서에서 심혈을 기울여 새로운 응원가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KBO의 입장도 비슷하다. KBO 관계자는 “지난 1월에도 이 문제를 두고 다시 한 번 각 구단 담당자와 논의했다. 사실 우리 생각으로는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예전 노래가 다시 들리고 응원가로 인기를 얻으면 원작자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원작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더라. 결국에는 구단이 소유할 수 있는 자작곡이 해답이라고 본다. 각 구단에도 이를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흔치 않지만 원작자와 구단, 그리고 팬이 모두 웃는 모습도 나왔다. LG 열혈팬인 가수 김준선씨가 LG 새 외국인선수 아도니스 가르시아에게 응원가를 기증한 것이다. 김준선씨는 본인의 히트곡인 ‘아라비안 나이트’를 개사한 응원가를 본인이 직접 개사하고 녹음한 후 LG 구단에 무상으로 전달했다. 가르시아 응원가는 벌써부터 LG 팬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