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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모의 Respect] 손흥민을 '통해서' 병역혜택을 다시 생각해보자

이성모 입력 2018.03.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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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뿐 아니라 영국, 독일, 일본, 중국에서까지 관심대상이 되고 있는 손흥민의 병역문제.
손흥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손흥민을 '통해서' 병역혜택을 다시 생각해보자.
손흥민만 '특별히'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손흥민 '덕분에' 이후 더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손흥민의 병역 문제를 영국에서 가장 먼저 보도한 텔레그라프. 이미 2016년 9월부터 그와 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사진출처=텔레그라프)

"병역 문제로 인해 손흥민의 토트넘에서의 미래가 불확실하다."(2016년 9월, 영국 텔레그라프)

"한국의 '골든 보이' 손흥민이 병역이라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2018년 3월, 아시아타임즈) 

"병역 문제로 토트넘이 손흥민을 2년 동안 잃을 수 있다."(2018년 3월, 영국 데일리미러)

'축구종가' 잉글랜드. 그 위에서 펼쳐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시청하는 단일 리그인 EPL(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난 시즌 21골 10도움, 이번 시즌 3월까지 18골 9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

그가 한계를 모르는 듯 맹활약을 이어감에 따라 이미 2016년부터 영국 언론에서 거론하기 시작했던 그의 병역 문제가 국내외 기사를 통해, 또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연일 거론되고 있다. 한국만의 경우가 아니다. 손흥민이 현재 활약하고 있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국가들, 한국의 인접 국가인 일본과 중국 언론에서도 손흥민의 병역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렇듯 연일 손흥민이 유럽에서 정상급 활약을 하는 것을 지켜보는 팬들 중에는 "손흥민이 국위선양 하는 부분을 생각해볼 때 당연히 병역면제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팬들도 존재하고 동시에 "손흥민만 병역면제를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는 팬들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손흥민이라는 선수에 관한 병역문제가 범국민적이고 국내외 스포츠 언론을 통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황을 현명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또 손흥민 본인과 대표팀, 그를 지켜보는 팬들 모두에게 이로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이번 칼럼에서 한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손흥민을 '위해서' 병역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닌,  손흥민을 '통해서' 앞으로 더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1. 병역법 현행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

이 문제에 대한 나의 제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우선 손흥민에게 해당하는 병역법의 현행과 이로 인해 발생하거나 또는 현존하는 문제점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살펴보자. 

익히 많은 언론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손흥민은 현재 병역법에 의하면 만 27세가 되는 2019년 7월에 입대해야 한다. 현행법대로라면 그에게 예외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은 병역법 시행령 68조에 명시되어 있다. 하기와 같다.  

제68조의11(예술ㆍ체육요원의 추천 등)
(중략)
4) 올림픽대회에서 3위 이상으로 입상한 사람(단체경기종목의 경우에는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
5)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단체경기종목의 경우에는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

이 현행법에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이슈가 존재한다.

하나, 현행법은 국가대표팀 자격으로 출전하는 '대회'에서의 입상자에게만 그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

그러나 과연 현재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인 EPL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활약과 그로 인해 그가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기여도는, 현재까지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에서 입상하며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보다 적은 것일까?

사실 이는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오랜 논쟁거리이며 '의견'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이 칼럼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다음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자.

둘,  위와 같은 상황 때문에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년 아시안게임의 가장 큰 화두가 '손흥민의 병역면제'가 되고 있다는 부분.

다시 말하자면, 팀 전체로서의 활약에 초점을 맞춰야 할 대회가 한 선수의 병역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대회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한국 국가대표팀이라는 팀에게 그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임이 자명하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해외매체들. 

2. 손흥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손흥민을 '통해서' 생각해보자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는 앞서 한차례 언급했던 것과 같이 손흥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손흥민을 '통해서' 병역혜택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방법을 제안해보고 싶다.

손흥민이 특별하니까 손흥민만 면제해주자는 것이 아니라, 손흥민의 경우를 통해서 손흥민의 경우처럼 범국민적으로 병역혜택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팀 대회 입상' 이라는 조건에 맞지 않는 이유로 그 혜택을 보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즉, 현재와 미래에 손흥민과 유사한 상황에 놓일 선수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될 경우 크게 아래와 같은 5가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손흥민이 신체적 능력이 절정에 달하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병역의 걱정을 덜고 현재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며, 

2) 또한 손흥민 본인만 특별한 혜택을 받았다는 부담을 안을 필요가 없다. 

3) 이로 인해 비단 축구 뿐만이 아니라 타종목의 선수들까지, 더 많은 선수들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며,

4) 그러므로 많은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인 '손흥민만 혜택을 받는다'는 형평성의 문제도 피할 수 있다.  

5) 끝으로 현행법상 스포츠 선수들이 병역면제를 받을 방법이 오직 '대회 성적'을 통해서이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의 대회가 특정 선수의 병역 혜택을 위해 사용된다"는 오래 이어져온 문제와 그에 대한 논란도 종식시킬 수 있다.

만약 위에서 내가 제안한 생각들이 타당하고 충분히 실효성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병역혜택 방식을 변경할 것인가라는 것은 그 다음 단계가 아닐까. 

(2018년 3월 20일 기준, 청와대에 올라와있는 손흥민 군면제 청원. 2017년 11월 최초의 청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52 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캡쳐=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3.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들이 있는가

미리 분명히 밝히자면, 나는 이 칼럼을 통해서 손흥민에 대한, 또 다른 선수들에 대한 현행 병역특혜에 관련된 조항이 반드시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것은 관련부처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만들어가야 할 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사안에 대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제안만 하기 보다는, 현재 내가 생각하고 있는 혹은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기타 언론을 통해 언급된 사항들에 대해서도 하나의 예시로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각 스포츠 종목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특정 대회(챔피언스리그, EPL, 메이저리그 등등) 에서 일정 기준에 대해(출전수, 골 등) 포인트를 부여하고 일정 포인트 이상을 받은 사람에 대해  병역혜택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더해서 이러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관련부처에서 임명한 패널의 평가에 더해 온라인 투표 등의 결과를 합산해서 병역혜택 수여의 최종결정을 내린다면, 그것 또한 다각도(포인트 + 패널의 평가 + 국민 투표의 세가지 각도)에서 검증된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러한 선수들에 대해 병역을 면제해서 현재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병역 기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연봉) 중 일부를 국가 및 협회에 환원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 비용이 곧 '미래의 손흥민'을 키워내는 데 쓰인다면, 그 역시 손흥민 본인과 한국 대표팀, 또 모든 팬들에게 좋은 방안일 것이다. 

실제로 이 방안은, 나 혼자의 생각이 아닌, 현재 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선수와 그 동료들이 이런 방식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힌 부분이다. 이 선수(익명)는 이 의견을 내기에 앞서 손흥민에게 병역 면제를 주는 것에 관해 "손흥민은 특별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자부심이고 국익이라고 생각한다"며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병역을 아주 면제하지 않더라도, 20와 30대 초반에 신체능력이 절정에 달하는 스포츠선수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병역 대신 다른 활동을 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을 활용한다면 병역 문제가 아주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현재의 선수생활에는 지장이 없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마다 토트넘에서는 태극기를 쓰고 있다. 토트넘 트위터는 전세계 280만 명의 팔로우를 보유하고 있다. 

4. 손흥민은 현재 '태극기'를 세계에 가장 널리 알리고 있는 사람이다

언젠가부터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마다 그의 소속팀 토트넘은 전세계의 팬들이 팔로우하고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활용한다. 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시청하는 프리미어리그 방송에 태극기가 등장하는 일도 이제는 익숙한 일이 됐다.

손흥민은 분명히 현재 모든 한국인 중에 '태극기'를 세계에 가장 널리 알리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내가 이 칼럼에서 제안한 논의가 가장 어울리는 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바로 손흥민이라고 생각한다.

이 칼럼에서 나는 손흥민을 '통해서' 현재 또 미래에 있을 또 다른 더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주장했다. 나의 제안은 아주 많은 것을 획기적으로 바꾸자는 안이 아니라, 아주 조금의 인식을 바꾸고 관점을 바꾸자는 것이다.

이 문제가 예민한 사안인만큼 오랜 고민을 했던 부분이며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만약 나의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이 있다면, 또 만약 이렇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선수, 팀,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국민들) 모두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한번쯤은 고민해보고 또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 칼럼이 손흥민, 그의 군 복무 문제를 염려하는 팬들, 그리고 앞으로 또 나타날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이 되길 빌며 칼럼을 마감한다.